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5.9%에서 5.5%로 하향된 반면, 2022년 전망치는 3.8%에서 4.0%로 높아졌다. 2023년은 2.5%에서 2.2%로 하향 조정됐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는 궤도를 가고 있다"며 "경제는 완전고용을 향한 빠른 진전을 이뤄왔다"고 진단했다.
파월은 "높은 인플레이션은 완전고용의 가장 주요한 위협일 수 있다"며 "필요한 경우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 다가오는 회의들에서 금리인상 시기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파이팅을 강화하면서 금리 인상이 다가오고 있다.
연준 위원들의 물가 전망 리스크가 상방, 균형, 하방인지를 묻는 서베이에서도 18명의 위원 중 15명이 상방 리스크를 지목할 정도였다.
■ 호키시한 FOMC, 그러나 대다수가 예상했던 바
호키시한 FOMC는 이미 광범위하게 예상돼 왔다.
최근 연준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매파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에 막상 FOMC가 끝난 뒤 주식시장은 환호했고 채권금리는 제한적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나스닥이 327.94포인트(2.15%) 급등한 1만5,565.58로 오르는 등 주가지수들은 큰폭의 상승세를 시현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11bp 오른 1.4557%를 나타내면서 제한적으로 반응했다.
전체적으로 위험선호에 힘이 실렸으나 안전자산도 별로 타격하지 못한 이벤트였다. 달러는 약세로 마감했다.
내용 자체는 꽤 매파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광범위하게 예견된 결과이기 때문에 시장은 불확실성 해소에 무게를 두면서 움직인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를 통해 확인된 조기 금리인상, 세 번 금리인상은 추후 진행될 통화정책 스탠스에 여유를 갖게 만들었다"면서 "2022년 인플레이션에 맞서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기고 인상 횟수도 늘린 것으로, 이후에는 낮아진 물가와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FED Watch(12월 15일)에서는 2022년 6월 한번 금리인상을 36.2%, 두 번 금리인상을 33.1%로 예상하고 있었다. 2022년 12월에는 세 번 금리인상을 29.7%, 네 번 금리인상을 21.3%로 예상하고 있었다. 12월 FOMC 결과 공개 이후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불확실성 해소 이벤트가 됐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매파적 FOMC에 대한 예견된 결과는 금융시장의 완화적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채 금리는 2~5년물보다 10년 이상 장기구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해 일드커브는 베어리시 스팁 모양새를 취했다. 기대 인플레도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벤트에 따른 시장의 반응이 연준의 긴축 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란 조언도 보였다.
문홍철 DB금투 연구원은 "인플레 파이팅에 나선 연준의 과도한 긴축이 경기와 인플레 기대를 진압할 것이란 우려가 덜어진 영향이 작용해 일드커브가 스팁됐다"며 "다만 이는 시장 기대가 앞서간 영향이고 연준의 긴축 스탠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향후엔 미국채 수익률 곡선 플래트닝과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FOMC 결과가 나온 뒤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의례적인 평가를 했다.
한은의 박종석 통화정책담당 이사는 "이번 FOMC 회의결과가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인플레 우려 등으로 향후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개상황과 영향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은은 향후 코로나19 전개상황과 주요국 경기·물가 상황, 이에 따른 정책기대 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FOMC가 남긴 과제, 경기 타격 입더라도...'어쩔 수 없이 적극적으로 올린다' vs '실제론 예상 만큼 못 올린다'
파월 연준 의장의 경기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 가속화 이유로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훨씬 빨라진 노동시장 개선'으로 언급하면서 "백신 접종 상황 진전과 경제 재개방을 반영해 미국 경제 활동은 강력한 속도로 팽창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게 좋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미국 경제는 더 많은 양의 정책적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인플레 압력과 관련해선 경제 재개방과 관련한 수급 불일치, 즉 공급 병목에 무게를 뒀다.
파월은 "병목 현상과 공급 제약이 단기적인 수요 증가에 대한 빠른 대응을 제약하고 있다"고 했다.
강한 수요 모멘텀이 유입되는 상황에서 병목현상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장기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중앙은행들의 정책 대응 한계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글로벌 헤지펀드 업계를 주도하는 레이 달리오는 "연준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이들은 고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긴축 강도를 높여야 하지만, 긴축이 강해지면 경제엔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높은 인플레가 유지되는 가운데 연준의 손이 묶인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누차 '쓰레기'라고 강조한 현금 대신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권했다.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되면 자산가격이 하락하고 경기회복세가 위축될 것으로 보면서 주식, 채권, 물가채, 원자재, 해외물 등으로 투자를 다변화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연준이 점도표 대로 금리를 올릴 수 있을지, 말로만 적극적인 인상을 표명한 것인지 등을 두고 평가가 갈린다.
BoA의 금리전략 책임자인 카바나는 "연준이 내년 3월에 기준금리를 25bp인상한 후에 9개 분기에 걸쳐서 지속된 인상을 할 것"이라며 "연준 성명은 호키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이퍼링 가속화는 예상된 바다. 그렇지만 정말로 호키시하게 읽힌 것은 점도표와 경제 전망을 조정한 부분"이라고 했다.
연준의 경기 자신감과 인플레 압력, 더욱 강화된 금리 인상 스탠스 등을 감안해 금리 인상이 앞당겨지고 계속해서 인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도 12월 FOMC 이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선물시장이 내년 3월 금리인상 확률을 50%, 5월 인상 확률을 90% 정도로 조정하는 등 금리인상 예상 시점은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다만 연준의 적극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 등도 감안하면서 실제 액션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도 보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6월에 첫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이 빨라져도 장기물 금리의 상승 압력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연준이 긴축 강도를 높이는 점은 경기 회복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지금으로서는 경기보다 기대인플레이션 통제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며, 이를 감안하면 10월 CPI 발표 이후 시장의 메인 플레이였던 물가채 매도(BEI 축소)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년 연준의 금리인상은 3분기 1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채 10년 금리가 유로-달러 선물시장에 반영된 2024년 기준금리 전망을 추종한다는 점에서 시차를 두고 명목금리 상승 압력은 높아질 것"이라며 "이에 더해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시장의 연준에 대한 신뢰를 감안하면 추가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