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물가 상방압력 불구 금리인상 조급함 떨쳐낸 한은 총재

2021-12-16 15:37:06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물가 상방압력 불구 금리인상 조급함 떨쳐낸 한은 총재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이주열 한은 총재가 16일 물가설명회에서 '물가 상방 압력이 크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한국은 '먼저 움직였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통화정책은 국내 경제금융 상황이 우선이라고 했다.

1,2월 중 금리인상을 묻는 질문엔 "1분기 인상을 배제하지 말자고 (11월 금통위 때) 말한 바 있다"고 했다.
물가 상방압력을 거론했지만 금리인상에 대한 조급함은 상당히 누그러뜨린 모습을 보였다.

■ 한은, 물가 상방 압력에 무게 두기

한은은 물가설명회 자료에서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상방 리스크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는 다소 낮아지겠지만 2%대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1%를 상회한 데 이어 내년엔 2%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당폭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원자재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글로벌 공급병목 장기화, 소비회복세 확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등을 상방 리스크로 꼽았다.

반면 국내외 코로나19 확산세 심화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 등은 하방 리스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볼 때는 상방 압력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총재는 따라서 물가 상승 압력 측면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올해 물가 상승엔 공급측 요인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면서 "내년엔 좀더 다양한 요인이 같이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총재는 글로벌 공급명목에 다른 물가 압력이 올해보다 내년에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기대심리 불안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 한은 총재, 물가 상방압력 우려했으나...먼저 금리 올린 게 상당한 '여지와 유연성' 줬다며 여유

이 총재는 물가 압력을 경계하면서도 금리 인상에 대한 조급함을 이전보다 많이 누그러뜨린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특히 "우리가 금리 올릴 때(8월) 내년까지 연준이 금리를 안 올릴 것이란 예상들이 있었다"면서 "우리가 한발 먼저 움직인 게 통화정책에 상당한 여지를 줬다"고 했다.

총재는 "선제적으로 움직인 게 정책 유연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1월, 2월 중 언제 올리느냐는 질문엔 즉답을 하지 않은 채 "(11월 금통위 때) 1분기 인상을 배제하지 말자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한 동결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엔 "앞으로 (코로나가) 미치는 영향 파악엔 시간이 필요하다. 전개 양상에 달려 있다"고 했다.

코로나가 빠르게 진정되면 전체 성장에 큰 영향은 없는 반면 악화 상황이 길어지면 소비 등에 영향이 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전망 수정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금리를 어디까지 인상할지에 대해선 "상단을 정해 두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원론적인 얘기지만 앞으로 금융경제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금리 정상화 기조는 끌고 가겠다는 기조엔 변함이 없다면서 지난 금통위 이후 가장 큰 변화로 코로나 확산을 꼽았다.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경기 영향이 다를 수 있어 한은으로서는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연준이 내년 3차례 금리인상 전망(점도표)을 제시해 국내가 영향을 받을지 묻는 질문엔 "FOMC 결과를 보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국내 경제금융 상황을 1차적으로 고려한다"고 했다.

■ 물가설명회 보면서 채권시장 욕심 키워

물가 설명회가 진행되는 채권시장은 강해졌다.

한은 총재가 금리 인상에 대한 조급함을 버린 듯한 인상을 주면서 3년 국채선물이 109.30에 육박하는 등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한은 총재 물가설명회로 장이 강해졌다"면서 "1월에 인상을 안할 가능성도 느껴졌다. 또 인상을 하더라도 이후엔 여유있게 추가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느낌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울러 총재는 미국의 인상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정책을 하겠다는 입장도 보였다"면서 "결국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 1.5%를 가늠할 수 있는데, 거기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은이 2번 금리를 인상한 후 총재가 인상 조급함을 버리자 이자율 시장은 다소 욕심을 내고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이 총재는 2번이나 먼저 금리를 올려서 미국에 대해서도 룸을 확보했다는 식으로 자화자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총재가 마치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면서 스스로의 행동에 뿌듯해 하는 듯했다"면서 2번 인상 후 한은 총재의 달라진 면모가 놀랍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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