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혹시 모를 22년 기준금리 1.25%...시장의 욕망과 다급함

2021-12-20 13:56:30

자료: 1시35분 현재 국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시35분 현재 국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금리가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기준금리가 1.25% 선에서 인상을 멈추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동시에 최근 시장금리가 빠른 속도로 레벨을 낮추면서 마음이 편치 못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연말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레벨이 크게 낮아지면서 심기가 불편한 모습들도 엿보인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최근 금리 하락의 과도함을, 다른 쪽에선 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에 따른 다급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 12월 누그러진 한은...시장은 금리 인상 강도에 대한 부담 떨쳐내

한국은행이 지난 주 물가설명회를 통해 이미 2번의 금리를 올린 데 따른 여유를 보이면서 혹시 내년 금리 인상이 1.25%에서 멈추지 않을까 하는 인식들도 강해졌다.

여전히 시장이 내년 기준금리 1.5%를 무난한 수준으로 예상하지만, 기준금리 1.75% 이상 예상은 퇴조했다.

한은이 수개월에 걸쳐 강력한 매파성을 드러낸 뒤 최근 들어 이런 모습이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이달 9일 한은의 통화정책담당 이사인 박종석 부총재보는 "긴축 수준으로까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지금 시계에선 생각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박 부총재보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기준금리를 어느 정도까지 올려야 중립금리 수준이라고 보느냐. 긴축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한은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여전히 완화적이다. 몇 번 더 올려야 중립금리라고 하기엔 언급하기 어렵다. 우직 우리는 코로나19에서 벗어나서 회복해 가는 단계에 있다"면서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긴축 수준까지 급히 올릴 상황은 아니라면서 시장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이후 일주일 뒤 이주열 총재는 물가설명회에서 확실히 금리인상에 대한 조급함을 버린 모습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우리가 금리 올릴 때(8월) 내년까지 연준이 금리를 안 올릴 것이란 예상들이 있었다. 우리가 한발 먼저 움직인 게 통화정책에 상당한 여지를 줬다"면서 "선제적으로 움직인 게 정책 유연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수뇌부의 이런 태도는 그간 시장을 '일방적으로' 압박하던 데서 상당히 달라졌다는 느낌을 줬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도 금리인상 강도에 대한 부담을 많이 떨쳐냈다.

■ 2022년, 혹시 1차례에 그칠 가능성?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선 22년 금리인상이 연초(1월, 2월) 1번 정도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다소 강해졌다.

여전히 22년 기준금리 1.5%를 상정하는 사람이 많지만, 지금의 분위기라면 1.5% 이하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여전히 내년 기준금리는 1.5%가 기준"이라며 "하지만 최근 한은 매파성이 퇴조하면서 혹시 한번 인상하고 마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부터 국내 채권 시장의 화두는 2022년 연말 기준금리가 1.25%일지, 1.50%일지 여부"라며 "지난주 물가설명회의 한은 총재 발언은 1.25% 가능성을 높여주는 재료"라고 평가했다.

그는 원화 장기채 매수를 권고하면서 "이주열 총재는 ‘연준의 긴축 가속화에도 한국은 조기 금리인상이 단행돼 통화정책 운용에 여유가 있다’고 언급했고, 이 발언은 12월 FOMC에서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2022년 세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당일 나왔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 너무 빨랐던 금리 하락에 대한 '아쉬움'

최근 시장에선 최근 빠르게 하락한 금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많았다.

10월말 2.1%를 넘어섰던 국고3년 금리는 현재 1.7%대로 내려와 있다. 그 시점 국고10년 금리는 2.6%에 근접했다가 지금은 2.1%대 초반까지 하락한 상태다.

9~10월 금리 급등세를 경험하면서 정상적인 매매가 불가능해기도 했던 가운데 금리가 너무 빨리 내려가 내년 장사를 앞두고 아쉬움을 표하는 모습들이 적지 않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9~10월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이후 회사 차원에서 정상적인 거래를 못하게 막아 금리가 내려오는 구간에선 오히려 피해를 봤다"면서 "금리가 이렇게 낮아져 있어 허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그간(9~10월) 금리가 너무 뛴 데 따른 반작용으로 지금은 레벨이 많이 빠졌다"며 "하지만 주식까지 빠지고 있고 미국 금리도 계속 빠지는 등 강세 요인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다가 보니 조바심들도 엿보인다.

■ 코로나 급속한 확산...아직 물가에 비중 두는 글로벌 중앙은행

글로벌 채권시장은 오미크론 변이 여파와 통화당국의 스탠스 등을 주시하고 있다.

지금은 한국을 포함해 여러나라에서 코로나가 다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오미크론을 두고 낙관론, 비관론이 교차된 가운데 일단 미국의 전염병 퇴치 권위자는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7일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엄청나 절망적 겨울이 올 것이다. 몇달간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부스터샷을 맞을 것을 촉구했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는 오미크론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면 우리는 적어도 수 주일 많게는 수 개월을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존홉킨스대학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미국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1일 평균 12만6,96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11월 초만 해도 신규 확진 건수는 7만 건을 좀 웃돌았으나 두 달도 안되서 약 80%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달리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아직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성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과 함께 글로벌 금리가 레벨을 낮췄지만, 중앙은행들은 금리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다.

금리 정상화와 경기 둔화 가능성이 맞물린 지금의 분위기에선 매파적인 중앙은행 스탠스가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레벨을 더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20일 "오미크론 여파로 글로벌 봉쇄조치가 강화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요 중앙은행들은 작년 팬데믹 초기의 통화정책 완화가 아닌 자산매입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긴축정책으로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정책 당국의 오미크론 관련 경제 영향에 대한 인식이 성장둔화 우려에서 고물가 장기화 가능성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가계소비와 일자리가 큰폭 감소하는 등 그 여파가 크지만, 이후 백신접종 확대 등으로 경제활동이 정상화된 반면 인플레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았던 게 최근까지 우리가 관찰한 그림이다. 이에 중앙은행들은 인플레 압력과 그에 따른 정책 정상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금센터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중국 수입품의 가격 상승과 타이트한 노동시장 수급 영향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여파에 따라 경기가 둔화될 수 있지만, 전염병 재창궐로 인한 공급망 혼란과 노동력 부족 현상 심화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폭될 수 있어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속도가 오히려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 국내시장은 코로나 확산 따른 물량 부담도 감안

국내 채권시장은 다시 코로나19 불확실성과 채권 물량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경기 둔화 가능성과 함께 물량 공급 확대를 동시에 감안하고 있다.

당분간 금리 하락 압력이 더 작용할 수 있지만 레벨이 낮아진 상황에서 국채 발행 물량 증가 등도 감안하고 있다.

D 증권사의 한 딜러는 "매파적 연준은 결국 경기 둔화 우려를 가속화시켜 장기금리를 더 낮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는 새해 초부터 물량이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연초부터 추경 논의는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매수 타이밍을 놓쳤다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매수하거나 금리가 뛰었을 때 저가매수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한다. 단기간 금리 레벨이 너무 낮아졌다"고 말했다.
여당은 온전한 손실 보상 등을 거론하면서 추경이 그리 멀리 있지는 않다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이날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은 "여야 모두 신속하고 과감한 보상을 위한 국회 입법과 추경예산 편성에 시급히 나서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박 단장은 "이재명 후보가 오늘 '소상공인·자영업이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7대 공약을 발표하고 이 후보는 방역에 협조하는 것이 국민 개개인의 손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한다"며 "국가는 행정으로 경제적 손실을 입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분이 아닌 ‘전부’ 지원, 금융보다는 ‘재정’ 지원, 사후가 아닌 ‘사전’ 지원을 기본원칙으로 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온전한 손실 보상"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100조원 보상지원을 위한 추경 편성, 지역화폐 50조원 발행 등을 거론하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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