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통화정책 운영 일반원칙과 2022년 통화정책방향

2021-12-24 13:28:50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통화정책의 두 축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 한은은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물가안정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타겟으로 한다. 다만 이 목표는 중기적, 미래지향적, 신축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한은에게 상당한 판단의 여지를 주고 있다.

금융안정은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불균형 유의'라는 축을 통해 이뤄진다.

금융시장 불안은 실물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으며, 가계부채 등 각종 부채가 누적돼 금융불균형이 심화되면 경제의 안정성이 흐트러진다.

지난해 8월 첫번째 금리인상에선 금융안정이 강조됐다. 이후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물가에 대한 경계감도 이어지고 있다.

■ 2022년 인플레, 불확실성 상당..금융불균형 완화도 더 노력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인 2%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망에 대한 확신은 부족한 상황이다.

한은은 22년 통화정책방향에서 "글로벌 공급병목 장기화, 수요측 압력 확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등으로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의 하방 위험보다 상방 위험이 더 크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자산시장 등의 상황에 계속 유의하면서 통화정책을 통한 금융불균형 완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공표했다.

한은은 "과도한 차입에 의한 수익추구 행위를 계속 완화해 나감으로써 가계대출 증가세 등의 추세적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했다.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위해 한은은 금리를 더 인상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은은 현재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완화 정도를 조정'하되, 대내외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을 살피면서 '타이밍'을 잡는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성장·물가 흐름을 살펴보고 금융불균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한다.

■ 한은의 기대 형성 의지와 현재 시장에 형성돼 있는 기대

한은은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과 관련해 "합리적인 기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은은 시장의 합리적 기대 형성을 위해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물가안정목표운영 점검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은은 현재 시장의 기대와 한은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거론한 바 있다.

현재까지 시장에 형성돼 있는 기대는 2022년 2차례 기준금리 인상 예상이다.

하지만 최근 이주열 총재, 통화정책 담당 이사인 박종석 부총재보 등이 한국이 금리를 먼저 올려 다소 여유가 있다는 스탠스를 취하자 시장 일각에선 금리인상 강도가 좀 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키우기도 했다.

이같은 요인 등이 작용해 국고3년 최종호가수익률은 지난 21일 1.72%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년 기준금리 1.5%를 중심에 놓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어서 1.7%대는 레벨 부담을 느껴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이 시점 내년 기준금리 1.25%, 1.5%, 1.75%에 대한 예상 비중은 3:6:1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자율 시장 사람들이 각각 느끼는 감각엔 차이가 있다.

B 선물사의 한 관계자는 "사람들은 일단 내년 기준금리 1.5%를 가장 많이 본다"면서 "1.25%로 보는 곳도 잘 없는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은의 매파성이 누그러지면서 일각에서 1.25%를 거론하기도 했으나, 실질적으로 1번 더 올리고 금리인상이 멈춘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내년엔 물가 흐름, 부동산과 관계가 깊은 금융안정 상황 등에 따라 기대들이 변할 여지도 있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 총재, 부총재보 발언을 감안할 때 내년 기준금리 1.5% 예상이 적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다만 국장이나 팀장 등 한은 실무 쪽에선 더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베테랑 한은 직원 D씨는 "미국도 내년 3번 예상인데, 우리는 2번이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면서 채권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전망대로 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은행 간부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E씨는 "이제 마음 편하게 전망을 얘기해도 되는가. 내년 기준금리 1.5% 전망이 제일 무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통화정책 운영 일반원칙과 2022년 통화정책방향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저작권자 © 장태민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많이 본 뉴스

Memory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