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2022년 대망의 대통령 선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가 세몰이에 부심하고 있다.
지지세를 조금이라도 확보하는 게 중요한 만큼 각당은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표에도 큰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여당은 특히 최근 이재명 후보가 소상공인 그룹에서도 더 높은 지지세를 확보하면서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여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당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나가는 것으로 나타나자 크게 고무돼 있다.
연초 추경과 관련해서도 주도권을 가져오는 모습이다.
■ 대통령은 두텁고 신속한 보상 약속...여당은 다시 자당 후보에 힘 실어주기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연말연초의 대목을 잃고 설 대목까지 염려할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들에게특별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소상공인들과 피해업종에 대해 최대한 두텁고 신속하게 보상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국회와 의견을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당 내 파워그룹인 '을지로위원회'에선 지난 12월 중순 추경의 신속한 편성과 통과를 주장한 바 있다. 을지로 위원회는 100조원 추경 편성 등을 주장해 왔다.
이 그룹은 추경, 재난지원금 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이재명 후보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지난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밀린 이재명 후보가 최근 윤석열 후보를 큰 지지율 차로 따돌리자 '잠재적' 대통령에게 큰 힘을 몰아주고 있다.
대신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에 빠져 자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가 아들의 도박과 성매매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리는 듯 했지만, 야당은 기회를 못 살리고 내홍에 휩싸여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의 장기인 '확대재정 분위기 몰이'를 통해 갈팡질팡하는 야당을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
■ 약한고리 더 쳐라...여당 추경 이슈 선점 후 야당 압박
여당은 국민들의 지지가 자당 후보로 모여드는 이 시기를 활용해 야당과의 '추경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추경과 관련해 입장 정리가 되지 않은 야당을 몰아붙이고 있다.
이경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선지원 공약에 동의해 소상공인 선지원을 공약한 것은 반가운 일이나 선언만 있고 이행방안이 없어 허탈하다"고 비판했다.
손실보상이든 대출 지원이든 핵심은 재원 조달이지만, 야당이 중심을 못 잡고 있는 점을 걸고 넘어졌다.
이 대변인은 "윤 후보는 소상공인들 앞에서 당장 50조원을 지원해 줄 것처럼 호언장담했지만, 정작 이를 위한 추경에 대해 '여당 후보가 대통령을 먼저 설득하라'고 책임을 떠넘긴다"며 "세상 어느 후보가 자신이 공약을 하고, 실천 방안은 상대 후보에게 미루느냐"고 조롱했다.
이 대변인은 "윤 후보가 '당선되면 하고 낙선하면 안 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공약이라는 게 원래 다 그런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며 어이없어 했다.
그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상황을 헤아린다면 이렇게 아니면 말고 식으로 간단히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윤 후보의 무책임한 태도에 국민은 실망스럽다 못해 잘못 들은 것은 아닌지 귀를 의심할 지경"이라고 했다.
윤 후보 자신이 내세운 공약이라면 좀더 책임감을 갖고 50조원 추경 예산 마련에 적극 나서보라고 훈계했다.
여당은 어차피 야당도 반대할 수 없는 추경 이슈를 가지고 더 몰아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 여당 조롱에도 갈피 못잡는 국민의힘...결국 선대위 구조조정으로
내홍에 빠진 야당은 그러나 스스로를 추스리기도 어려운 모습이다.
윤석열 대선 후보와 당 대표의 갈등, 이준석 당 대표 관련 성상납 의혹, 외부 인사 영입과 관련한 갈등 등으로 상당히 혼란스럽다.
최근 자당의 윤석열 후보가 급격히 이재명 후보에 밀리자 이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총괄본부장단 사퇴를 포함해 구조조정도 해야 할 것"이라며 "일반 국민 여론이 선대위에 너무나도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 정서에 맞게 선대위를 개편해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최근 당 내홍 등으로 순식간에 여당에 지지율 역전을 허용하면서 선대위 개편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당원들 사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던 페미니스트 신지예 씨는 국민의힘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지 2주만에 사퇴했다.
신 씨는 페이스북에 "윤 후보 지지를 위해 온 저에게 더 강한 저항은 국민의힘 내부에 있었다. 사퇴하라는 종용이 이어졌다"고 했다.
한편 당원들 사이에선 성상납 의혹에 휩싸인 이준석 후보 사퇴 요구와 선대위 재합류 요구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김종인 위원장은 대표 사퇴와 관련해선 선을 긋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당의 전반적인 체계를 총동원해서 승리로 이끌 책무를 지닌 분"이라며 그 이상의 다른 얘기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 '기본시리즈' 뒷받침하는 여당 내 파워그룹
민주당 의원 절반 가량이 가입돼 있는 을지로위원회는 지난달부터 100조원 추경을 주장하고 있다.
을지로위원회의 '맞형' 우원식 의원은 12월 중순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100조원 추경을 12월 국회에서 통과시키자"는 주장을 거듭하면서 이재명 후보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재명 후보는 각종 '기본' 시리즈를 통해 문재인 정부보다 '더 큰' 정부를 지향한다.
우원식 의원은 이재명 후보 직속 기본사회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맡고 있다. 기본소득이나 기본주택 등 이 후보의 '기본 시리즈'를 이끌고 있다.
아울러 을지로위원회는 '재정건전성'을 핑계를 소상공인 지원을 막으려는 '음모'를 차단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여당은 추경이나 재난지원금 지원에 미적거리거나 반대하는 집단을 향해 '반국민 집단'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을지로위는 이날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하면 논의하겠다'는 국민의힘을 향해 "재정 건전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재정당국이 추경에 따른 국채 발행을 매우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추경’이라는 야당의 비난 역시 늘 반복되어 왔던 일임을 감안하면 정부가 새해 벽두에 추경안을 편성해 제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야당이 정부에게 추경안을 먼저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책임 떠넘기기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자 여당 내 '기본시리즈' 옹호자들이 대거 포진한 을지로위원회의 목소리에 좀더 힘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사의 한 임원은 "여당의 선거전략이 돋보인다. 자신들의 포퓰리즘 정책을 국민을 위하는 것인양 포장하는 일에 이젠 도가 텄다"면서 "반면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멍청한 야당인 국민의힘은 사리분별도 못하고 자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