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금융시장의 올해 한은 금리인상 전망은 2회가 대세였다. 하지만 연준이 적극성을 발휘한다면 한은도 조금 더 올릴 여지를 엿볼 수 있다.
한국은행의 미국유럽경제팀은 최근 '미국 노동시장 평가'를 통해 "올해 금리인상을 시사한 연준의 적기 정책대응이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미국유럽경제팀은 "임금·물가의 지속적인 상승 가능성은 공급측면의 일시적 물가 압력에 의해 발생하는 게 아니라 수요측 물가압력 증대에 대한 통화정책의 적절한 대응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준은 12월 FOMC에서 높은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할 것이란 시그널을 준 바 있다.
연준 의장을 지낸 옐런 재무장관도 지난 12월 "It's Fed's job to avoid any wage-price spiral"이라고 언급하면서 연준이 임금 상승에 의한 물가의 연쇄적인 오름세를 차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이 작년 7월과 11월 금리를 2차례 인상하면서 미국보다 먼저 정상화에 나섰으나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강해 올해 2번으로 끝나겠느냐는 의구심들도 보인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올해 1월, 그리고 대선과 한은 총재 교체 후 하반기 1차례 추가 인상이 올해 전망의 대세였다"면서 "하지만 미국의 인상이 가팔라지면 올해 금리인상 회수는 3차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지금의 국내 시장금리는 상당구간에 걸쳐 이미 1.75%를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 미국 분위기 등에 업고 연내 3차례 인상 힘 받을까
최근까지 연내 국내 기준금리 2차례 인상이 컨센서스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를 넘는 3년 금리, 2.5%에 거의 도달한 10년 금리 등은 과도해 보이는 측면도 있다. 이 정도 레벨이라면 추경에 대한 우려까지 반영한 것 아닌가 하는 평가도 나오는 실정이다.
예컨대 민주당이 말한 최대 30조원 추경 중 20조원의 적자국채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10조원당 10년 금리 7bp 상승 효과 등을 거론하면서 이미 우려는 반영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아울러 미국 CPI나 파월 발언, 한은 금통위 등을 확인하고 머지 않은 시점에 자금집행과 함께 저가매수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엿보인다.
국내 금리가 3차례의 금리인상을 반영해 놓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강도 강화 전망이 힘을 받더라도 우리가 설마 올해 3번 인상하겠느냐는 의심들도 많다.
B 증권사 채권중개인은 "미국 분위기 때문에 한국이 올해 3번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좀 강해질 여지가 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2번 인상 전망이 대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초 대외 요인과 함께 추경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는 국내시장이 매를 더 맞아야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일단 가격 메리트를 제외하면 여전히 국내외 환경은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이다.
C 증권사 딜러는 "올해 금리 인상을 놓고 1차례~3차례까지 전망이 나오고 2차례가 전망이 다수다. 다만 미국 분위기를 감안하면 일단 1차례 보다 3차례 인상 가능성이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정책정상화가 타국의 금리 레벨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가운데 한국 채권시장은 추경 불확실성 이슈를 계속 끌고 갈 수 밖에 없다는 약점이 있다. 이 부분이 금리 오버슈팅 역할을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분기 중 1.85%까지 상승하고 이후 반락을 거친 뒤 연말 2%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오미크론으로 금리 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유동성 축소로 기존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국고채 금리도 유동성 축소로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추가 금리인상이 반영되고 있다. 추경으로 인한 수급 부담도 존재한다"면서 "대선 전 추경 그리고 대선 이후에도 추경이 논의된다면 국고채 10년물은 전고점(2.575%)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