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의 점도표 넘어서는 금리인상 전망들...그리고 한국

2022-01-13 14:01:05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최근 연준의 4차례 금리인상 전망이 빠르게 늘어났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최근 의회에서 누그러지긴 했지만, 연준 멤버들의 금리인상 전망은 더 강화됐다.

현지 금융사들 사이에서도 4차례 금리인상 전망이 늘어났다.

지난 12월 FOMC에서 연준은 올해 3차례 금리인상과 내년, 내후년까지 8차례의 금리인상을 거론했으나 일단 올해 금리인상 횟수가 점도표상의 전망보다 더 늘어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12월 FOMC 점도표 공표 당시 올해 3차례 인상에 대해 '실제론 2번 이상 힘들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최근 들어 금리인상 횟수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올라간 셈이다.

■ 거의 기정사실 된 연준 3월 인상...최근 탄력 받은 올해 4차례 인상 전망

현지시간 12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사실 지금 내 생각에는 연준이 아마도 올해 기준금리를 4회 올려야 할 것 같다. 기준금리 인상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적으로 볼 때 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빨리 금리인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만약 연준이 올해 초반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이면 장기적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서 더욱 좋은 위치에 설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조기에 인상하면, 금리 인상을 미룬 후에 금리를 올리는 횟수보다 더욱 적게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금리를 적극 올려서 인플레 압력을 조기에 차단하는 게 전체적으로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면서 3월부터 인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의 'CFO네트워크 서밋'에서 "연준이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과정에 돌입했다. 미국 물가 오름세가 완화되고 미국 국민들이 기대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향성이 미연준 목표 수준인 2% 상승에 부합한다는 것을 확신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행동에 나설 때라고 했다.

메스터 총재는 다만 올해 연준이 3번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루 전인 현지시간 11일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사스시티 연은 총재 등은 3월 혹은 조기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일단 연준 관계자들의 의견은 3월 금리인상으로 모아졌다. 아울러 금리인상 횟수를 늘려야 한다는 관점은 세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 4번 인상 전망이 골드만삭스나 JP모간 같은 유명 금융사들에게서 나와 이목을 끌었다.

최근 골드만 삭스는 4번 인상을 예상했으며, JP모간 CEO 제이미 다이먼은 4차례 '이상'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이먼은 특히 "연준이 생각하는 것보다 인플레이션 상황이 심각하다. 연준이 올해 금리를 4번 밖에 올리지 않으면 개인적으론 놀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무튼 연준이 지난해 미적거리면서 결국 물가 압력을 키웠으며, 그 결과 올해는 4회 정도의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 돼 버렸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RBC캐피탈은 "연준이 3월 첫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총 4회의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연준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인플레이션 대응 조치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꼬집었다.

■ 파월의 브레이크 걸기...그러나 향후 점도표 4회로 상향될 가능성

지난 11일 상원 인사 청문회에 출석한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막기 위해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부양책을 더 끌고가고 어렵다는 점과 함께 향후 고용을 바탕으로 경기 확장국면을 끌고 가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물가 안정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는 인식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올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했다.

12월 FOMC에서 연준이 2022년 3차례의 금리인상을 전망했지만, 유로달러선물시장은 올해 4차례의 금리인상을 반영하는 중이다.

다만 최근 파월 발언이 유화적이라고 평가받은 이유는 양적긴축(QT)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렸기 때문이다. 12월 FOMC 의사록이 나온 이후 시장에선 QT가 올 여름이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았다.

그런데 파월은 아마도 올해 후반(perhaps later this year)이면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발언해 시장의 과도한 부담을 낮췄다. 또 정상화까지는 먼 길(a long road to normal)이라고 언급하면서 양적긴축 속도가 급격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의 이런 언급은 빠르게 강해진 시장의 긴축에 대한 인식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포석이란 평가도 받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파월의 누그러진 발언은 B/S 축소로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2021년의 연준은 2022년 초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으로 시사했지만, 11월 테이퍼링을 시작한 바 있고 12월엔 테이퍼링 규모를 2배로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조속한 QT 가능성에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이 크게 놀라자 연준 수장으로서 브레이크를 한 번 걸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점도표도 상향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2022년 4차례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3월 FOMC에서 발표될 점도표에서 22년 금리전망도 기존 3차례에서 4차례 인상으로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만약 연준 4회 인상이라면 우리는...

한은은 내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물가지표, 경제지표, 코로나 확산세 둔화, 3월 9일 대선, 2월 국회의 추경 처리 등 많은 데이터나 일정을 감안하면 1,2월 중 1월을 택하는 게 낫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고심하는 문제 중 하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정책 정상화가 빨라질 때 우리가 얼마나 영향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은 내일 금리를 올리면 이미 3차례 인상한 것이 된다. 금리 인상을 시작하지 않은 미국에 비해 여유가 있다. 다만 미국이 인상에 적극성을 띈다면 우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미국의 4회 인상이나 그 이상의 긴축이 힘을 받으면, 국내도 올해 기준금리 1.75%(연내 3차례 인상)를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데 따라 한은이 갖고 있는 여유를 감안하면 당장 금리인상 기대치가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란 관점도 보인다.

다른 매니저는 "작년말 한은 스탠스가 많이 바뀌었다. 한은은 금리를 먼저 올렸다는 점을 거론했다"며 "최근 분위기처럼 미국 긴축 우려가 강해지면 국내도 영향을 받겠지만, 당장은 내일 이벤트가 불확실성 해소를 통해 시장금리 하락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2일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상에 부합했다. 전년비 CPI 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7% 수준을 예상한 전망을 벗어나지 않았다. 12월 CPI는 전월대비 0.5%, 전년대비 7.0% 올랐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의 점도표 넘어서는 금리인상 전망들...그리고 한국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의 점도표 넘어서는 금리인상 전망들...그리고 한국

자료: 파월 연준 의장 인사청문회 인사말
자료: 파월 연준 의장 인사청문회 인사말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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