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시장, 설 연휴 이후엔...

2022-01-28 14:47:31

자료: 2시30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30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2022년 들어 금리가 단기간 급등했지만 채권시장의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면 2월 시장을 맞이한다.

새로운 대통령 선출에 따른 추경 이슈 등으로 이자율 시장은 다시 시끄러울 수 밖에 없다.

평소같으면 긴 명절을 앞둔 캐리 수요 등으로 시장이 이자 챙기기에 나섰겠지만, 최근 시장 급변동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주눅이 들었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 설 명절 기간 해외시장 변동성 경계감

연준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면서 국내 연휴 기간 해외시장 변동성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들도 적지 않다.

FOMC 결과가 나온 날 미국채 시장에선 금리가 전반적으로 급등했다. 2년, 5년 같은 단중기 금리가 13bp, 10년 금리는 9bp 넘게 올랐다.

하지만 다음 날은 10년과 30년 금리가 7bp 내외로 속락했다.

전반적인 금리 급등 뒤 장기금리 하락과 커브 플래트닝이 힘을 받은 것이다. 연준의 긴축으로 성장세가 압박을 받고 물가 오름세도 진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다만 미국경제 상황이 탄탄하고 인플레 압력을 제어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보면 결국 미국채10년 금리는 2%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많다.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은 전기비 연율로 6.9%를 기록하면서 예상치(5.5%)를 크게 상회했다. 이런 정도의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기는 어렵지만, 일단 경기 흐름은 견조하다는 점을 알렸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파월이 경기에 충격을 주지 않고도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했다"면서 "만약 그의 발언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미국채10년이 2%를 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1월 FOMC에서 "고용시장 저해 없이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충분하다.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여전히 상방 쪽"이라며 금리 정상화와 대차대조표 축소 필요성을 피력했다.

다만 지금의 금리 스프레드 등을 감안할 때 연준의 적극적인 금리인상이 경기 둔화를 앞당기게 될 것이란 인식들도 적지 않다.

연준의 적극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과 인플레 압력 완화 등을 감안할 때 미국 장기금리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점인 셈이다.

아무튼 최근 국내외 시장을 막론하고 변동성이 큰 만큼 채권투자자들은 연휴 후 맞이하게 될 시장의 모습에 자신을 못 하고 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설 연휴가 끝나면 일단 미국 고용 동향을 주시하게 될 것"이라며 "고용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 다시금 긴축 우려에 움츠려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연휴기간 동안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 그리고 이후의 대외 이벤트 등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을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다.

C 증권사 딜러도 "설 연휴가 끝나더라도 미국 시장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 미국 정책 스탠스 변화 인정한 접근

대외 불확실성 속에 미국의 금리인상 압력이 커져 있다는 점은 연휴 후의 채권시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한국 통화당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시작해 이미 3번이나 올렸지만 미국의 가속화되는 정책 되돌림은 부담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 기준금리는 2분기 1.50%, 3분기 1.75%로 인상될 것으로 보이고 시장은 2.00%까지 궁극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며 "3년과 10년 금리는 2.10~2.35%, 2.50~2.70%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Core CPI가 23년까지 3.0%로 둔화될 것이란 전제하에 미 적정 기준금리는 2.50%로 추정된다"며 "현재보다 225bp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올해 남은 7번의 FOMC 중 5~6회 금리가 25bp씩 인상되고 23년 3~4번 금리를 인상할 경우 23년 말 미국 기준금리는 2.50%에 도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리인상 전망이 4회 '이상'으로 옮아간 가운데 얼마나 더 올리게 될지에 따라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는 "시장은 올해 6회 정도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며 "미 기준금리가 올해 25bp씩 6회 인상된다면 연말 미2년 금리는 2% 내외로, 미10년 금리는 2% 중반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이 단행됐던 2015년 12월 당시 실업률은 5.0%, Core CPI는 2% 정도였다. 이후 실업률 하락이 더디게 진행되고 물가 압력도 정체되면서 두번째 인상은 16년 12월에야 단행됐고 보유자산 축소는 2017년 3분기 말부터 시작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실업률은 3.9%로 2018년 중반과 유사한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반면 물가는 5.5%로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연준이 금융위기 때처럼 신중하게 금리 인상을 하기는 어려운 구도가 만들어져 있다.

물론 연준이 실제 얼마나 금리를 올릴 수 있을지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일단 최근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이 3회에서 4회 이상으로 옮아간 가운데 실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장단기 스프레드 추가 축소나 경기 둔화 기미 등으로 하반기엔 연준이 속도를 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들도 나오는 상황이다.

■ 설 연휴 후면 대선 1달 앞으로...계속되는 추경 부담

설 연휴가 끝나면 대통령 선거전이 막바지 혈전으로 치닫는다.

대선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높은 만큼 각종 포퓰리즘적 공약들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우려들도 있다.

따라서 이자율 시장은 추경에 대한 경계감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14조원 추경이 마무리 되더라도 다시금 30조원대의 추경이 나올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시장이 기를 펴기 어렵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와 내부적으론 추경이라는 끝날 줄 모르는 악재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3년물은 연준, 10년물은 추경 부담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연말 국고 10년물 금리는 현 수준보다 낮을 전망이지만, 당분간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빠르고 강한 긴축을 단행하고 추경이 겹친다면, 2018년 고점인 3년 2.3% 및 10년 2.8%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면서 "연준의 매파 기조로 한은 기준금리 전망이 1.50%를 상회해 1.75%로, 그리고 인상 사이클의 상단도 2%를 초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장기물은 추경이 금리의 더 큰 상방 요인이다. 14조원 규모의 추경 국회 제출 직후 35조원의 추가 추경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작년 60조원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신규 확진자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재난 지원금 이슈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상당수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 강도 완화와 추경 불확실성의 해소가 있어야 시장이 진정한 분위기 전환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외 통화정책 휴지기로 2월 초 금리의 일시적 안정 흐름이 예상되나 점차 3월 대선 경계가 부각되면서 금리의 상승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며 "연초대비 가격 매력이 높아졌지만 아직 매수에 서두를 시점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2월에도 채권 투자 심리 위축세 지속이 우려된다. 대선 토론회 시작 후 본격적인 대선 영향권에 진입한다"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가 추경 논의가 시작될 수 있으며, 3월 대선은 추가 추경 가능성을 확인할 이벤트"라고 풀이했다.

그는 특히 작년 만큼의 초과 세수 실적이 어려워 추경의 국채 발행 의존도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전날 발표된 2월 국채발행계획에서 30년물 등 장기물 발행규모가 늘어난 점 등 정책이 커브는 세우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어 부담스러워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 지금까지 당해온 저가매수, 다시 레벨과 악재 반영 냉정하게 보면...

국고3년 금리는 지난 연말 1.80% 수준에서 최근 2.2%를 넘는 모습을 보였다. 국고10년은 연말 2.2%대 중반에서 2.6%를 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 사이엔 최근 시장금리 급등이 기준금리 2% 시대를 반영하는 상황에서, 추가 악재의 파급이 이전보다 못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이런 플레이어들은 지금까지 많이 당해왔지만 '이미 악재가 레벨에 녹아있다'는 데 무게를 둔다.

D 증권사의 한 딜러는 "설 연휴 후 채권시장도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다시 악재로 밀리더라도 최근처럼 많이 밀리긴 어렵다고 본다"면서 "물론 시장이 안정을 찾는 데는 시간도 걸릴 것으로 본다. 하지만 반발 매수 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된다"고 진단했다.

이미 대내외 악재가 상당히 반영된 부분을 감안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주구장창 더 밀리긴 어렵다는 평가인 셈이다.

이에 따라 금리 메리트와 함께 악재 반영도를 감안한 접근 필요성도 거론된다.

C 딜러는 "3년 국고채를 2.2%~2.3%에 산다고 하고 조달을 보수적으로 봐서 1.5%라고 하면 80bp다. 8월 인상을 감안하고 6개월 보유한다고 했을 때 100억당 캐리 4천만원에 롤링 추가가 가능하다. 4천만원이면 얼추 15bp 정도 더 터져도 똔똔 수준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그러면 사실 부담이 되더라도 여기서 더 밀리면 사 봐도 된다. 물론 이런 접근이 가능한 큰 북들의 손익이 안 좋아서 문제이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 측면도 사실 상당부분 해소된 면이 있다. FOMC에 따른 조정이 있었고 오늘 PCE까지 반영되고 나면 수급 부담이 줄어드는 월초로 진입한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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