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CPI 급등이 안긴 위협과 금융당국의 안정의지..이자율시장은 당국의 '適期'에 주목

2022-02-11 11:02:58

자료: 10시55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0시55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CPI)가 전년대비 7.5% 올라 4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인 7.2~7.3% 수준을 웃도는 것이다. 전월대비로도 0.6% 올라 예상치(+0.4%)를 넘어섰다.

근원 CPI(식품과 에너지 제외)는 전월대비 0.6% 올라 예상치(+0.5%)를 상회했다. 전년대비로도 6% 높아지며 4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역시 예상치(+5.9%)를 웃도는 결과다.

물가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자 연준 매파 사이에선 과감한 통화정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다음달 50bp 금리인상 가능성에 열려 있다"면서 "오는 7월까지는 100bp 인상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불라드 총재는 "인플레 쇼크에는 과감한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양적완화 때 대차대조표를 늘린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보유증권도 축소하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01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2%를 뛰어넘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다.

■ 글로벌 금리 일제히 급등

간밤 미국 CPI 급등 여파에 미국채 금리와 유럽 금리 등이 일제히 점프했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11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91bp 뛴 2.0344%를 기록했다. 이제 작년말 1.51%대에서 50bp 넘게 오른 셈이다. 국채30년물 금리는 7.53bp 상승한 2.3218%를 나타냈다.

기준금리 인상 부담에 단기금리는 더 크게 뛰었다.

미국채2년물 금리는 22.85bp 폭등한 1.5827%를 기록했다. 3월 금리 인상 때 연준이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우려에 20bp 넘게 뛴 것이다.

국채5년물은 12.71bp뛴 1.9456%를 기록했다. 머니마켓은 연준이 3월 회의에서 50bp 이상 금리를 올릴 확률을 50% 이상으로 높여서 반영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물가가 대폭 오르면서 글로벌 금리도 일제히 뛰었다.

독일10년물 금리는 7.35bp 상승한 0.2811%를 기록했다. 프랑스 10년물 수익률은 8.70bp 점프한 0.7593%를 나타냈다.

신용 우려도 상당부분 고려해야 하는 이탈리아 10년 금리는 14.41bp 뛴 1.9132%를 나타냈다.

영국 10년물 수익률은 9.68bp 상승한 1.4514%를 기록했다.

■ 한국 금융당국 시장안정 노력...한은 단순매입과 통안 물량조정, 정부는 국채 균등발행 노력

국내 금융당국도 시장 안정 노력을 다짐했다.

다만 글로벌 금리가 일제히 오르는 상황인 만큼 상황을 보면서 '적기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한국은행 총재까지 참석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선 "美 국채금리 상승,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의 여건 하에서 국채시장 안정이 매우 중요하므로 최근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채금리 안정을 위해, 한은은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 통안채 월별 발행물량 조절 등을 적기 추진하고 정부는 추경에 따른 국고채 발행분을 최대한 균등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한은 등 금융당국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대, 국제유가 상승, 가공식품외식가격 인상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함께하고, 올해 물가가 상고하저의 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 물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당국은 "유동성 관리 등 한은의 거시적 대응과 정부의 미시적 안정 조치(농축수산물 수급관리, 가공식품 감시강화, 유류세 조정 등)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과 근원물가의 안정적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은, 상황 보면서 '필요시' 대응 vs 시장, '급하다'...개입 위한 적기(適期) 놓고 이견도

김인구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은 11일 뉴스콤과의 통화에서 "국고채 단순매입은 무조건 하는 게 아니라 필요시 하겠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미국시장 대비 양호한 국내 시장 상황하에서 바주카포를 쏘기는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선 국고채 단순매입과 관련해 "규모나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통안 발행 물량 조정에 대해선 필요시 3월 통안채 발행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정밀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선 '급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이 '필요한 시기에' 단순매입을 해 주겠다는데, 그 적기(적절한 시기)가 지금 아닌가"라며 "지금 바로 바주카포를 쏴 줘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말했다.

그는 "한은과 시장의 적절한 시기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 있다. 다만 시장은 지금이 적기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B 증권사 딜러는 "이렇게 큰 변동이 있는 날 오후까지 약세가 지속되면 단순매입 카드를 다시 꺼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데에 비해 선제적으로 금리가 많이 오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금리가 일제히 급등하는 상황이어서 당국가 시장이 느끼는 '필요한 시기'나 '적기'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엿보인다.

C 증권사 딜러는 "우리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리가 다 뛰었다. 한은 국장 말 대로 바주카포를 쏘는 식으로 대응하긴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악재들을 상당부분 반영한 측면도 있다. 당국 역시 시장 개입 시기를 적절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CPI 급등이 안긴 위협과 금융당국의 안정의지..이자율시장은 당국의 '適期'에 주목


자료: 금융당국 시장안정 계획
자료: 금융당국 시장안정 계획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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