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엔데믹으로 전환 중인 코로나...확진자 10만명 넘어선 날 완화된 영업제한

2022-02-18 15:09:40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10만명을 넘어선 날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를 발표했다. 영업시간 제한을 10시로 1시간 늘린 것이다.

이날 확진자수는 10만 9,831명을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수는 1주일만에 2배가 됐다.

오미크론 유행과 함께 확진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로선 언제 고점을 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 집단은 일단 이달 말, 다음 달 초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확진 속도가 빨라 일일 확진자수가 30만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있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코로나 확진자가 빠르게 늘었음에도 금융시장 등의 긴장감은 약화돼 있다.

코로나가 급증 중이지만 치사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일각에선 코로나가 정점을 찍고 머지 않은 시기에 소멸의 단계(감기화)로 접어들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 빠른 전파력과 반비례하는 치사율...방역·보건당국, 확진자 급증했지만 대응에 자신감

정부는 이날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델타에 비해 2배 이상이지만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1/3 수준 이하"라고 발표했다.

특히 방역당국은 "고령층의 높은 3차 접종률, 고위험군 중심의 높은 방역/의료체계 전환, 먹는 치료제의 적극 투여 등으로 중증과 사망은 최소화되고 있는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코로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의료 대응 체계도 여유가 있다고 했다.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은 2,651개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29.4% 정도 사용 중에 있다. 중증환자 병상과 감염병 전담병원의 가동률은 52.1%, 43.5%로 절반 정도 여유를 확보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중증도가 낮아진 데다 자영업자 등의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거리두기를 약간 완화했다.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한 날 '거리두기 완화'를 발표한 것이다.

■ 확진자 10만명 넘었으나 거리두기 완화...정치적 고려 의심도

이날 아침 김부겸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식당, 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은 최대 6인으로 유지하되, 영업시간을 1시간 늘려준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 거리두기 조정방안은 내일(19일)부터 3월 13일까지 3주간 적용키로 했다. 청소년 방역패스는 1달 연기해 4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정부가 코로나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선 이 때에 거리두기 완화를 발표해 갸우뚱하는 반응들도 나왔다.

코로나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는데도 영업시간을 1시간 완화한 이유에 대해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다행히 의료체계의 여력이 있다. 30% 미만 중환자 병상을 사용 중인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코로나 급증에도 불구하고 거리두기를 '완화'한 데 대한 비판이 많다고 하자 "국민들께서 경각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거리두기를 '3주'로 정한 이유와 관련해 정치적 고려(대선)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선 관계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이 2월말~3월초를 코로나의 정점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정점을 관찰할 필요성' 때문에 3주로 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굳이 코로나가 급증한 이 때에 영업시간을 늘린 것과 관련해 3월 9일 대선을 의식한 결정이란 의심을 지우지 않았다.

■ 경제분과 위원들, 치명률 낮으니 '경기 뒷받침' 무게 실어...시간·사적모임 제한 '폐지' 의견도 제기

정부는 영업시간을 10시까지 1시간 늘리긴 했으나 최소한의 완화라는 입장이다.

동시에 확진자 증가 추세의 고점을 확인하고 증가세가 상당폭 완화되면 과감한 거리두기 조정 등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대본 이기일 제1통제관은 "거리두기 조정과 관련해 각계 의견이 매우 다양했다"면서 "방역/의료 전문가들은 유행 정점이 지나기 전엔 지금 현재의 거리두기를 유지하거나, 최소한의 조정만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소개했다.

영업시간 1시간 확대가 '최소한의 조정'이라는 설명이다.

대신 경제 분과위원들 사이에선 대폭 완화 주장도 나왔다고 했다.

이기일 통제관은 "경제/사회 분과위원들,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거리두기 완화 의견이 대다수였다"면서 "특히 시간 제한이나 사적 모임 제한을 아예 철폐하자는 의견도 주셨다"고 전했다.

■ 코로나 조치 완화 중인 나라들...국내, 코로나 급속 확산 속 경기 기대감도

지금은 해외 국가들에서도 오미크론의 특성을 고려해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오미크론이 감기나 독감보다 조금 더 독한 수준이란 인식이 강화됐다.

다만 국내에선 너무 빨리 완화 조치를 취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왔다.

예컨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고 위험이 크게 떨어진 뒤 완화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1주일만에 2배씩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영업시간 연장 등을 단행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다.

이런 논란 속에 경기 기대감들도 보인다.

글로벌하게 코로나가 꺾일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데다, 한국도 머지 않은 시간에 코로나가 정점을 찍은 뒤 이 전염병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코로나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미국에선 대응 단계를 낮추려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는 3월부터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를 폐지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코로나19를 이제 비상사태가 아닌 관리 가능한 감염군으로 분류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대응 단계를 낮출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에선 보건장관이 "입원이 감소하는 등 오미크론 확산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금은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경기회복세가 보다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들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금융시장은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무덤덤하다. 채권시장은 더 이상 확진자 급증을 우호적인 재료로 여기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코로나가 감기처럼 변화하고 있는 단계여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 전염병이 이 고비를 넘고 종식단계로 접어들 수 있을지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엔데믹으로 전환 중인 코로나...확진자 10만명 넘어선 날 완화된 영업제한

자료: 질병관리청
자료: 질병관리청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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