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물가 상승률이 3%대 중후반의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수요 측면의 압력이 커지고 있어 우려가 커졌다.
2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비 3.2% 올라 2011년 12월(3.6%) 이후 10년 남짓만에 가장 높았다.
최근 유가 급등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압력 경계감이 큰 상황에서 수요 압력까지 확대되고 있어서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도 엿보인다.
■ 예상 웃돈 소비자물가...수요 측면 압력 지속적으로 확대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비 3.7%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중후반의 상승세를 지속 중이지만, 2월 수치는 대략 3%대 중반 정도를 예상했던 금융시장 전망치에 비해 약간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소비자물가의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해 10월 3.2%를 기록하면서 3%를 넘어선 뒤 11월 3.8%, 12월 3.7%, 올해 1월 3.6%를 기록한 바 있다.
전월비 상승률은 0.6%를 기록해 전달에 이어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근원물가 쪽은 오름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주목을 끌었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전월대비 0.4%, 전년동월대비 3.2% 각각 상승했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의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해 9월 2.0%를 기록하면서 2%대에 진입한 뒤 올해 1월 3.0%를 기록해 4개월만에 3%대 진입을 이뤘다.
그런 뒤 오름폭을 더 키우며 2011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이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월대비 0.4%, 전년동월대비 2.9% 각각 상승했다. 이 지수의 상승률은 11월만 하더라도 1.9%를 기록했으나 3개월만에 상승률이 1%p 확대된 것이다.
■ 근원물가 해당 품목 물가상승 기여도 돋보여
설 연휴가 끝난 뒤 농산물 쪽의 물가 압력은 완화됐다.
아울러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틀어 막아 공공서비스 분야 물가 압력도 제한적이엇다.
하지만 유가 급등 여파에 석유류 가격이 오르고 있다.
특히 개인서비스 쪽으로 원재료비 상승 여파가 전이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외식·외식제외 모두 오름폭을 키우면서 개인서비스 물가는 4.3% 올랐다.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오름폭 확대가 주의를 끌고 있는 것이다.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 충격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 농산물이나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로 전체 458개 품목 중 농산물과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한 401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석유류 물가의 물가지수 기여도가 높았지만, 농산물 가격 안정으로 공급요인의 물가 압력은 특별히 더 커지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서비스, 석유류 제외 공업제품 등 근원품목의 물가 압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개인서비스는 원재료비 상승 영향이 계속 반영되며 외식 중심으로 물가기여도 확대를 키웠다. 1월 1.20%p에서 2월 1.32%p로 그 영향력이 커졌다. 외식이 0.69%p에서 0.78%p로 커졌고 외식제외는 0.51%p에서 0.54%p로 올라갔다.
석유류 제외한 공업제품을 보면 원재료비·물류비 인상, 명절할인 종료 등에 따라 가공식품·기타공업제품 중심으로 물가기여도 확대됐다. 기여도는 0.78%p에서 0.98%p로 확대됐다.
■ 정부, 물가 누르기에 총력...5년만에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
정부는 어려운 대내외 물가여건으로 높은 물가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보면서,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아침 물가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에너지, 원자재, 곡물, 가공식품과 외식, 공공요금, 농산물 등 각 분야별로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사간 가격 담합 등에 대해선 엄중하게 단속하고 처벌하기로 했다. 예컨대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자발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수수료 실태 조사도 실시키로 했다.
이날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는 2017년 1월 이후 5년만이다.
통상 물가관계'차관'회의가 열리지만 상황이 심각한 만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자리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유류세 인하(20%)를 7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유가가 지금보다 더 가파르게 올라 경제 불확실성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0% 조치도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금은 일각에서 전세계적으로 예전의 인플레이션 악순환(inflationary spiral)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매우 중차대한 시기"라며 "특히 높은 물가상승률은 실질소득을 감소시켜 민생과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거시경제 운영 측면에서도 상반기 물가안정에 집중해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최근 물가상승이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공급측 요인과 경기회복에 따른 대내·수요 측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대외요인의 국내영향 최소화, 그리고 대내 생활물가의 절대안정이라는 방향하에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총리는 특히 "물가의 경우 가격결정이 자율화된 시장경제하에서 정부 조치와 노력만으로 안정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관련업계들도 가격 인상시기와 인상폭 조정 등을 통해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적극 동참·협조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 [참고자료] 7개 부분 물가안정 관련 중점 조치 내용
➊ (에너지) 유류세 인하 연장, 대체물량 도입 등 전방위 대응
▪ 유류세 20% 인하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0% 적용 3개월 연장(‘22.5.1.~‘22.7.31, 3개월)
▪ 에너지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 제3국 수입 등 대체물량 도입을 추진하고, 원유도입 차질 시 석유공사 해외생산 원유* 등을 국내 반입
* ‘22년도 비상시 반입가능물량(약 3천만 배럴) → 절차 개시 후 수개월 동안 단계적 도입
➋ (원자재 및 공급망) 비축물자 방출 등 수급안정화 지원
▪ 네온·크립톤·제논 등 반도체 제조 공정에 활용되는 핵심품목의 수급상황을 점검하여 3월중 할당관세 적용 검토(현행 세율 5.5%)
▪ 상반기 비철금속 가격·방출 동향을 보아가며 비철금속 비축물량 외상방출한도 확대(30→50억원), 외상·대여 방출기간 3개월 연장 등 한시적 추가지원 기간(~‘22.上) 연장 추진
▪ 예기치 못한 원자재 수급차질 해소를 위해 긴급수급조절물자 긴급조달여력(‘22년 예산 481억원) 확대 추진
➌ (국제곡물) 자금·세제·통관지원을 강화하고, 수급안정 노력 병행 ▪ 사료·식품 원료구매자금 금리를 각각 0.5%p씩 인하하고, 필요시 지원규모(‘22년 사료 647억원, 식품 1,280억원)도 확대
* 적용금리 : (사료·식품) 2.5~3.0% → 2.0~2.5%
▪ 국제정세 등으로 수급 불안 소지가 있는 사료곡물 대체가능 원료할당물량 증량(겉보리 4→10만톤, 소맥피 3→6만톤, 3월) ▪ 업계 협조를 통해 ①사료용 곡물(밀-옥수수) 간 배합비중 조정*, ②사료용 곡물과 부원료(단백피·박류·카사바 등) 간 배합비중 조정(3월)
* 국제가격 및 재고 상황 등을 감안하여 사료원료(곡물, 부원료) 간 배합비중 조정 추진
▪ 수급 불안 발생 우려가 있는 해당 곡물류는 관세청 신속통관 지원* 대상으로 포함 추진
* 입항 전 수입신고 허용, 수입신고 시 서류제출・검사선별 최소화, 긴급통관 건에대해 최우선 처리하여 국내 적기 공급 지원
➍ (가공식품·외식) 업계 비용부담 완화 및 애로사항 적극 해소
▪ 민간의 비용부담 완화를 위해 대두 공급가격(‘16.10.~ 1,100원/kg)을 연내 동결하고 수입권 공매 3월 중 조기 추진(평시 4~5월 추진) ▪ 감자분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1,500톤 증량(‘22.3~12. 175→1,675톤)하고, 칩용감자 할당관세 적용(30%→0%), 조제땅콩 TRQ 물량 증량 등도 검토
▪ 업계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식품표시사항 관련 법령·고시 개정시 시행시기를 원칙적으로 짝수년도 1월1일로 통일
▪ 코로나19·러시아 경제 제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부가가치세 예정고지 제외* 추진(구체적 기준 및 대상인원은 국세청에서 4월 발표)
* 예정고지 제외시 4월에 고지서가 발송되지 않고, 금년 1~6월 실적을 금년 7월 부가세확정신고 시 한번에 신고·납부
➎ (농축수산물) 가뭄대응 등 수급관리 및 할인지원 지속
▪ 농산물 겨울가뭄 영향 최소화를 위해 급수대책* 및 수급관리** 추진, 삼겹살데이(3.3일) 전후 업계 자체 할인행사(최대 50% 할인, 2.28~3.9일) 추진
* 가뭄이 심한 지자체(전남, 경남·북)에 가뭄대책비(각 5억원)를 통해 급수차 운영, 저수지 용수공급을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