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 매파적이었으나 예상범위 내 결정...국내 채권시장 강세 매진

2022-03-17 11:00:27

자료: 10시 51분 현재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0시 51분 현재 금리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3월 FOMC는 시장의 예상처럼 기준금리를 0.25~0.50%로 25bp 인상했다. 9명의 투표권자 중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50bp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했다.

IOER(초과지급준비금 금리)은 0.15%에서 0.4%로 인상됐다.

관심을 모은 점도표는 크게 상향됐다. 2022년말 기준금리는 0.9%에서 1.9%로, 2023년과 2024년은 각각 1.6%, 2.1%에서 2.8%로 상향됐다.

일단 올해 남은 6번의 FOMC 금리결정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년에도 3~4번 더 올린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Longer-run 중립금리는 2.5%에서 2.4%로 하향됐다.

전반적으로 매파적이었으나 시장이 예상한 범위에서 크게 이탈하지는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

■ 물가 전망 큰폭 상향...그러나 성장률 전망은 하향

연준은 경제전망에서 2022년 PCE 물가 전망을 2.6%에서 4.3%로 1.7%p 가량 큰폭으로 상향조정했다. 핵심 PCE도 2.7%에서 4.1%로 올렸다.

내년과 내후년 물가 전망은 2.6%, 2.3%로 여전히 연준의 목표인 2.0%를 상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적으로 물가 상승률은 둔화되지만, 고물가는 상당기간 지속된다는 게 연준의 예상이다.

연준은 1분기말 물가가 피크아웃할 것으로 보고 있어 조만간 물가 상승률은 고점을 치는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러-우 전쟁에 따른 인플레 압력 강화 등도 고려 중이다. 이러면 다음번(5월) 금리 결정 시 50bp 인상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일단 다수가 예상했던 것처럼 당분간은 성장률보다 물가에 좀더 방점을 찍은 통화정책이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성장률 전망은 둔화되고 있다.

연준은 2022년 성장률 전망은 4.0%에서 2.8%로 상당폭 하향조정했다. 다만 2023년, 2024년 전망은 기존의 2.2%, 2.0% 수준을 유지했다.

■ 통화정책 '큰 틀' 나왔다...조기에 물가 압력 제압

지난 주 ECB의 선택에서 예견된 것처럼 각국 중앙은행들은 조기에 인플레 압력을 제압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FOMC 성명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제적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경제활동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들이 매 회의 금리인상 필요성을 공언하는 이유다. 아울러 물가가 예상을 웃돌면 잠시 '빅스텝'을 밟을 수 있는 여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의 안정을 위해 미국 경제가 회귀할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정책 도구를 활용하는 것에 단호한 입장"이라고 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2022년 들어 인플레 압력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놀란 와중에 러-우 전쟁까지 겹쳤다. 이러다보니 연준 금리전망은 크게 수정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점도표에선 올해 25bp씩 3번 올리고 2023년과 2024년엔 각각 5번씩 올린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후 예상을 웃도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 인상이 빨라지는 것이다.

■ 금융시장은...'예상범위' 내 매파성으로 이해

뉴욕 주가와 달러화는 모두 뛰었다.

뉴욕 주가는 현지시간 16일 금리인상 발표 뒤 주춤하다가 재차 올랐다. S&P500은 95.41포인트(2.24%) 오른 4,357.86, 나스닥은 487.93포인트(3.77%) 급등한 1만 3,436.55를 나타냈다.

일각에선 FOMC가 상당히 매파적일 것으로 봤지만, 그 보다는 예상보다는 덜 매파적이라는 평가들도 나왔다.

달러인덱스는 달러인덱스는 0.78% 낮아진 98.32에 거래됐다. 연준이 남은 6차례의 이벤트에서 추가 인상을 예고했지만, 오히려 달러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속락한 것이며, '덜 매파적'이란 인식도 작용한 흐름이었다.

연준의 꾸준한 기준금리 인상 스탠스로 단기금리는 크게 뛰었다. 국채2년물 수익률은 8.68bp 상승한 1.9502%, 국채5년물은 8.76bp 급등한 2.1927%를 나타냈다.

국채10년물 금리는 4.74bp 오른 2.193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21bp 하락한 2.4573%를 나타냈다. 장기금리 상승폭이 제한된 것이며, 30년은 하락한 것이다.

연준의 중립금리가 내려와 일부 긴 채권엔 안도감도 선사했다.

연준은 201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중립금리(Longer run)를 하향조정(2.50%→2.375%)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목을 끈 것이다.

■ 금리 스프레드가 말하는 물가와 경기의 게임

FOMC는 금리인상 사이클을 시작하면서 초기 적극적인 인상을 공언하는 동시에 중립금리는 낮췄다.

경기 둔화를 감수하고 인상 사이클 초반에 적극적으로 인플레 압력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 요인이지만, 최근에 이미 스프레드가 두드러진 축소를 보인 바 있다.

연준이 금리인상 사이클 상 터미널 레이트를 뜻하고 30년 금리 상단 역할을 해 온 중립금리를 낮춘 것 역시 당분간은 물가 압력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국 시장 장중 5y/10y 스프레드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 인상이 늦었던 만큼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미국 경기의 체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강 연구원은 "선물 커브로 추정한 1년 후 2y/10y 스프레드 역시 역전 폭이 확대됐다"면서 "결국 현재 상황은 경기 침체와 높은 물가 사이의 저울질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준은 '일단 전월대비 물가상승률이 안정화될 때까지 금리인상에 나서고 안정화 신호가 나타나면 바로 쉰다'고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물가 안정이 급하다 보니 인상 사이클 초기에 지속적인 인상 등으로 나오다가 올해 연말로 갈수록 금리인상을 건너뛸 확률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연준의 물가에 대한 강한 대응이 나타날 수 있지만 향후 금리인상이나 원자재 값 급등 등에 따른 고물가가 경기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스프레드는 반영하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연준이 올해 매 회의 금리인상을 공언했지만 중립금리는 더 오르지 못하고 오히려 내려왔다"면서 "미국30년 금리가 빠진 게 눈에 띄었으며, 10년 금리도 추가로 오르는 데 한계를 보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FOMC 불확실성 해소 뒤....국내 이자율 시장 레벨 낮추기 '후끈'

FOMC가 끝난 뒤 국내 채권시장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년 선물 상승폭이 반빅을 훌쩍 넘는 등 상당히 강한 양상을 띄고 있다.

시장에선 FOMC가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인식 속에 한국시장은 이제 밀릴 룸이 적다는 주장 등이 엿보인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FOMC가 어찌됬던 예상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런 점 때문에 일단 불확실성 해소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외 이벤트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국내시장은 강해질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는 평가도 보인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어제 외국인의 억지스러운 매도로 스팁이 됐던 부분을 오늘 정상화시키는 흐름"이라며 "우리는 추가로 밀릴 룸이 적었다. 외국인 매도만 없으면, 더 밀리기 어렵다는 점이 최근 확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채 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자율 시장이 금리 레벨을 너무 자신있게 낮추고 있다면서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도 보인다.

D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이 지금 오버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다시 또 과도하게 달린 데 따른 반작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10년 선물을 대거 사면서 장기금리 레벨 다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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