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11시13분 현재 국채 선물 가격과 금리...출처: 코스콤 CHECK[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주초 금리 폭등 뒤 이틀간 되돌림이 진행된 뒤 이자율 시장에선 다시 눈치보기가 시작됐다.
월요일 손절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금리 급등폭은 상당부분 환원된 뒤 채권 투자자들 사이엔 시장 상황을 다시 평가하는 모습도 보인다.
추가 강세 가능성을 보는 시각의 반대편에선 일단 손절의 반작용은 일단락 돼 더 치고 나가기 쉽지 않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 금리 폭등과 되돌림...눌렸던 스프레드도 일단 확대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고3년은 28일 2.747%를 기록하면서 24.2bp 올랐다.
금리가 2.5% 수준에서 일순간 2.7%대 중반으로 뛰었으나 지금은 2.6%를 하향 돌파 시도를 하고 있다.
국고5년 금리는 월요일 25.7bp 폭등한 2.970%로 레벨을 올린 뒤 지금은 2.8%를 하향 돌파한 상태다.
장기 구간은 이틀간의 금리 속락으로 월요일 폭등폭을 거의 되돌린 상태다.
국고10년은 월요일 16bp 급등해 3.031%를 기록하면서 7년 6개월만에 3%를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틀간 되돌림은 지속하면서 2.8%대 후반으로 재차 내려온 상태다.
최근 단중기 금리 오름세가 두드러지면서 일드 커브는 눌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스프레드 축소 속도가 빨라 전날엔 장단기 스프레드가 다소 벌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전일 10-3년 스프레드가 4거래일만에 소폭 확대됐다. 30-10년 스프레드는 전일 장중 역전폭을 사상 최대인 17bp 이상으로 확대하다가 일단 역전폭을 다소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의 기운을 이어받아 이날은 커브가 전체적으로 서고 있다. 31일 오전 현재 국고3년 금리가 3bp 가량 빠진 반면 30년 금리는 3bp 가량 올랐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그간 스프레드가 너무 눌렸다. 좀더 많이 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과도했던 부분의 되돌림은 가능하지만, 금리인상기 플래트닝이 대세라는 관점은 바꿀 이유가 없다는 지적들도 보인다.
B 증권사 딜러는 "커브가 급하게 플랫됐으니 그 부분에 대한 되돌림이 나타난다"면서 "기재부도 시장 안정을 거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좀 길게보면 플랫 요인이 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론 추경 재원 불확실성에 따라 향후 수급 부분도 감안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시장의 전열 재정비...당국도 일단 금리시장 움직임에 '크게 놀랐다'
대내외 재료들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이 적극적인 방향을 잡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리 인상 포텐셜 등 악재를 상당히 반영했다는 측면과 함께 최근 금리 폭등에 놀란 당국의 입장도 편하지 않다는 점 등도 고르게 고려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불확실성을 내포한 재료들 때문에 현실적인 한계도 감안되고 있다.
C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금리는 좀더 되돌림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여기서 추가로 많이 강해진다기 보다는 전열 재정비에 따른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도 물량을 좀 조절해주려고 하는 등 시장에 신경쓰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아침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경제 중대본에서 "유가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외 물가 상승 압력이 고조되고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이번 주에 7년 6개월 만에 3%를 돌파하는 등 시장 변동성 커져 각별히 경계한다"고 말했다.
부총리는 그러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시기·연물별 국채 발행물량을 조정할 것"이라며 "금리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안정화 조치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근 금리 폭등이 과도해 정부는 국채발행계획을 통한 '시장 배려'를 고려하고 있다.
다만 추경의 적자국채 문제 등 큰 틀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물량 조절은 조삼모사일 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날 여야 원내지도부가 추경을 신속히 처리한다는 의견을 같이 했다. 양당은 추경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 '신속하고 온전한' 보상이 되게 하자는 데 의견 합치를 이뤘다고 밝혔다.
D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6.1 지방선거 때문에 추경 처리를 하는 국회는 일단 추경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충 최대한 적자국채를 줄여 추경 30조에 적자국채 10조 남짓만 나오더라도 시장이 하반기에 제대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대략 적자국채가 10조 남짓만 나온다고 하더라도 하반기 월2조원 정도 더 늘어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 시장이 견딜 수 있는 물량은...
하지만 시장이 적자국채 10조원 남짓 정도는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들도 적지 않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적자국채 10조원 정도는 일단 다들 생각하고 있는 수치"라며 "또 일단 당장은 기재부가 4월에 물량이 좀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행이 부담이긴 한데 적자국채 10조원 정도는 충격을 줄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일단 수급 부담이 지금의 금리에 상당히 선반영돼 있는 측면 등을 거론하면서 대규모의 적자국채가 아니라면 괜찮을 것이란 시각이다.
또 당장 한은이 4월 통안채 발행을 줄인 가운데 기재부도 국채 발행 축소 등을 거론하면서 시장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에 기대기도 한다.
E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추경 적자국채로 올해 남은 기간 월 2조원씩 늘어난다고 하면 18조원 인데, 이 정도까지도 선반영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추경으로 인한 물량 부담 여지를 남기는 것 보다 이번 한번으로 끝낸다는 인식만 확실히 심어주면 큰 충격을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어차피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가면 2차 추경 이후 추가 추경도 필요없을 것 같긴 하다"고 했다.
하지만 미래의 수급 악재에 대한 평가들은 차이를 보인다.
D 매니저는 "추경에 따른 적자국채 물량을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주변 여건이 안 좋은 상황에서 10조원 남짓만 더 늘어나도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