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부터 상당한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물가로 인해 금리인상 기대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인수위에서 나온 물가와 금리 발언,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의 물가 우려 등을 거론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 물가 따른 금리인상 우려...눌리는 일드 커브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오늘 일드커브가 크게 눌리고 있다"면서 "인수위에서 물가는 금리와 연동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힌 영향이 크다"고 해석했다.
그는 "김은혜 대변인의 발언 이후 장이 밀리고 플랫되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B 증권사 딜러는 "초반부터 정신이 없었다. 장이 왜 이러는지 파악이 잘 안 된다"면서 "물가 부담이 큰 것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물가는 금리와도 연동되는 문제"라면서 "당선인이 인수위 경제분과 위원과 수시 점검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선 새 정부가 들어선 뒤 금리를 계속 올리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하기도 했다.
향후 이창용 차기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에서 인플레이션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관심도 커져 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물가전망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럽다. 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IMF뿐 아니라 한은도 3.1% 전망하고 있는데, 상반기는 부득이하게 3.1% 예상보다 높아질 것 같고, 하반기는 물가가 어떻게 될것이냐. 정말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부 역시 물가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차기 정부, 현 정부 모두 인플레 압력에 대한 상당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차기정부 "공공요금 계속 누를수 만도 없어"...현정부 "상승폭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 제기"
공공요금 문제 역시 단순히 계속 누를 수만도 없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아침 "윤석열 후보는 전기료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면서도 그간 전기료를 억지로 잡아둔 데 따른 당선인의 부담도 전했다.
그는 "당선인은 대내외 에너지 수급 문제와 한전의 적자 문제, 그리고 수수료를 포함한 전기요금 감당 문제에 대해 고민해왔다"고 전했다.
이날 기재차관도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물가가 상당히 우려스럽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이억원 기재차관은 "세계경제는 코로나19 경제충격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던 중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블랙스완을 만나 에너지·원자재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을 비롯한 전방위적인 물가상승압력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관은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주요국 대비 상승률은 낮지만 5개월 연속 3%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이 직접 다가오는 3월 물가는 석유류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향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은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려워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 차기 총재의 물가 고민..."예상했던 것 보다 높다...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해야"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는 물가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단이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일단 우크라이나 사태가 얼마나 오래될지. 그건 경제영역이 아니라 하루하루 푸틴과 우크라이나 협상이 왔다갔다 한다"면서 "그에 따라서 언제 전쟁이 끝날지 잘 모르겠고 그에 따라서 유가가 어느정도 높게 지속될지..."라고 말했다.
후보자는 "거기에 또 변수를 따지면 중국에 오미크론이 벌어지면 상해 가 락다운했다. 경제변수가 아니라 워낙 전쟁, 오미크론이..."라며 "하반기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는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한국은행의 임무라고 했다. 모르지만 이런 불확실성이 클 때 어떻게 리스크 관리를 해야되냐, 이런 데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전망은 상반기는 당연히 물가상승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을 것이라는 정도라고 했다.
하반기 물가가 어떻게 될지는 그것을 예측하려 노력하기보다는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거시경제 리스크관리를 어떻게 해야할 것이냐, 그런 데에 치중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선 4월 들어서도 거친 변동성이 이어지는 데 대해 한숨을 내쉬면서 커브 플랫을 고민하기도 한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정부나 한은 총재 후보나 모두 물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미국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한미 모두 인플레 압력과 금리인상 우려에 커브 플랫이 계속 힘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