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2시30분 현재 국채금리 동향..출처: 코스콤 CHECK[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추경 수급 호재로 채권시장이 랠리를 이어갔다.
적자국채 없는 추경이 알려진 데다 바이백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10년 국채선물이 장중 전일대비 100틱 이상 올랐다.
그 동안 상당 기간 채권시장은 30조원대 추경과 10조원대 적자국채를 각오하고 있었다.
인수위에서 여러차례 적자국채 없는 재원 마련 노력, 적자국채는 최후순위 등을 강조했지만 설마 적자국채 없는 추경이 가능하겠느냐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주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적자국채 없는 추경이 현실화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권시장이 강세에 매진하고 있다.
■ 채권시장에 먼저 돌아버린 '추경 호재'...적자국채 없고 바이백 9조원
채권시장엔 이날 추경 재원과 관련해 세계잉여금, 한은잉여금, 기금여유자금 8.1조원과 지출 구조조정 7조원, 초과세수 44.3조원 등의 수치가 돌아다녔다.
아울러 추경규모 총 59.4조원에 소상공인 손실보상 26.3조원, 방역과 의료 6.1조원, 물가 등 민생안정 3.1조원, 코로나 재유행 대비 예비비 1.0조원, 초과세수에 따른 법정 지방이전지출 23.0조원 등이 거론됐다.
지방이전을 제외하면 추경규모는 36.4조원으로 알려졌던 36~37조원 수준이다.
필요한 돈들이 국채발행 없이 세계잉여금 등 가용재원, 지출 구조조정, 초과세수 등을 통해 조달되는 것이다.
아울러 초과세수 53.3조원 중 추경재원 44.3조원 외 나머지는 9조원은 바이백을 통한 국채 축소에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발표할 내용이 시장에 미리 번지면서 채권시장이 내달린 것이다.
■ 추경 불확실성 해소
시장에선 적자국채 없는 추경 외에 바이백 호재까지 덤으로 얻었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국채 발행 없이 바이백 9조원까지 거론되면서 장이 달렸다"면서"돈이 남아 바이백 재원까지 거론된 게 의아했지만 어쨌든 시장에 미리 돈 정보가 가격변수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적자국채 없는 추경에 대해 긴가민가 했지만 결국 바이백까지 거론되면서 시장이 한껏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잠재적 추경 물량 부담에 위축됐던 수요들이 한번에 몰렸다는 평가도 보였다.
C 증권사 딜러는 "시장이 분풀이를 하는 듯한 모양새"라며 "지금은 장이 밀릴 꺼리가 없는 듯한 그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5월에 올리든 말든 상관없다. 시장 금리가 고점을 본 듯하다"면서 "그간 못 산 곳들이 사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일한 불확실성이 추경이었는데, 이것이 호재로 돌변하면서 지나가고 있다. 다만 (호재가 상당히 반영돼) 지금은 잘 사야 하는 장"이라고 했다.
■ 롱으로 쏠린 시장...계속 호재에 집중할 때?
이날 장중 3년선물이 30틱, 10년 선물이 100틱을 넘는 장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 사이엔 호재에 집중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미국 CPI가 조만간 발표되지만 예상대로라면 물가가 고점을 본 셈이 되기 때문에 이를 우호적으로 보기도 했다.
기대감과 경계감이 혼재된 상황에서 지금은 수급 이슈로 인해 분위기가 호재 쪽으로 쏠렸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미국 현지에선 CPI가 전월비 0.2%, 전년비 8.1% 올라 3월에 비해 둔화된 수치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비 1.2%, 전년비 8.5% 급등한 바 있지만, 물가 상승률이 40년 남짓 만의 고점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한다.
시장 분위기에 맞춰 호재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D 증권사 관계자는 "추경은 적자국채가 없는 데다 바이백 이슈까지 더해졌다. 여기에 미국 시장의 전망을 감안할 때 그 쪽 CPI 역시 고점에서 내려오는 쪽에 무게가 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적극 반영한 상황에서 지금부터는 고물가, 통화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이 호재에 대해 격렬하게 반응한 것 아닌지 하는 우려스럽다는 평가도 보인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추경) 엠바고가 이미 다 돌아버렸는데, 나는 정보가 늦어 순진한 플레이어가 됐다"면서 "다만 시간이 걸리는 얘기를 너무 앞서서 써먹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백도 당장에 할 게 아니고 남으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시장이 너무 호재에 쏠려 있다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