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Behind the curve...주요국 중립과 최종에 대한 예상은

2022-05-20 15:33:04

자료: 국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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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주요국들이 정책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늦었다'고 했고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은 '인상을 빨리 시작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은행들이 물가 예측에 대대적으로 실패한 뒤 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졌던 만큼(behind the curve) 빅스텝이나 연속 인상 얘기도 많다.

지금은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경기가 두려워 인상을 늦추기도 어렵다. 물가 압력 제어에 별다른 성공을 못한 상황에서 인상을 늦추다가는 기대 인플레 추가 자극 등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인상에 늦었던 중앙은행들의 선택은...일단 '중립'까지는 서두르자

국제금융센터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중립금리 전망치들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은 2~3%, 영국은 1~2.25%다. 유로존은 1~1.5%, 캐나다는 2~3%, 호주는 2~3%였다.

각국 물가나 경기 상황에 따라 중립 수준은 다르지만, 수차례의 금리 인상이 남아 있다.

대부분 국가들이 물가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단 중립까지 서둘러서 올리자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국금센터는 "최근 뉴질랜드, 캐나다에 이어 미국도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빅스텝(50bp)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향후에도 가파른 금리인상을 예고했다"고 지적했다.

중립금리는 완전고용과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균형금리로 경기를 확장 또는 수축시키지 않는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따라서 지금의 기준금리에선 가만히 있으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서둘러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각국이 동시에 금리인상에 조바심을 내는 일은 금융위기 이후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 2015년~2018년에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성장을 보인 미국만 정책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0.25%→2.50%/9회)했다. 당시 영국(0.25%→0.75%/2회) 등은 소폭 인상했으며, 유로존(-0.2%→-0.4%/2회), 호주(2.5%→1.5%/4회) 등 대부분 국가들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가 인플레 압력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누가 '큰 걸음'(빅스텝)을 떼는 지가 관심이 됐을 정도다.

■ 중립 맞춘 뒤엔...얼마나 더 올려야 할까

강력한 인플레 압력을 누그러뜨리지기 위해선 중립에서 멈춰선 안 된다. 미국의 경우 중립 수준인 2.5%로 올린 뒤 3~4번 더 올려야 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연내에 중립까지 올리고 내년 상반기 후반 정도에 최종 정책금리까지 인상을 해야 한다는 관점이 힘을 얻은 상태다.

국금센터의 김윤경·김도현 연구원은 "미국의 정책금리는 3.25~3.50%, 도달 시기는 2023년 6월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올해말 2.75%, 내년 중반 3.35%로 연초대비 전망치가 200bp 상향 조정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시장(Fed-funds 선물)은 향후 2회(6월, 7월) 각 50bp씩 인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일부 금융사들은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도 배제하지 않는 상태다.

금융사들마다 인상룸을 놓고 적지 않은 편차를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노무라의 경우 연준이 6, 7월 75bp씩, 9, 11, 12월 25bp씩 인상해 올해 총 300bp, 내년 2, 3, 5월 25bp씩 인상해 최종 3.75~4.0%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전망은 평균적인 전망보다 꽤 높은 것이다.

연준과 시장간의 편차도 존재한다. 예컨대 연준이 중립을 2.5% 수준으로 보는 반면 금융사들은 2.0~2.25% 정도로 2%를 약간 넘는 수준을 제시한다.

영국의 경우 최종 정책금리가 1.75~2.75%, 도달 시기가 2023년 5~6월로 예상되고 있다. 분석가들의 전망과 시장의 가격변수 간 괴리도 나타난다.

금융사들의 정책금리 전망 평균값은 연말 1.35%, 2023년 2분기 1.75%지만 시장의 OIS(Overnight Index Swap)는 올해 말 2.25%, 내년 6월 2.75%를 반영하면서 인식의 편차를 보인다.

유로존의 최종 정책금리는 1.50%, 도달 시기는 내년 말로 예상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유로존은 최근까지도 올해 금리인상이 힘들 것으로 봤지만 지금은 예금금리(-0.5%)를 연말까지 제로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고 보도했다.

높은 물가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은 최종금리와 중리금리간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로존의 경우 헤드라인 물가가 미국보다 높아질 수 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고용시장도 미국보다 덜 타이트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더 커 미국만큼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가져갈 필요성은 적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3일 시장 예상(15bp)을 상회하는 25bp 인상을 단행(0.1→ 0.35%)한 호주의 경우 최종 정책금리가 2.5~3.0%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달 시기는 내년 말 정도로 예상된다.

RBA의 맥클램 총재는 정책금리의 정해진 경로는 없으며 중립금리를 상회할 수 있지만, 중립금리 부근에서 잠시 중단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호주의 옆나라 뉴질랜드는 선진국 중에서는 가장 먼저 빅스텝 인상을 단행(1.0→1.5%)해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게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뉴질랜드의 최종금리는 3.35% 내외, 도달 시기는 내년말로 예상되고 있다.

각국의 경기와 인플레 사정에 따라 중립금리와 최종금리간 차이는 클 수도, 적을 수 있다.

국금센터의 김윤경·권도현 연구원은 "주요국의 현재 정책금리에서 최종 정책금리까지 남아있는 인상폭은 중간값 기준으로 125~250bp"라며 "'1~2회 빅스텝+25bp씩 인상'시 3~6회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립금리 도달 후에는 인플레이션 요인, 경제성장 전망 등에 따라 국가별로 차별화가 나타나겠지만 대체로 내년 중반에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또 현재의 인플레 전망이 변화하지 않을 경우 시장금리는 이를 상당부분 선반영한 상태로 추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 국채금리는 정책금리 인상과 더불어 추가 상승이 전망된다. 장기금리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이다가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시점이 가시화되면서 2023년 이후 하락 안정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 한국의 중립과 최종은?

다음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CPI가 5%에 거의 육박한 데다 앞으로 5%를 웃도는 물가 상승률도 볼 수 있는 만큼 기대 인플레 제어를 위해서라도 다음주 인상을 늦출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다음주 금리를 인상하면 기준금리는 1.75%로 오른다.

한국의 중립금리 수준, 그리고 금리 인상을 중립금리 위로 얼마나 더 올려야 할지는 견해차가 있다.
최근 한은에선 주상영 금통위원이 한국이 중립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중립과 최종 기준금리를 모두 2.5% 정도로 본다"면서 다음주 기준금리를 1.75%로 올린 뒤 3번 더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B 증권사 딜러도 "중립을 2.5% 정도로 잡고 있다"면서 "이 수준에서 미국의 추가적인 인상 속도를 보면서 조금 더 올리든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중립은 2%나 2%와 가까운 쪽으로들 보는 것 아닌가"라며 "인플레 때문에 중립 이상으로 올릴 수 있는 최대값을 2.5% 정도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중립이나 최종 기준금리를 2%대 초중반 이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D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외적으로 내년까지 금리인상을 지속한다고 보고 내년엔 현재보다 물가가 조금 내려간다고 보면 우리의 경우 내년 물가가 3~3.5% 정도 될 것 같다"면서 "기준금리는 올해 2.5~2.75%, 나머지 추가 인상 여부는 물가 상승을 보면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빅스텝이 없다고 가정할 때 올해엔 이달을 포함해 매 이벤트마다 25bp씩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KB증권의 임재균 연구원은 "다음주 금리 인상 뒤 높은 물가 우려로 하반기 추가 인상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는 인식이 나타나겠지만, 금리인상 사이클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는 관점도 같이 제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5월 인상 뒤 8월, 11월 정도로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봤으나 물가 우려가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7월 추가 인상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Behind the curve...주요국 중립과 최종에 대한 예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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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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