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비로도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상승에 의해 0.7% 급등했다. 전월비 물가기여도를 보면 농축수산물이 0.16%p, 공업제품(석유류제외)이 0.15%p, 개인서비스가 0.23%p를 기록했다.
■ 정부 '최우선 과제' 물가 압력 제어 다짐...재계에도 '임금인상 자제' 등 협조 당부
이날 아침 방기선 기재차관은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물가상황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5월의 경우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에너지·원자재·곡물 공급망 차질에 더해 방역완화에 따른 내수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더욱 높아졌다"고 밝혔다.
방 차관은 "이제 중요한 것은 속도와 체감"이라며 "대책의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예산집행, 관련 법령개정 등 후속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원가 상승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할당관세 적용, 부가가치세 면제 등 정부 지원이 실제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차관은 여름철 기상악화 등 불안요인에 대비해 배추·무·마늘·양파 등 총 3만 4천 톤을 비축(6~7월)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름철 가격변동성이 큰 농축수산물에 대해 각별히 관리해 나겠다고 했다.
전날 오후 대한상의, 경총, 전경련, 중기중앙회 등 경제단체장을 만난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물가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추 부총리는 국제유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당분간 5%대 소비자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제계도 물가 관리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는 할당관세 적용, 부가세 면제 등 세금 감면과 재정투입을 통한 원료비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이 완화되도록 지원 중"이라며 "경제계에서도 각 부문에서의 경쟁적인 가격 및 임금인상은 오히려 인플레 악순환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가격상승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 달라"고 했다.
그는 또 "원자재가격 상승요인을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적정한 수준에서 분담하는 자율, 상생, 협력의 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공동의 노력을 통해 물가 상승의 난제를 풀어 가는데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정부와 한은은 당분간 5%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의 5월 CPI 발표 뒤 한은은 "국제유가와 국제식량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중장기 물가안정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 예상보다 높게 나오는 CPI...혹시 6% 트라이 가능성?
지난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5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물가 오름세를 감안하면 6월 소비자물가가 6% 근처로 뛸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평가도 보인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는 재차 오르면서 인플레 우려를 더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가 배럴당 116달러를 상회하면서 지난 3월 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가 강해지기도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과 식량 위기 속에 물가 안정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성장 전망은 내리고 물가 전망은 올리는 게 유행이지만 정책적으로 물가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일단 7월엔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으며, 8월 인상 가능성도 매우 높다"며 "인플레 피크아웃 기대가 있지만 유가 움직임 등을 보면 물가가 빨리 내려오기도 만만치 않은 듯하다. 이러면 올해는 매 회의마다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CPI 발표를 앞두고 금융시장이 5%대 초반 수준을 예상했지만, 이를 능가한 만큼 6월 수치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엿보이는 것이다.
아울러 6월 FOMC와 5월보다 더 높아지는 물가를 보면서 금리인상 기대치가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다만 시장은 아직 빅스텝, 6% 물가 등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는 않다.
B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현재 채권시장은 6% 물가와 50bp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설마 물가가 6% 정도로 더 뛸까 싶은데, 상황이 악화되면 시장도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 물가 급등 뒤 연고점으로 튀는 모습 보인 금리...'고점 경신' VS '추가 상승 제한'
최근 해외 금리가 다시 튀면서 국내 금리들도 장중 연고점을 경신하거나 경신하려는 흐름을 보였다.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을 확인한 뒤 시장은 고심 중이다.
최근 대외요인에 의해 금리가 재차 튀기 전까지 '시장금리가 고점을 봤다'는 인식들도 있었던 만큼 투자자들은 현 수준에서 재차 고민을 하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은 인플레 추이, 해외 금리 동향 등을 감안하면서 긴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엔 외국인이 선물을 팔면서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이틀 연속 3년 국채선물을 1만개 넘게 대거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오늘도 큰 규모로 매도하고 있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연 고점 수준의 금리인데, 살짝 더 위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이 팔면서 계속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놓은 상황이어서 연중 고점을 뚫고 올라가는 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절대금리 메리트에만 기대기엔 상황이 부담스럽다는 평가도 보인다.
D 증권사의 한 딜러는 "절대금리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조심스럽다"면서 "금리가 고점에 도달했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변동성을 반추하면서 미국 지표를 주시하는 모습도 보인다. 결국 금리가 고점에서 더 오를지, 되돌려질지는 미국 상황이 결정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E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긴축 속도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외국인이 3선 매도세를 강화했다"면서 "은행이 금통위 이후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매수로 들어왔는데, 이들의 손절성 매도가 최근 과격한 변동성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시장이 밀린 데엔 한은 총재의 물가 강조도 있었지만, 핵심은 글로벌 분위기 편승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조만간 나올 미국의 넌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고용지표가 긴축을 강화시킬 수도, 약화시킬 수도 있다. 미국 지표가 어떤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줄지 봐야 한다"면서 "개인적으론 미국이 키이고 국내는 마이너한 요인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