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소폭 둔화된 헤드라인 상승률 vs 소폭 확대된 근원 상승률...한은은 '경계요인' 강조

2022-10-05 10:33:38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간 둔화됐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5.6% 상승해 8월(5.7%) 수준을 소폭 하회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5.4%에서 6월 6.0%, 7월 6.3%로 상승폭을 키운 뒤 8월부터는 둔화된 것이다.

9월 전월비 물가 상승률은 0.3%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전년동월비 물가는 공업제품, 서비스,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가 모두 상승해 전체적으로 5.6% 올랐다"면서 "전월비는 공업제품, 서비스는 하락했으나 전기·가스·수도, 농축수산물이 상승해 전체 0.3% 올랐다"고 밝혔다.

다만 근원물가지수들은 상승률을 약간 더 확대했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5%, 전월대비 0.3% 상승했다. 전년비 상승률은 8월(4.4%)을 약간 웃돌았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1% 오르고 전월비로는 보합을 나타냈다. 전년비 상승률이 전달(4.0%)을 약간 상회한 것이다.

최근까지 한은, 기재부 당국이 9월, 10월의 물가 상승률 고점을 거론한 가운데 일단 헤드라인 물가 자체는 둔화됐다. 다만 통화당국이 안심하는 상황은 아니다.

■ 한은, 물가 경계감 유지 원해

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둔화됐지만 한은은 물가 경계감을 풀지 않았다.

한은은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경계감을 유지했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가격 오름폭 축소로 전월(5.7%)보다 소폭 낮아졌으나 근원물가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근원물가는 7월 3.9% → 8월 4.0% → 9월 4.1%로 조금씩 더 오르고 있다.

이 부총재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러-우 전쟁 전개 양상, 글로벌 긴축기조 강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높은 수준의 환율,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이 상방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 헤드라인 상승률 둔화됐으나 근원 상승률 안 떨어져...한은 물가 낙관론 경계

유가가 고점을 찍고 둔화된 영향으로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근원 물가들은 하방경직성을 확인시켜 주면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두바이유 월별 평균가격은 올해 6월 115.7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7월 106.5달러, 8월 97.7달러, 9월 90.6달러로 둔화됐다.

이 흐름에 맞춰 휘발유와 경유의 리터당 가격은 6월 2,084.0원, 2,089.0원에서 고점을 찍은 뒤 9월엔 각각 1,730.0원, 1,850.2원으로 내려왔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70달러대까지 내려왔다가 OPEC+의 감산 움직임 등으로 다시 오르려는 모습은 긴장감도 불러 일으킨다.

아울러 CPI 상승률은 석유류가격 오름폭이 축소되면서 전월(5.7%)보다 다소 낮아졌으나 하방경직성이 큰 가공식품 및 외식물가의 오름세는 확대됐다.

석유류가격 오름폭 축소(8월 19.7%→9월 16.6%)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5%p 낮아졌으나 가공식품(8.7%)은 2009.6월(9.0%), 외식(9.0%)은 1992.7월(9.0%)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한은은 여전히 물가 상승률 둔화보다 경계 요인들을 강조하고 있다.

한은은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7월 3.9% → 8월 4.0% → 9월 4.1%로 오름폭을 키워가는 데 주목한 것이다.

한은은 또 "기대인플레이션(일반인, 향후1년)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기대인플레는 7월 4.7% → 8월 4.3% → 9월 4.2%로 둔화됐으나 한은은 '높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한은은 향후 물가에 대해서도 여전히 경계요인들을 강조하는 중이다.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이 조금 더 내려왔으나 수요측 물가압력을 반영하는 개인서비스물가는 상당기간 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는 등 물가 제어 의지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헤드라인 물가가 둔화됐으나 한은이 근원물가 오름폭 확대를 강조하는 등 매파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면서 "일단 이달 50bp 금리인상은 기정사실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정부, 노력 평가해 달라면서도 공공요금 인상 효과 걱정

정부는 물가가 2개월 연속 5%대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지분이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 등 정책노력이 결부되며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를 지속하며 전년동월비 5.6%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더불어 정부의 정책 노력이 합쳐져 2개월 연속으로 상승폭이 축소되며 5%대 흐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월엔 공공요금 여파를 봐야하기에 정부도 긴장하는 중이다.

기재부는 "10월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농산물 수급, 에너지 가격 변동성 등 물가 관련 주요 요인들을 지속 점검하면서 적기 대응할 계획"이라며 "10월 중 김장철 채소류의 수급안정을 위한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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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은, 기재부
자료: 한은, 기재부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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