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시장, 금리 50bp 인상 앞두고 레고랜드 여파까지 겹쳐 분위기 스산

2022-10-11 14:23:35

자료: 2시19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시19분 현재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견조한 미국 고용지표로 연준의 4연속 75bp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7월에 이어 다시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환율 문제, 한미 금리차 등을 감안할 때 25bp 인상만으론 미국의 긴축에 보조를 맞추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한미 금리차 문제에 대해 "금통위 때 말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채권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크레딧 시장도 얼어붙은 상태다.

■ 양호한 미국 고용과 기정사실된 10월 50bp...환율 불안 속 11월 50bp 전망들도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는 예상을 상회하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실업률이 더 낮아지면서 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현지시간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를 보면 9월 비농업 고용은 26만 3000명 증가했다. 이 수치는 전월(31.5만명)보다 감소한 것이지만 시장의 전망(25.5만명 가량)을 상회하는 것이었다.

특히 9월 실업률은 3.5%로 전월(3.7%)에 비해 추가로 하락했다. 이는 예상(3.7%)보다 나은 수치이며, 2020년 2월(3.5%)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다.

9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비 0.3% 상승해 예상(0.3%)에 부합했다. 이 수치는 8월(0.3%)과 동일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상태임을 보여줬다. 특히 실업률이 예상과 달리 하향 조정돼 연준의 긴축에 더욱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고용지표가 나온 뒤 11월 FOMC 회의의 75bp 인상이 확실시된다는 평가 등이 나왔다.

고용지표 결과는 금리 상승, 주가 하락, 달러 강세 구도를 강화시켰다. 올해 연말까지 연준은 정책금리를 4.25~4.50% 수준으로 올린 뒤 내년에도 좀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한국은행이 내일 기준금리를 50bp 올린 뒤 11월에 추가로 50bp를 인상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긴축 속에 무엇보다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장중 오름폭을 20원 이상으로 높이면서 급등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로 연준의 4연속 75bp 인상, 그리고 올해 남은 회의에서 한국의 연속 50bp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환율 경로에 대한 대응 성격"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폭을 강화할 경우에 미칠 수 있는 효과보다는 인상 폭을 강화하지 않았을 경우에 미칠 부작용이 더 크게 반영된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성격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0월과 11월 각각 50bp 인상을 거쳐 내년 1분기엔 기준금리가 3.75%로 올라갈 것으로 봤다.

그는 "금리인상폭 확대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자칫 인상 폭이 미흡하거나 인상 행보에서 소외될 경우 외환시장 경로를 통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GJC 관련 크레딧 이슈 부담도 지속

최근 레고랜드 사태는 채권시장을 더욱 옥죄고 있다.

강원도중도개발공사(GJC)가 발행한 채권에 대해 강원도가 나몰라라 하면서 분위기가 스산하다.

GJC는 지난 2020년 건설자금 조달을 위해 SPC인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한 뒤 2,05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했다. 이 CP가 지난달 29일 상환되지 못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발행 당시 BNK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았으며, 강원도는 채무보증을 섰다. BNK로부터 ABCP를 넘겨받아 법인, 개인 등에 판 증권사들도 현재 비상이다.

강원도는 기초자산의 기한이익상실 사유 발생 시 해당 ABCP 상환 재원 마련을 위해 유동화SPC에 대한 지급을 약속했지만 보증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GJC에 대한 회생신청을 결정한 것이다.

이는 결국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으며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흐렸다.

지자체가 보증한 증권을 투자자들이 믿지 못하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오늘 2년짜리 국채 +51bp 딜미스 사고도 나고 뭐 답이 없는 것 같다"면서 "11월 50bp 금리인상은 그렇다 치고, 지금은 크레딧 쪽 문제가 겹쳐 상황이 아주 안 좋다"고 말했다.

그는 "레고랜드 문제에 대해 지자체가 갚지 않겠다는 식으로 나오니 뭐라고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지자체 강원도가 돈을 앞 갚으니 신용시장이 경색되고 있다"며 "크레딧물 거래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해결책이란 게 딱히 없는 것 같다. 심리가 매우 취약해 채안펀드 같은 걸 가동하고 해야 할 것같다. 강원도가 설마 돈을 안 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시장인데, 진짜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엿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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