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DB금융투자는 12일 "한은이 과도한 긴축을 이어가면 환율은 더욱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문홍철 연구원은 "실제론 한국 금리가 더 높을 때 원화가 약하고 환율이 높을 때는 디플레가 온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이날 한은의 50bp 인상에 대해선 '환율 급등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문 연구원은 "환율은 금리차 요소에 영향을 받고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물가 불안을 야기시키므로 한은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이 경우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알고 있다"면서 "이번 빅스텝도 이런 일반적인 믿음에 의거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문 연구원은 그러나 이런 믿음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과서와 달리 한미 금리차는 환율과 관련이 없거나 오히려 한국 금리가 높을 때 원화가 더 약하다"면서 "그 원인은 달러/원 환율이 금리차가 아닌 글로벌 수요와 한국의 성장 매력도로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 사람이 베트남에 투자할 때 베트남 금리가 한국보다 낮으니 투자를 회수해야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문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여부를 결정할 때 한국 금리는 고려사항이 아니다"라며 "그들에게는 오로지 연준의 금리만이 중요하다. 특히나 금리차 역전은 감내해야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할 성질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계부채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가계부채 지표가 사상 최악인 점과 이들의 대부분이 단기금리 연동임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 외국인 입장에선 한국의 성장 전망과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환율을 오히려 더 오르게 만든다. 현실과 동떨어진 상아탑 속 경제학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다른 모든 조건이 일정할 때(ceteris paribus)만 금리차가 달러/원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환율 상승이 물가에 상방압력이라는 테제에 대해서도 역사는 오히려 정반대 사실을 보여준다고 했다. 환율이 오를 때 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강달러로 물가를 잡는 것은 백악관이 전략적으로 선택할 만큼 증명된 상관성"이라며 "미국과 한국의 물가가 반대로 갈리는 없다"고 했다.
그는 "강달러는 그 자체로 전세계에 긴축 압력을 가하고 수요가 둔화되며 원자재 가격도 떨어진다"면서 "결국 고환율로 물가가 가만히 둬도 알아서 잡힐텐데거기에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한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 국내 경제에 이중, 삼중의 긴축 압력이 가해진다"고 비판했다.
이 역시 외부에서 볼 때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며 환율을 오르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이 2.6%로 높은 이유는 금리인상을 합리화하고 2분기 경제 재개방 효과를 과대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문 연구원은 "올해 한국 성장은 2% 전후일 것이며 내년에는 훨씬 더 낮을 것"이라며 "이것이 금통위원간 이견의 원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준금리 최종점이 3.5%라면 현 금리수준은 매력적"이라며 "다만 여기엔 고도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금리가 펀더멘털이나 통화정책보다는 현금 확보 쏠림에 더 영향을 받는 중이고 연준이 중간선거까지는 물가 안정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따라서 금융위기 직전처럼 금리에 극단적으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금리는 결국 내년중 펀더멘털 악화와 디플레를 반영할 것이며 채권은 밸류에이션과 현금 마련 위기 사이에서 높은 금리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환율은 연말까지 상승 압력이 꾸준히 있다. 연준 긴축과 더불어 국내 통화정책이 환율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