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美10년 4% 상회 vs 외국인 국채투자 조기 비과세
2022-10-17 08:02:15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7일 미국채, 영국 금리 상승 등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인플레에 대한 우려 속에 미국10년물 금리가 4%를 넘어서면서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듯하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면 한은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최근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가 금통위원이 보는 최종 기준금리 3.5%를 제시했으나 대외 상황에 따라 이 레벨은 조정될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도 강화됐다. 기재부는 외국인 국채, 통안채 투자 비과세를 당장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 美금리 4% 상회
미국채 금리는 14일 영국 금리 급등, 기대 인플레 상승 등으로 올랐다. 국채10년물 금리는 4%를 넘어섰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90bp 오른 4.0214%,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12bp 뛴 3.9946%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88bp 상승한 4.5065%, 국채5년물은 6.20bp 오른 4.2659%에 자리했다.
미시간대 발표에 따르면, 10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월 4.7%에서 5.1%로 높아졌다. 예상치는 4.6% 수준이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7%에서 2.9%로 상승했다. 예상치는 2.8% 수준이었다.
영국10년물 금리는 14일 19.68bp 폭등한 4.3833%로 올랐다. 영란은행의 국채매입 종료 속에 영국 길트채 금리가 다시 급등을 시작한 것이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전망 역시 영국에 부담이 됐다. 영국 2년물 금리는 14.26bp 상승한 3.8936%를 기록했다. 미국과 영국의 상황이 상호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 나스닥 3% 넘게 급락...고강도 긴축 경계
뉴욕 주가지수는 속락했다. 기대 인플레 상승에 따른 연준의 긴축 우려에 맥을 추지 못했다.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03.89포인트(1.34%) 내린 29,634.83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86.84포인트(2.37%) 낮아진 3,583.07, 나스닥은 327.76포인트(3.08%) 하락한 10,321.39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가 일제히 약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3.9%, 에너지주는 3.7%, 소재주는 3.4%, 정보기술주는 2.9% 각각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 3분기 매출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JP모간이 1.7% 올랐다. 분기 매출이 예상을 웃돈 웰스파고도 1.9% 높아졌다. 반면 아마존은 5%, 애플은 3.2%, 메타는 2.7% 각각 낮아졌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물가 진정을 위해 터미널 레잇이 더 높아져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제약적 수준까지 기준금리 올리는 방안을 매우 지지한다"며 "기준금리가 4.5~5%까지 가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원유 시장은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고강도 긴축, 그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에 무게를 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3.50달러(3.93%) 낮아진 배럴당 85.61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94달러(3.11%) 하락한 배럴당 91.63달러에 거래됐다.
■ 美 기대인플레의 배신
미국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월 이후 7개월만에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5년 기대 인플레도 상승했다.
이번달 기대인플레이션 지수가 59.8을 기록해 최근 6개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내구재 소비와 관련한 구매 상황이 자극을 받았다.
전날 9월 근원 CPI가 40년래 최고 수준을 나타난 데 이어서 기대 인플레이션도 높게 나오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 가속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최근 높은 물가 결과로 연준의 5연속 75bp 인상 가능성에 힘린 가운데 안정되는 듯 하던 기대 인플레마저 더욱 긴축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휘발유 가격 상승 등으로 향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악화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다시 경계감 높일 수 있는 환율
지난 14일 달러/원 환율은 2.8원 떨어진 1,428.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약세가 뚜렷했던 위안화 흐름이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달러/원도 하락 전환한 후 낙폭을 조금 더 확대했다.
달러/원은 종가기준으로 9월 22일 1,409.7원을 기록하면서 1,400원을 넘어선 뒤 28일엔 1,439.90원까지 점프했다.
이후 개입과 과도한 상승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10월 6일엔 1,402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내외 환경이 여전히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다 보니 다시금 1,430원선 내외로 올라온 상태다.
이런 가운데 NDF 시장은 환율 상승에 다시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요일 1,438.50원으로 거래를 종료했으나 환율 상황은 다시금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441.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가 -0.50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428.50원)보다 13.00원 상승한 것이다.
■ 당국, 외국인 국채·통안채 비과세 당장 시행
추경호 부총리는 14일 워싱턴 방문에서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대해 양도소득세와 이자소득세 비과세하는 조치를 오는 17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를 더욱 끌어들여 환율 안정을 꾀하겠다는 뜻을 미친 것이다.
정부는 현재 WGBI 편입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상태다. 세제개편안에서도 비거주자의 국채, 통안채 투자로 얻은 이자소득이나 양도소득에 대해 비과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환율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당장 외국인의 국채와 통안채 투자에 비과세 혜택을 주고 내년부터는 법을 개정해 항구적으로 비과세하는 쪽으로 정리한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에 대한 의지는 한층 강화된 상태이며, 한은 역시 시장을 자극하는 발언에 상대적으로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 총재는 최근 금통위에서 상대적으로 도비시한 입장을 보이면서 금통위가 보는 최종 기준금리는 3.5%, 일부 위원은 그 이하로 보고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대외 상황이 계속해서 여의치 않다. 미국 물가 지표들이 전망치를 웃돌면서 투자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외국인 매매가 주목될 수 밖에 없는 가운데 계속해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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