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한은 국장들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 강조
2022-10-18 07:55:12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8일 외국인 매매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외국인 선물 매수 등으로 가격 낙폭을 대폭 축소한 가운데 다시금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던 영국 상황은 일단 진정되는 모습이다. 새 재무장관이 감세안의 추가 철회를 발표하면서 길트10년 금리가 40bp 넘게 폭락했다.
미국채 시장은 단기 구간 위주의 강세를 보이면서 커브 스티프닝을 나타냈다. 위험자산이 급반등하자 장기구간 위주로 가격 상승폭을 반납했다.
■ 美 일드커브 스티프닝...나스닥 3% 넘게 뛰어
미국채 커브는 완연한 스티프닝 흐름을 나타냈다. 영국 감세안 철회 소식에 강세를 보이다가 주가가 급반등하자 장기 위주로 금리가 다소 올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79bp 하락한 4.013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47bp 오른 4.0193%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5.90bp 하락한 4.4475%, 국채5년물은 3.54bp 내린 4.230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주요 은행 호실적, 영국 시장 안정 등으로 상승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이 감세안을 대부분 철회한다고 밝힌 영향을 받았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50.99포인트(1.86%) 오른 30,185.82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94.88포인트(2.65%) 상승한 3,677.95, 나스닥은 354.41포인트(3.43%) 높아진 10,675.8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가 일제히 강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4.2%, 부동산주는 3.9%, 통신서비스주는 3.3%, 정보기술주는 3.1%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6.1% 뛰었다. 3분기 매출과 순이자이익이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과 메타도 6% 내외로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6%, 아젠타는 5% 각각 높아졌다.
달러가격은 급락했다. 영국 감세안의 추가 철회 소식에 파운드화 가치가 뛰자 하락 압박을 받았다. 뉴욕주식시장이 급등한 점도 달러인덱스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1.07% 낮아진 112.10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1.18% 높아진 0.9837달러, 파운드/달러는 1.52% 오른 1.135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9% 높아진 149.04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6% 내린 7.209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1.37%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하면서 85달러대에 머물렀다. 중국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되면서 중국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5센트(0.18%) 낮아진 배럴당 85.4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센트(0.01%) 하락한 배럴당 91.62달러에 거래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18일로 예정된 3분기 경제성장률과 9월 산업생산, 9월 소매판매와 9월 도시지역 고정자산투자 발표를 모두 연기한다고 밝혔다. 19일로 예정된 주택가격 발표도 연기됐다.
■ 영국, 감세안 철회...길트 금리 폭락
영국의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17일 성명을 통해 "모든 정부에 가장 중요한 책임은 경제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처를 취하는 것"이라며 "영국의 경제 안정과 재정 규율에 대한 정부 약속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려면 영국의 재정이 중기적으로 안정된 길로 접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이를 위해 발표된 거의 모든 세금 조치를 되돌릴 것"이라며 "소득세율 인하를 취소하고 에너지 요금 상한 동결은 내년 4월 이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란은행(BOE)은 이날 국채 매입 프로그램은 종료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주 새로운 단기대출 방안을 공개함으로써 오는 11월 10일까지 연기금의 유동성 압박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국 국채 수익률이 떨어졌음에도 영국 연기금은 부족한 유동성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영국 국채를 지속적으로 매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헌트 신임 재무장관의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 철회에 초점을 둔 가운데 선물시장은 내년 5월 금리 상단이 5.25%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지난달 발표된 미니예산으로 인해서 영국 경제를 혼돈에 빠트린 데 대해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영국 금융시장이 재정건전성을 신경 쓰는 새 재무장관의 발표로 안정을 찾는 모습이었다. 급등했던 금리도 대거 되돌림됐다.
영국10년물 금리는 41.47bp 폭락한 3.9686%, 30년물 수익률은 48.07bp 급락한 4.3665%를 기록했다. 2년물 금리는 38.15bp 하락한 3.5121%, 5년물은 41.95bp 폭락한 3.9062%를 나타냈다.
■ 한은 국장들, 금리인상 지속 의지 피력
전날 오후엔 한은의 통화정책 관련 국장들이 블로그 글을 통해 금리인상 지속 필요성을 거론했다.
홍경식 통화정책 국장은 금융시장이 정리된 뒤 올린 글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홍 국장은 "그간 블로그를 통해 여러 차례 밝혔지만 지금 정책대응에 실기하여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면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정책대응이 필요하고 그만큼 성장 측면의 손실도 더 커지게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했다.
환율 급등도 우려했다. 환율 상승은 일반적으로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연결되고 환율 변동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홍 국장은 특히 "최근과 같은 환율 상승기와 고물가 하에서는 환율의 물가 전가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10월 기준금리 결정에는 환율 상승으로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된 점도 중요하게 고려됐다"고 소개했다.
한은 조사국장도 지금은 물가 안정에 정책의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보탰다.
김웅 조사국장도 블로그 글을 통해 "5% 이상의 높은 물가오름세가 지속되고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이 중요한 시점에서는 대외균형이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둬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수준(2.6%)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2.1%)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놓치 않았다.
김 국장은 "금년 및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 수준(5.2% 및 3.7%)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둔화에 따른 하방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증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한은의 '당분간' 인상...경기 둔화 속의 물가 경계
한은 조사국장은 일단 내년 성장률이 2.1%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여전히 물가에 대해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국면이며, 내년엔 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다보니 시장이 경기침체에 보다 초점을 맞추게 되면 금리가 하향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도 엿보인다.
당장 11월 금리인상폭 25bp, 50bp를 놓고 의견도 갈리는 측면이 있지만, 금리 인상이 끝지점 근처로 온 것 아니냐는 인식들도 보인다. 11월 인상, 그리고 내년 초 1번 더 올리면 대략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는 것이다.
다만 현재로선 여전히 경계감을 풀기 쉽지 않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해서 예상을 뛰어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큰 폭 금리 인상이 대기하고 있는 데다 올해 큰 피해를 입은 채권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 축소, 크레딧 채권에 대한 부담과 신용 리스크 관리 필요성 등을 감안할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이어지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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