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한은 조사국장 "국내경제는 성장세 약화되고 물가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

2022-10-18 08:06:04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17일 오후 4시 한은 조사국장의 블로그 글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

■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약화되고 물가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

우리 경제는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3/4분기중 소비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펜트업 수요[1]가 이어지면서 회복세를 지속[2]하였지만, 수출은 對中수출 둔화, IT경기 하강 등으로 증가세가 약화[3]되었다. 투자의 경우 설비투자가 반도체제조용장비 도입 증가 등으로 개선되었으나, 건설투자는 분양지연 등으로 부진을 지속하였다. 이러한 성장세 둔화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금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수준(2.6%)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2.1%)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의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에 이어 9월에도 5%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근원물가도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4%대 초반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석유류가격 오름폭이 축소되었으나 개인서비스 및 가공식품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하였다. 또한 5% 이상 상승한 품목의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등 광범위한 물가상승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금년 및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 수준(5.2% 및 3.7%)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둔화에 따른 하방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상방리스크가 증대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경상수지는 에너지수입 급증 등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면서 흑자폭이 크게 축소되었으며, 연간으로는 흑자기조를 이어나가겠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은 월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국내경제의 흐름에는 글로벌 경기상황과 함께 금리상승의 영향 및 인플레이션 향방 등이 주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둔화

지난 8월 전망 이후 글로벌 경제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무엇보다 미 연준의 긴축기조 강화로 달러화 강세가 심화되고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對유럽 가스공급이 축소되고 지정학적 긴장도 고조되면서 에너지 수급차질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경기 부진과 도시 봉쇄조치 지속으로 내수 회복이 더딘 데다 최근에는 수출증가율도 크게 둔화되었다. 이처럼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유럽, 중국의 경기가 동반 위축됨에 따라 글로벌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 금리상승이 내수둔화 요인으로 작용

국내에서도 금리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소비, 투자 등 내수 부문의 둔화가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승은 주로 부동산가격 하락과 이자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민간소비의 회복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설비 및 건설 투자도 지연되거나 제약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금리상승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저소득·한계·과다차입 가계 및 기업 등 취약부문에서 그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 대내외 여건 변화로 물가리스크가 증대

최근 경기, 환율, 유가 등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크게 변화함에 따라 향후 물가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증대되었다. 우선 글로벌 긴축기조 강화 등으로 향후 국내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물가상승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환율의 경우 최근 빠르게 높아지며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하방압력을 대체로 상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물가상승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환율 상황이 주요 산유국의 대규모 감산 등에 따른 유가 상승과 맞물릴 경우 향후 물가상승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 물가, 경기 및 대외부문 간 균형을 위해 물가안정에 우선해야

종합해 보면,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성장세가 약화되고 경상수지 흑자폭은 축소되었다. 이에 따라 물가뿐 아니라 경기, 대외부문 등 여러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좀 더 커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5% 이상의 높은 물가오름세가 지속되고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이 중요한 시점에서는 대외균형이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어야 할 것이다.

(주석)

[1] 경기침체기에 소비의 일부는 미래 소득 불확실성 증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미뤄졌다가 경기회복기에 되살아나는데, 이처럼 소비가 억눌렸다가 되살아나는 현상을 이른바 펜트업 수요(pent-up demand)라고 부른다(Mayland, 1988; Beraja and Wolf, 2021). 팬데믹 이후에는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위축되었다가 거리두기 해제 이후 되살아나는 펜트업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2] 부문별 소비의 회복경로에 대한 자세한 분석 결과는 추후 발간될 BOK이슈노트(10월중)를 참고

[3] 향후 수출 및 경상수지 여건에 대한 평가는 추후 발간될 BOK이슈노트(10월중)를 참고

[전문] 한은 조사국장 "국내경제는 성장세 약화되고 물가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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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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