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 상단에서 나선 당국 vs 금리 상단에서 고심하는 시장

2022-10-20 10:39:50

자료: 10시29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채금리 동향...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0시29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채금리 동향...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다시 금융당국에 구조요청을 보낸 뒤 당국도 망가지는 채권시장에 구원을 손길을 뻗쳤다.

지난달 하순 레고랜드 ABCP 사태, 은행채들의 민평대비 40~50bp대 기형적 채권 발행, 크레딧 채권의 냉각, PF 관련 우려 등으로 심리와 수급이 큰 타격을 입장 당국이 나설 수 밖에 없었다.

투자자들은 지속된 손실에 따른 매수 여력 약화, 북 클로우징 시즌을 앞둔 계절 요인 등으로 채권 매수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결국 이렇게 되자 최근 투자자들은 당국이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말았다는 평가들을 내놓았다.

금융위가 먼저 나설 수밖에 없었다.

■ 채권시장 구조요청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당국

금융위는 20일 아침 "강원도 PF-ABCP 관련 이슈 이후 확산되는 시장 불안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시장 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채안펀드 여유자금(1.6조원)을 통해 신속히 매입을 재개하는 동시 추가적인 캐피탈콜 실시도 즉각 준비한다고 밝혔다.

증권·카드·캐피탈 등의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으며, 일단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유동성 지원을 적극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기형적인 은행채 발행 상황을 지켜본 탓에 은행 LCR 규제비율 정상화 조치도 유예한다고 밝혔다.

규제를 되돌리는 과정에서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결국 유동성 규제를 다시 일부 완화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부동산 PF와 관련해선 시장불안이 과도하게 확산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 '제2의 강원도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PF와 관련해서도 필요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조속히 마련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 금리 상단에서 나선 당국 vs 변동성 속 금리 하향 안정 기대

전날 국고10년 금리는 연중 고점을 뚫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구간 금리들도 고점을 향해 올라왔다. 결국 9월 하순 금리 고점 당시의 상단으로 올라온 것이다. 당국 입장에선 금리 박스 상단을 지켜준다는 시그널을 주기 좋은 시기였다는 평가도 보였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리 박스 상단에서 당국이 나섰다. 때 맞춰 당국이 나서면서 금리 상단은 확실히 지켜주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모양새"라고 해석했다.

이 딜러는 "필요한 조치들이 계속 나오면서 시장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드는 초입이 아닌가 판단된다. 물론 중간중간 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크레딧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전날 통안3년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전반적인 수급이 계속 나빠지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한은, 금융위 등 당국이 일단 적극적인 플레이어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상황"이라고 했다.

■ 금리 상단에서 나선 당국 vs 시장 안정 한계 감안하는 시장

채권투자자들은 추가적인 당국의 조치를 예상하면서도 대내외 환경이 여전히 좋지 않아 시장 안정을 확신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장이 흔들릴 때만다 당국이 나설 수 있다고 보면서도 환경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C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한은, 금융위가 추가적인 조치는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이게 시장 안정을 담보하지는 못할 것이란 평가들도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조만간 FOMC가 75bp를 다시 올리게 된다. 시장이 불안해 한은이 25bp 인상에 그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연 그럴지는 모르겠다. 한은이 안정 조치를 위해 임시 금통위를 열 것이란 말도 하지만, 이것도 좀 오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중개인은 미국이 몇 차례 더 강도 높은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시장 불안을 이유로 인상폭을 적게 간다면, 또 다른 위험을 배태하는 행위라고 해석했다.

여전히 특수은행채마저 상당히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금2년이 민평보다 40bp 이상 높은 5.4%대의 금리로 채권 살 사람을 찾는 모습이다.

아울러 부동산 PF에 대한 두려움 등도 가시지 않고 있다.

D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안정책이 나오는 점은 평가한다"면서 "하지만 부동산 관련 문제들이 해결되기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금융위 발표만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란 시각들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출처: 금융위
출처: 금융위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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