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24일 감사원이 세입예산 추계 실태 감사보고서에서 국채, 국고채 등의 용어 혼선과 수치 오류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감사원의 ‘세입예산 추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와 기획재정부의 ‘연도별 국고채 발행계획 및 실적’자료를 대조한 결과 국채와 국고채, 적자국채 등 용어 혼동과 수조원 규모의 수치 오류를 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감사원은 기재부의 자료를 재구성한 ‘연도별 국채 발행계획 및 실적’통계를 제시하며 2021년 국채 발행 실적은 186조3,000억원이고 국고채 발행 실적은 96조2,000억원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진선미 의원이 기재부로부터 제출받은 확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고채 발행 실적은 180조5,000억원으로 감사원의 감사보고서 상의 수치와 84조3,000억원 규모로 차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오차는 감사원이 국채와 국고채를 혼동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채는 공공목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거나 상환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국고채권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국민주택채권, 재정증권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국고채는 국가의 재정정책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국채법을 근거로 공공자금관리기금의 부담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국채를 구성하는 하나의 채권이다.
감사원이 단순하게 국고채를 국채로 혼동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더 큰 문제는 발행 실적 상 수치의 오류라고 했다.
진 의원은 "두 기관의 자료를 대조하면 2021년 국고채 발행 실적 사이에는 5조8,000억원에 달하는 격차가 나타났다"며 "증감액 통계에서도 오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국채 순증 실적이 2020년 115조2000억원, 2021년 120조6000억원으로 표기하여 실제 5조4000억원 증가했음에도 전년(2020년) 대비 증감액을 '△2.0조원'라고 분석했다고 했다.
국고채와 적자국채도 혼동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국고채 발행 실적과 관련해 2019년 34조3000억원, 2020년 104조원, 2021년 96조2000억원이라고 밝혔지만, 기재부는 확인자료에서 적자국채 발행 실적이 2019년 34조3000억원, 2020년 102조8000억원, 2021년 88조2000억원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감사원이 적자국채를 국고채로 단순 혼동하여 표기했다 하더라도 두 기관 자료의 발행실적 차이는 2021년에 8조원에 달한다"며 "2020년 발행실적에는 1조2,000억원의 오차가 확인된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따라서 "이와 같은 감사 실태를 볼 때 감사원의 비전문성으로 부정확한 정책감사가 이루어질 우려가 크다"며 "정부의 세수 추계 오류를 따져본다던 감사원이 정작 기본적 수치와 용어에서 심각한 오류를 드러낸 것이 그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감사원은 올해 53조원 및 지난해 61조원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지난달 9월 기재부의 ‘세입예산 추계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감사원은 국고채를 필요 이상으로 발행하게 돼 1,415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했다며 재정당국의 세수 추계 오류를 지적한 바 있다"고 상기했다.
진 의원은 용어 표기의 적정성과 통계 수치 오차에 대해 감사원은 "기재부가 제출한 각 현황자료의 수치상에 단수 차이 및 오탈자 등이 있을 수 있다. 일관된 감사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감사원의 통계적 증거 기반 훼손을 비롯해 수감기관인 기재부의 허술한 감사 대응까지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세입예산 추계 감사를 규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감사원의 정책감사 기능에 대한 질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감사의 범위를 기관의 운영과 비리문제 등으로 엄격히 제한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