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한은 연속 빅스텝은 어려워져...금통위 대책 주목

2022-10-27 07:53:03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국채선물 가격은 27일 대외 금리 급락 영향으로 상승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금리가 이틀간 20bp 넘게 속락했으며,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적은 50bp만 올렸다.

국내 통화당국도 신용 위기 상황을 맞이한 만큼 11월 금리결정회의에선 50bp보다 25bp 인상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늘은 금통위가 열린다.

한은은 적격담보 확대 등 시장안정조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CP 등을 사주는 SPV에 대해선 부정적이지만, 향후 신용경색 진정 여부를 보면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 美10년 금리 4%로 하락

미국채 금리는 연이틀 장기물 위주로 급락했다. 나스닥 하락 속에 연준의 긴축 속도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미국에선 계속해서 주택시장 둔화 지표가 나와 관심을 끌었으며, 캐나다가 예상보다 적은 폭으로 금리를 올린 것도 영향을 줬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9.72bp 하락한 4.003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2.02bp 떨어진 4.1406%를 기록했다. 미국채2년물은 4.15bp 하락한 4.4163%, 국채5년물은 7.11bp 떨어진 4.1881%를 나타냈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는 급감했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9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대비 10.9% 줄어든 60만 3000호(계절조정 기준, 연율)를 기록했다. 예상치는 58만 호 수준이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작은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3.75%로 50bp 올렸다. 시장의 다수는 75bp 금리인상을 예상한 바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주택활동 후퇴와 가계·기업지출 약화 등 최근 금리인상 영향이 금리에 민감한 경제영역에서 분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뉴욕 주가지수 나스닥 위주로 하락

뉴욕 주가지수는 알파벳 등 대형 기술주 실적 악재 소식에 하락했다. 장 초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 캐나다의 예상보다 적은 폭의 금리 인상 등이 우호적으로 작용하기도 했으나 기술 대형주 실적 악재 소식에 하락 전환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37포인트(0.01%) 오른 31,839.11에 장을 마치며 4일 연속 올랐다. S&P500은 28.51포인트(0.74%) 하락한 3,830.60, 나스닥은 228.12포인트(2.04%) 낮아진 10,970.99를 나타냈다. 두 지수는 4일 만에 반락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5개가 약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4.8%, 정보기술주는 2.2%, 재량소비재주는 1.1% 낮아졌다. 반면 에너지주는 1.4%, 헬스케어주는 1.1% 높아졌다.

개별 종목 중 지난 3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하회한 알파벳이 9% 급락했다. 매출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마이크로소프트도 8% 낮아졌다. 메타와 애플 역시 5.6% 및 2% 각각 하락했다. 반면 테슬라는 1% 올랐다.

달러가격은 1% 넘게 속락했다. 연준의 긴축 둔화 기대에 한층 힘이 실린 탓이다. 캐나다가 예상보다 작은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점, 주택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점 등이 주목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1.12% 낮아진 109.7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1.16% 높아진 1.0084달러, 파운드/달러는 1.36% 오른 1.162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07% 내린 146.3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1.6% 하락한 7.197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1.53%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2주만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줄어든 데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2.59달러(3.04%) 오른 배럴당 87.91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17달러(2.32%) 상승한 배럴당 95.69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전주보다 147만 8000배럴 줄었다. 예상치는 90만 배럴 감소였다. 전체 원유재고는 258만 8000 배럴 늘었다. 예상치는 60만 배럴 증가였다.

■ 캐나다 인상폭과 한은의 25bp 인상 기대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기준금리를 3.75%로 50bp 올렸다. 시장 다수는 75bp 금리인상을 예상한 바 있다.

캐나다 기준금리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올들어 6차례 연속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BOC는 성명에서 "주택활동 후퇴와 가계·기업지출 약화 등 최근 금리인상 영향이 금리에 민감한 경제영역에서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캐나다 CPI는 전년대비로 6.9% 상승해 6월(8.1%)보다는 상승폭이 둔화했다. 이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BOC는 현재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을 2%로 두고 있으며 2024년 연말쯤이 되서야 목표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BOC는 "근원CPI를 보면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하고 있다는 증거를 아직까지 확인할 수가 없다"면서 경계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티프 매클럼 BOC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긴축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마무리에 가까워지고는 있지만 끝이 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총재는 "정책 금리는 추가적으로 인상될 필요가 있다. 향후 결정은 경제가 현재 금리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며 "BOC는 충분한 긴축 없이 인플레 고착을 용인할 지, 고강도 긴축을 진행해 노동시장에 역효과를 내겠지만 디레버리지를 지속 추진할 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했다.

그는 "높은 금리가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을 주의깊게 평가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인플레이션은 우리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이러한 가격 상방 압력을 특히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도 금리인상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호주, 캐나다 등이 금리인상폭을 시장 예상보다 낮게 가져간 가운데 국내도 11월엔 25bp만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에선 한국의 연속 50bp 인상을 예상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채권시장이 홍역을 겪고 있는 데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레고랜드 뿐만 아니라 전국 도처에 위험한 부동산PF 사업단지들이 있어 충격을 가할 수 있는 과도한 인상폭은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인식도 강해졌다.

지난 일요일 당국이 50조원 대책을 내놓고 추가적인 대책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빅스텝을 연속적으로 밟을 확률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 금통위 대응책 주목

이날은 한국은행 금통위가 열린다.

일단 한은은 적격담보증권 대상에 은행채, 공공기관채 등을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감 등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해 이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상화 경로를 밟고 있던 조치 일부의 속도조절을 하거나 다시 꺼낼 수 있다.

예컨대 은행들의 차액결제담보비율을 일단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있으며, 공개시장조작대상 증권의 확대 등을 내놓을 수 있다.

최근 신용시장이 워낙 어려운 상황에서 한전채, 은행채 등이 발행되면서 다른 채권들을 구축해 버리는 양상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이 우량채 일부를 담보로 받아주면서 은행 자금 사정에 숨통을 틔워주는 정책을 펼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국채 등 안전채권과 신용채들이 따로 놀 수 밖에 없다. 일단 크레딧 스프레드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신용 경색을 돌파하기 위한 조치들은 불가피하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기대한 회사채·CP 매입용 SPV, 무제한 RP, 금융안정특별제도 등은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조치들이다.

한은은 일단 코로나19 사태 때 선보였던 정책들 중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안정책들은 재가동하면서 크레딧 크런치 상황 돌파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상황 개선 여부를 점검하면서 추가적인 대응 등을 고심할 듯하다.

한편 이날은 개장전 한국은행이 3분기 GDP도 내놓는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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