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준 피벗 기대감 이번에는...

2022-10-31 11:32:28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이번주 11월 FOMC 회의의 관심은 12월 이후의 금리인상 강도다.

이번주 11월 1~2일 회의에선 기준금리 75bp 인상 전망이 대세인 가운데 연준이 12월부터 금리 인상 강도나 횟수와 관련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지 여부가 관심을 끈다.

연준은 지난 3월 정책금리 인상을 시작해 현재까지 300bp나 올린 상태다. 특히 지난 6월, 7월, 9월엔 75bp를 인상해 정책금리를 3.00~3.25%까지 올려놓았다.

일단 연준은 이번주 75bp 인상을 통해 정책금리는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3.75~4.00%로 올려놓을 듯하다.

시장의 관심은 12월부터 금리 강도를 줄일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할지 등이다.

■ FOMC, 변화 앞두고 있다면...소수의견이나 파월 스탠스 변화 나타날 가능성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변화가 예상될 때는 소수의견이 나오곤 한다.

이번 주 FOMC의 75bp 인상 전망이 대세지만,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향후 긴축 강도 약화의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

연준은 7월과 9월 회의의 금리인상시 만장일치로 75bp 인상을 단행한 바 있어 4번째 자이언트스텝에서 반대자가 나올지 주목을 끈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경제 성장률 둔화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물가 고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이런 시각에 동의해 주면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 의지를 비칠지가 관건이다.

시장은 이번주 75bp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12월엔 50bp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CME 페드 와치툴은 12월 FOMC의 50bp 인상 가능성을 47% 정도로 보고 있다. 이는 75bp 인상 전망 45%보다 약간 높은 것이다.

특히 11월 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에 접어들기 전 일부 연준 인사들이 속도조절 가능성을 비친 것은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블랙아웃 기간 진입 전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을 멈추고 관망하는 전략의 이점을 설파했으며,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빠른 금리 상승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는 것을 피해야 한다면서 긴축 강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 물가 만만치 않은데 과연...

하지만 시장의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가 번번이 좌절을 맛 봤기 때문에 이번엔 과연 다를지 자신하기 만만치 않다.

계속해서 물가 상승률 둔화 여부가 관건인 상황이다. 아직 여러 주요국들의 물가 상승률은 예상을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금요일엔 독일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10.4% 뛰면서 예상치(10.1%)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분트채 10년물 금리 13.81bp 뛴 2.0957%를 기록하면서 재차 2% 위로 올라갔다. 유럽 맹주국의 물가지표에 놀라 미국채10년물 금리도 9.25bp 뛴 4.0143%으로 재차 4%를 넘었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근원 PCE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가파르다"면서 "9월 근원 PCE 물가의 상승률은 MoM +0.5%이었다. 9월 FOMC 이후 연준이 제시한 2022년 근원 PCE 물가 상승률 YoY +4.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3개월 동안 근원 PCE 물가 MoM +0.28%를 유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9월 FOMC 이후 현재까지 물가는 연준의 예상 경로 위에 있다. 클리블랜드에서 추정하는 10월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10월말 MoM +0.41%에 달한다"면서 시장의 피벗 기대가 이번에도 제대로 먹히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아울러 미국 물가 레벨 자체가 높아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은 불가피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기간이나 기준금리가 고원(高原)에서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더 높은(Higher) 기준금리가 더 오랜기간(for longer) 이어질 수 있다는 상황이라는 관점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하지만 연준 내 경기에 대한 걱정이 커진 데다 일부 연준맨들의 이탈(?) 가능성이 엿보인 만큼 변화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경기 상황이 좋았던 미국이 계속해서 강도높은 긴축으로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도 보인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은 국내외 금리의 중장기 고점이 다가오고 있는 중"이라며 "미국 중간선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 연구원은 "이번에 공화당이 상원까지 차지한다면 강력한 재정긴축과 부채한도 협상, 정부 셧다운 논의가 연말을 뜨겁게 달굴 수 있다"며 "이는 전세계에서 그나마 덜 나쁜 미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가스와 원유 수출을 바탕으로 한 순수출 효과를 감안한다면 실제 성장세는 1% 초반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인상 강도가 환율 등에 영향을 미쳐 한은의 통화정책방향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변화를 주목하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지금 글로벌 경기 둔화는 기정사실이고 인플레 고점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며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 의지가 확인되면 환율 부담이 줄어 채권, 주식 모두 우군을 얻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독일 물가에서 확인했듯이 계속해서 주요국 물가가 생각 만큼 둔화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파월이 얼마나 태도 변화를 보일지 현재로선 애매하다"고 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준 피벗 기대감 이번에는...

자료: 신한투자증권
자료: 신한투자증권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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