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금통위원들의 대립된 관점

2022-11-02 07:57:24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일 FOMC 결과를 대기하는 가운데 물가 지표와 한국은행 회의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금리 재상승 등이 부담이지만 금융당국의 채권시장 안정 의지도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재료들이 충돌하고 있다.

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는 한은의 긴축 강도 약화 기대로 연결됐지만, 미국의 예상보다 양호한 지표 등은 연준 긴축 속도조절에 대한 의구심도 키웠다.

최근 국내의 산업동향, 수출 지표 등은 경기 둔화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최근 호주 RBA가 기준금리를 25bp씩 조절하는 모습은 각국별 통화정책 강도 차별화 가능성에 대한 힘을 실어주는 측면도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오픈된 10월 금통위 의사록에선 물가, 환율, 경기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대비되는 관점도 공개됐다.

■ 美금리 완연한 플래트닝

1일 미국채 시장에선 단중기 금리가 오르고, 30년 금리가 속락했다. FOMC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일드 커브가 또렷한 플래트닝을 나타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80bp 하락한 4.043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0.47bp 급락한 4.094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7.06bp 뛴 4.5529%, 국채5년물은 4.93bp 오른 4.2775%를 나타냈다.

경제지표들이 예상치를 웃돌았다. 특히 예상과 달리 증가한 구인규모 지표가 특히 주목을 받아 긴축에 힘을 실어줬다.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미국의 9월 기업 구인건수는 1,070만 건으로 전월 1,030만 건보다 늘었다. 이는 예상치인 980만 건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미국의 10월 제조업 지수는 예상치를 상회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로 전월대비 0.7포인트 낮아졌다. 예상치는 50.0 수준이었다.

주식시장은 예상을 웃돈 경제지표들이 긴축 우려를 강화시키자 3일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 고용 관련 데이터들이 이번주에 이은 12월의 강도 높은 긴축에 힘을 실어줬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9.75포인트(0.24%) 하락한 32,653.20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5.88포인트(0.41%) 낮아진 3,856.10,나스닥은 97.30포인트(0.89%) 내린 10,890.8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6개가 약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1.8%, 재량소비재주는 1.4%, 정보기술주는 0.9% 각각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1%, 금융주는 0.4%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우버가 12% 급등했다. 예상치를 웃돈 분기 매출과 4분기 실적 전망 기대가 호재로 반영됐다. 화이자도 3% 높아졌다. 3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와 연간 전망치 상향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연간 전망치를 낮춘 일라이릴리는 2%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4일 연속 올랐다. 경제 지표 호조에 따른 연준 긴축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장 초반의 달러가격 하락세가 강보합으로 반전된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03% 높아진 111.5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7% 낮아진 0.9876달러, 파운드/달러는 0.15% 오른 1.148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35% 내린 148.2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9% 하락한 7.308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06%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공급 불안 속에 3일만에 반등했다. 이란의 사우디 공격 우려, 중국 경제 재개방 기대감 등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84달러(2.13%) 오른 배럴당 88.37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84달러(1.98%) 상승한 배럴당 94.65달러에 거래됐다.

이란은 지난 9월 이후 내부 관심을 돌리기 위해 사우디와 이라크 공격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사우디와 미군이 주둔한 지역 등은 군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 RBA의 25bp 인상, 한국의 긴축 강도 조절 가능성

호주 중앙은행(RBA)은 1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2.8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이었던 25bp 인상에 부합한 결과다.

RBA는 지난 5월 25bp 인상을 시작으로 6월, 7월, 8월, 9월 각각 50bp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10월과 11월 각각 25bp를 인상해 최근 7차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총 275bp를 인상했다.

RBA는 성명서에서 "향후 추가적으로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다. 인상 폭과 시기는 경제지표, 물가 및 노동시장 전망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는 지난 9월까지 CPI가 전년 동기보다 7.3% 상승했다. 이는 3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RBA는 "향후 수개월동안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말 8% 전후에서 CPI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중앙은행들이 여전히 긴축 경계감을 풀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특히 지난 9월 호주 실업률은 3.5%로 최근 5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이 악화된 상황이며, 각국 중앙은행들은 향후 성장률 둔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호주의 금리 인상 강도를 보면서 한은 역시 인상 강도 조절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데다 최근엔 신용 경색까지 오면서 채권시장이 큰 곤역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 2명의 소수의견이 있었던 10월 금리결정회의...그리고 물가 지표 발표

지난 10월 금통위에선 2명의 금통위원이 50bp 인상에 반대한 바 있다.

당시 회의에서 의장(총재)을 제외하고 50bp:25bp 인상 의견이 4:2로 제시된 가운데 정책에 대한 관점은 구분됐다.

빅스텝을 주장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고물가, 고환율에 초점을 둔 반면 주상영·신성환 위원은 성장률 둔화 등에 상대적으로 좀더 비중을 뒀다.

소수의견자 두 사람 중 한 명은 "중기적 시계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을 2% 내외로 안정시키기 위한 기준금리의 상단은 3%대 초반"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지금 기준금리가 3%인 가운데 일부 위원은 금리 추가 인상 룸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제 금통위원들은 고물가에 대응한 금리인상 기조가 여전히 적절하지만, 향후 금리인상 폭과 강도에 대해서는 대내외 여건을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10월 12일 금통위 당일 이창용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를 고려해 금리인상 기조률 유지하되 인상 폭은 다른 많은 요인들과 이로 인한 영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은 개장전 소비자물가가 발표된다.

또 한국은행은 이날 아침 시장상황 점검회의, 물가 점검회의를 연다.

한편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28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10월 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당초 경계감 가졌던 수준보다는 낮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언지를 준 바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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