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2일 "3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주식시장 업종간 승패의 윤곽이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유준 연구원은 "올해 7월 이후부터 EPS 하향 속도가 빨라졌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서 업종 구성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올해 3분기 실적부터 긴축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다고 밝혔다.
내년 이익 전망치 조정도 이뤄지면서 승자와 패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봤다.
현재는 2차전지(IT가전)가 승자로 거듭났고 반도체도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내년 이익에 대한 전망이 중요해진다.
최 연구원은 특히 "성장주에 있어서는 내년 이익 회복 강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사례처럼 이익 회복 탄력이 크다면 긴축 노이즈가 해소된 구간에서 프리미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승자와 패자
KOSPI 12개월 선행 EPS는 2021년 7월말 이후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하방 재료의 성격은 지속된 인플레로 인한 원가 부담에서 긴축 부담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EPS 하향 속도는 올해 7월 들어서 빨라졌다. 현재 12개월 선행 EPS는 정점 대비 25% 하향 조정됐다. 경로는 2018~2019년 미-중 무역분쟁 구간과 유사한 흐름이다.
최 연구원은 "이 시기에는 정점으로부터 86주가 지나고 EPS 저점을 확인했다. 현재 상황에 무역분쟁 시기의 경로를 적용하면 2023년 1분기 말엽 EPS 저점에 도달한다"며 "아직 긴축 경로와 향후 침체 깊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EPS 저점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역실적장세 기간이 과거 다른 사례보다 길게 전개된다는 것은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KOSPI의 본격적 추세 반전은 인플레 정점 통과 여부에 달렸다. 이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며 "현재는 업종 간의 서열을 비롯한 색깔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가와 이익이 동반 하락하는 구간에서 업종간 색깔 변화는 극명하게 나타난다"며 "현재 변화 양상을 통해서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견조할 수 있는 업종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풍파를 겪으면 업종 구성 변화가 나타난다.
최 연구원은 주도주라고 할 수 있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중 무역분쟁 구간을 지나면서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군에서 바이오, 지주사, 금융의 비중이 축소되고 자동차, 반도체, 소비재 비중이 확대됐다. 바이오 열풍이 식고 경기 둔화로 금리 인하가 단행됐던 영향이다. 반도체는 업황 바닥 통과 기대감이 작용했고 자동차는 신차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나타났다.
이번 국면에서 업종 구성 변화는 더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팬데믹 랠리 후반부까지 이끌었던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등 IT 섹터의 영향력은 크게 감소했다. 그 빈자리를 2차전지와 금융, 바이오가 채웠다.
2차전지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효과가 크지만 밸류체인 전반 실적 호조로 삼성SDI, 포스코케미칼의 영향력도 높아졌다.
바이오는 앞서 주가 조정을 받았고 이익 전망치 하향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금융은 낮은 밸류에이션을 바탕으로 긴축 국면에서 성장주 대비 아웃퍼폼했다.
최 연구원은 "역실적장세 초중반부에는 KOSPI 대비 업종 간 상대강도 흐름은 뒤죽박죽"이라며 "승자와 패자는 이익 하향 속도가 빨라지는 구간에서 갈린다"고 밝혔다.
힘든 구간에서의 승자는 추세 반전 구간에서도 주도주로 자리잡는다. 무역분쟁 구간에서 팬데믹 직전까지 반도체와 자동차의 아웃퍼폼이 이어졌다. 은행, 건강관리, 철강 등 시가총액 상위에서 밀려났던 업종의 언더퍼폼 구간은 지속됐다.
이익 흐름이 무난했던 업종보다는 이익 하향폭이 컸어도 회복 탄력성이 큰 업종이 주도 업종으로 나타났다. 해당 구간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였다. 특히 반도체는 이익에 대한 선행성이 강해 이익 하향 속도가 줄어들면서부터 지수 대비 아웃퍼폼했다. 은행과 건강관리는 이익 흐름과 성과가 상이했다.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졌고 바이오 업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물론 예외적인 상황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