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글로벌 달러 급락
2022-11-07 08:10:33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7일 글로벌 달러 급락, 외국인 매매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은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나은 신규고용 수치를 보였지만, 실업률은 전망보다 높게 나왔다. 임금 상승률은 일단 추가로 더 높아지는 데 한계를 보였다.
연준 내에서 12월 75bp 인상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코멘트도 나왔다. 연준의 4회 연속 75bp 인상 뒤 12월엔 인상폭이 50bp 정도로 조절되지 않을까 하는 인식이 커져 미국채 시장에서 단중기 위주로 금리가 빠졌다.
특히 달러값 급락이 주목을 끌었다. 위험선호와 차익매물 속에 달러인덱스는 지난 금요일 하루만에 2% 가까이 급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전주 후반 뉴욕 지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 달러값 급락 등은 한국물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유가는 급반등하면서 다시 90불대에 진입해 물가 우려도 재차 키울 수 있다.
■ 美금리 단중기 위주 하락...달러값 급락
미국채 금리는 단중기 구간 위주로 하락했다. 12월 금리인상폭 둔화 예상 등으로 단중기 구간이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주가 반등 등으로 장기 금리는 올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94bp 오른 4.161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6.52bp 상승한 4.2506%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66bp 하락한 4.6877%, 국채5년물은 4.04bp 떨어진 4.3326%를 기록했다.
고용지표에선 헤드라인 수치가 양호하게 나왔으나 실업률은 예상보다 더 올랐다. 시간당 임금은 전월비 수치가 예상을 높았으나 전년비로는 전망에 부합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26만 1000명 늘었다. 예상치는 20만 5000명 증가였다. 10월 실업률은 전월 3.5%에서 3.7%로 높아졌다. 예상치는 3.6% 수준이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3%에서 62.2%로 낮아졌다. 지난 10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대비 0.4% 올라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전년대비로는 4.7% 상승해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월에는 0.3%, 5% 각각 오른 바 있다.
뉴욕 주가지수는 최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 중국 방역조치 완화 기대, 전년대비 임금상승률 둔화 등으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01.97포인트(1.26%) 오른 32,403.22, S&P500은 50.66포인트(1.36%) 상승한 3,770.55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32.31포인트(1.28%) 높아진 10,475.2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가 일제히 강해졌다. 소재주가 3.4%, 금융주는 1.9%, 통신서비스주는 1.8%, 정보기술주는 1.7%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알파벳이 3.8%, 마이크로소프트는 3.3%, 메타는 2.1%, 아마존은 1.9% 각각 높아졌다. 나스닥 골든드래곤 차이나지수(미국 상장 중국 ADR로 구성)는 9% 급등했다. 알리바바는 7% 뛰었다.
국제유가는 급등하면서 9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중국 코로나19 관련 방역 완화 기대감 등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4.44달러(5.04%) 오른 배럴당 92.61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3.90달러(4.12%) 높아진 배럴당 98.57달러에 거래됐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를 유입시킨 항공사에 대한 처벌 규정 폐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중국 당국이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중국 내 거주 외국인에게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언론은 시진핑 중국 주석이 독일 총리에게 "코로나 예방 등을 위해 독일과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 美고용,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에 다소간 힘 실어줘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은 26만 1000명 증가해 전망치인 20만명대 초반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실업률이 3.7%로 전달(3.5%)을 상회한 데다 전년비 시간당 평균임금 증가율이 4.7%로 전달(5.0%) 수준을 밑돌자 금리 인상 강도 조절 필요성이 언급됐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은 "필요 이상으로 긴축적인 통화정책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75bp 인상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12월 금리 인상폭은 75bp 보다 낮을 수 있다"면서 고용지표가 안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상황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금리인상 속도를 낮추는 데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있었다.
토마스 바긴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인상 속도를 늦출 경우 최종금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면서 10월 고용은 예상 수준이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아무튼 시장에선 고용지표가 금리인상 강도를 낮출 필요성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좀더 많은 편이었다.
특히 최근 기업들 쪽에서 속속 해고 계획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전년비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자 임금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고점에 올라오지 않았나 하는 평가가 늘었다.
■ 글로벌 달러 급락 영향 주시
지난 주말 달러인덱스가 7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연일 달러값이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매수, 주가 상승 반전에 따른 위험선호 등이 수년래 최대폭의 달러 급락으로 이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1.9% 낮아진 110.75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2.2% 뛴 0.996달러, 파운드/달러는 1.9% 점프한 1.13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1% 내린 146.6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2.1% 하락한 7.1753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3%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9월 달러/원이 1,400원대로 올라온 뒤엔 종가기준으로 1,440원선 앞에서 막혔다. 최근엔 1,420원선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원이 일방적으로 오르던 구간에선 벗어나 있는 가운데 주말 달러인덱스가 급락한 것이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403.9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가 -0.25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419.20원)보다 15.05원 하락한 셈이다.
■ 한국 인상 강도조절 기대 vs 미국 움직임 볼 때 4% 감안
10월 금통위 이후 금통위 내 세력 구도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0월 회의에서 주상영·신성환 위원이 기준금리 50bp 인상에 반대한 바 있다.
주 위원은 금통위 내 가장 도비시한 인물로 평가 받아왔다. 그런 뒤 가장 최근 금통위원에 합류한 신성환 위원도 도비시한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신 위원은 10월 금통위에서 25bp 인상을 주장한 뒤 금요일 한 세미나에선 연준이 과소 긴축의 위험을 말하지만 신흥국에선 과잉 긴축을 우려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실물경제와 인플레의 트레이드 오프가 부각될 것이며, 시장의 경제학자들은 과도한 긴축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금통위 내 여전히 인플레를 우려하는 시각이 강하지만, 최근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비둘기파들의 약진도 감안할 필요는 있다.
특히 최근 신용경색의 발생과 금융당국의 시장 지원 노력 등을 감안할 때 한국 금리인상 룸에 한계는 있을 것이란 인식들도 적지 않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시장이나 여건이 달라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견디기 힘든 상황이란 주장들이 상당하다.
다만 미국이 5%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4%대 기준금리를 감안해야 한다면서 기대감의 한계를 거론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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