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흥분한 금융시장...예상 하회한 CPI에 증권값 폭등

2022-11-11 07:57:08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1일 예상을 밑돈 미국 CPI 영향에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시장에선 안전자산, 위험자산 가릴 것 없이 증권 가격이 폭등했다. 이 여파로 국내 채권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출발할 듯하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금융시장이 한껏 흥분한 것이다.

연준의 금리인상 강도가 둔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대거 반영되는 모습이었다.

■ 美CPI 예상 하회

미국 노동부의 10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CPI는 전년대비 7.7% 올랐다. 이는 예상치 7.9% 상승을 하회하는 결과다. 전월에는 8.2% 높아진 바 있다.

10월 CPI는 전월대비로도 0.4% 상승해 예상치 0.6% 상승을 밑돌았다.

지난 10월 근원 CPI도 전년대비 6.3% 상승해 예상치(+6.5%)를 밑돌았다. 전월 상승률은 6.6% 수준이었다.

미국 10월 CPI가 예상을 밑돈 가운데 연준이 다음달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고해졌다.

미국 CPI의 전년비 7.7% 상승은 지난 1월(+7.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채권 매매자들은 근원 CPI가 상승폭을 낮춘 데에 더욱 흥분했다.

■ CPI 위력 속 금리 폭락과 주가 폭등

미국채 금리는 예상을 밑돈 물가지표 결과로 폭락했다. 10년과 2년, 5년 등의 금리가 30bp 가까이 급락하면서 레벨을 낮췄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7.93bp 폭락한 3.8172%,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1.61bp 떨어진 4.055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7.68bp 급락한 4.3195%, 국채5년물은 29.81bp 내린 3.9462%를 나타냈다.

입찰에도 많은 참여자들이 모여들었다. 210억 달러 규모 30년물 입찰 결과 응찰률은 전월 2.39배에서 2.42배로 올랐다.

채권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도 흥분했다. 나스닥이 무려 7% 넘게 폭등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201.43포인트(3.70%) 높아진 33,715.37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S&P500은 207.80포인트(5.54%) 오른 3,956.37, 나스닥은 760.97포인트(7.35%) 상승한 11,114.15를 나타냈다. 두 지수는 지난 2020년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인 것이다.

달러가격은 폭락했다. 예상을 밑돈 CPI에 금리가 폭락하자 달러값도 급전직하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2.24% 낮아진 108.0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1.78% 높아진 1.0192달러, 파운드/달러는 3.11% 오른 1.171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3.50% 급락한 141.2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1.61% 하락한 7.156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2.77%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는 4일만에 반등하면서 86달러대로 올라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 위험선호 무드가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64센트(0.75%) 오른 배럴당 86.47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02달러(1.1%) 상승한 배럴당 93.67달러에 거래됐다.

■ 경기 비관론 군불 땐 경제수장

전날 국회 예결위에서 한국경제 수장은 강도높은 경기 비관론을 설파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0일 "경제 상황이 앞으로 단기간 내에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며 "워낙 세계 경제가 안 좋고 기업 등 각 부분이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6개월간의 새정부 경제정책을 평가해 보라는 야당 의원 요구엔 평가 대신 "현재 대내외 경제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다"고 했다.

부총리는 "세계적으로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고강도 긴축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으며, 경제 상황이 전반적으로 굉장히 안 좋아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런 과정에서 일부 취약한 부분에 문제도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총리는 경제이 '굉장히' 안 좋다는 표현을 여러번 사용하면서 정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총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특히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 연속 빅스텝 더욱 어려워져

최근 시장에선 현실적으로 한은의 빅스텝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신용경색이 왔으며 한국 경제의 체력을 감안할 때 연속 빅스텝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란 관점이 강해졌다.

지금은 금리인상 사이클 후반부를 맞아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한국도 4%대 기준금리를 감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다소 변했다.

최근엔 예컨대 한국 최종금리가 3.5% 수준 정도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상승했다.

한은이 작년 8월 이후 기준금리를 250bp, 즉 3%로 올린 뒤 경제에 적지 않은 생채기가 나는 상황이어서 금리 추가 인상의 한계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 최근 급락한 환율과 국고채 금리 4% 아래에서 레벨 찾기

달러/원은 최근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전날 상승했다.

종가기준으로 보면 달러/원은 7일 18.0원, 8일 16.3원, 9일 20.1원 폭락한 뒤 10일 12.7원 뛰었다.

환율 전일 종가는 1,377.5원을 기록했다. 달러/원은 지난 10월 21일 1,439.8원까지 뛰면서 1,400원대 중반에 대한 두려움을 키웠으나 지금은 1,400원을 상당폭 밑돌고 있다.

하루하루 등락폭이 큰 가운데 다시 큰폭의 하락이 예고되고 있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349.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가 -0.45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377.50원)보다 27.30원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인덱스가 2.2% 급락한 가운데 달러/원 환율 급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환율 하락 흐름은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도 낮춘다.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50bp 인상에 환율 요인이 상당부분 작용했던 게 사실이다.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 레벨이 어느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을지 고민할 듯하다.

최근 시장에선 현실적으로 최종금리를 3.5% 수준 정도로 가정할 만한 환경이 도래해 국고3년 금리가 4% 아래에서 적정수준을 찾을 것이란 의견이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때 마침 미국 CPI가 예상을 밑돌고 대외 금리가 대폭 하락한 것이다.

미국 CPI 둔화 속에 독일 10년물 금리는 16.02bp 급락한 2.0069%, 2년물은 12.36bp 하락한 1.9882%를 기록했다. 영국 10년물은 15.89bp 하락한 3.2915%, 2년물은 13.49bp 낮아진 3.1319%로 내려갔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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