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연내 한국 25bp, 미국 50bp 추가 인상 앞두고...

2022-11-14 08:02:35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국채시장이 13일 지난 주 후반의 분위기 급전환과 가격 급등세의 반작용 사이에서 외국인 등 매매주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금융시장 분위기가 크게 바뀐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추가 강세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금요일 국고채 지표물 금리가 15~20bp씩 대거 하락한 상황에서 과도한 흐름에 대한 경계감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에선 주가가 급등 뒤 상승세를 연장했다. 미국채 시장이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휴장한 가운데 7% 넘는 폭등을 기록했던 나스닥은 2% 가까이 추가로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1.5% 넘는 급락세를 이어갔다.

■ 주가 상승, 달러가격 하락 연장

지난 금요일 뉴욕 주식시장에선 CPI 둔화 영향이 이어졌다. 여기에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조치 일부 완화 소식도 주가를 지지했다.

다우지수는 11일 전장보다 32.49포인트(0.10%) 상승한 33,747.8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6.56포인트(0.92%) 오른 3,992.93, 나스닥은 209.18포인트(1.88%) 높아진 11,323.33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3.1%, 통신서비스와 재량소비재주는 2.5%씩 각각 높아졌다. 반면 헬스케어주는 1.3%, 유틸리티주는 1.1% 낮아졌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2.8%, 알파벳은 2.6% 각각 상승했다. 애플은 1.9%, 마이크로소프트는 1.7% 각각 올랐다.

달러가격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른 긴축속도 둔화 기대, 중국 방역조치 완화 소식이 주목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1.7% 낮아진 106.3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1.4% 오른 1.0356달러, 파운드/달러는 1.1% 높아진 1.18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6% 내린 138.66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9% 하락한 7.089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1.33%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달러 급락 속에 방역규제 완화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2.49달러(2.9%) 오른 배럴당 88.9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32달러(2.48%) 상승한 배럴당 95.99달러에 거래됐다.

중국은 해외 입국자의 시설 격리 기간을 2일 단축한다고 밝혔다. 총 격리 일수가 10일에서 8일로 줄어드는 것이다. 확진자가 나온 항공편에 대한 일시 운항 정지 규정도 철회하기로 했다.

■ 폭락한 달러/원

지난 금요일 달러/원은 전장 대비로 59.1원 내린 1318.4원을 기록했다. 갭하락 개장가인 1347.5원보다 29.1원 더 내려와 장중 강력한 하락 압력이 이어졌다.

달러/원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17일(1310.3원) 이후 약 3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하락폭 59.1원은 하루 기준으로 2009년 4월 30일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예상을 밑돈 미국 CPI 영향에 시장이 흥분한 것이다.

환율 낙폭이 컸던 데엔 외환당국의 추가 조치 언급 영향도 컸다.

국회 예결위에서 추경호 부총리가 "환율과 관련해 기관투자자 환 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계획을조정 할 것이며, 달러 수요를 완화하고 달러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한 영향이 작용했다.

경제수장이 외환수급 안정을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며,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한 데 영향을 받은 것이다.

달러가 큰폭의 약세로 전환하면서 주가도 더욱 탄력을 받았다. 코스피지수는 80.93p(3.37%) 뛴 2,483.16까지 올랐다. 코스닥은 23.44p(3.31%) 급등한 731.22를 기록했다.

미국 CPI 예상 하회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아시아 주가 전반이 큰폭으로 뛴 것이다. 특히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7,053억원, 기관이 9,914억원 순매수하면서 분위기를 견인했다.

■ 미국 경기심리 둔화 속 환율 흐름 주목

주말 달러인덱스가 좀더 하락한 영향으로 달러/원은 추가 하락룸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규제 일부 완화 소식이 나온 뒤 미국에선 11월 소비심리지수가 둔화됐다. 물가에 이어 경기 심리 관련 지표가 연준 긴축 속도조절에 다시 힘을 실어준 것이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11월 소비심리지수 잠정치는 54.7로 전월 59.9에서 5.2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시장 예상치는 59.5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지난 7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는 지난 6월 50.0을 기록한 후 4개월 연속 오르면서 10월(59.9)엔 거의 60까지 오른 뒤 5개월만에 하락전환한 것이다.

현재 경제상태지수 잠정치는 57.8로 전월보다 11.9포인트나 낮아졌다. 향후 6개월 기대치를 보여주는 소비자기대지수는 52.7로 전월보다 6.2포인트 하락했다.

급등한 물가과 금리로 실질 구매력이 낮아지고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미국 가계들의 부담이 커진 모양새다.

이런 흐름 속에 달러인덱스가 연이틀 급락했으며, NDF에서 달러/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313.95원에 최종 호가됐다.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가 -0.40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318.40원)보다 4.05원 하락했다.

금요일 과도해 보일 정도로 폭락한 달러/원이 얼마나 더 하락룸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연내 한국 25bp, 미국 50bp 추가 인상 남은 상황...과도한 기대에 대한 경계감도

미국 인플레 둔화 속에 지금은 한국은 11월 하순에 25bp, 미국은 12월에 50bp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미국, 한국 모두 긴축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한국의 경우 현재 기준금리가 3%인 상황에서 이달에 금리를 25bp 올리고 내년에 한 차례 정도 더 올리면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 강화됐다.

다만 국고채 금리 레벨이 급락한 데 따른 추가 강세룸이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들도 보인다.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국고3년은 4.033%에서 단숨에 3.834%로 20bp 가량 내려왔다. 금리 레벨은 9월 20일(3.823%) 이후 가장 낮아졌다.

국고3년 금리는 9월 22일(4.104%) 이후 줄곧 4%대를 기록했으나 미국 CPI 위세에 단숨에 레벨을 바꾼 셈이다.

국고5년과 국고10년은 모두 3.894%로 하락해 4%를 상당폭 하회했다.

금리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데엔 그간 롱 포지션이 엷었던 데 따른 효과가 컸다는 진단도 많았다.

아울러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3.5~3.75% 수준을 반영하는 등 너무 빠르게 내려온 데 따른 레벨 부담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여전히 '긴축 기조 유지를 통한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밝힌 가운데 미국에서도 시장의 지나친 흥분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옐런 재무장관은 11일 "근원 CPI가 예상을 훨씬 밑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거 관련한 물가는 여전히 높았다"면서 "CPI 상승률 둔화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저작권자 © 장태민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많이 본 뉴스

Memory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