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 14일 은행지주이사회의장 간담회 금감원장 모두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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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14.(월)
은행연합회 16F 뱅커스클럽
안녕하십니까? 금융감독원 원장 이복현입니다.
바쁘신 일정 중에 귀한 시간을 내어
간담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특히, 국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축을 이루는 은행지주그룹의
이사회 의장님들을 한자리에서 뵙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최근 은행지주그룹들이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여
❶금융시장 안정, ❷실물부문 자금공급,
❸취약차주 지원을 위해
적극 노력해 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내 은행지주그룹은
IMF 외환위기 직후 설립된 이래
그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
이제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을 아우르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축이 되었습니다.
은행지주그룹이 이렇게 성장해 오기까지는
여기 계신 의장님들이 대표하는
이사회의 역할과 노력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수의 글로벌 금융그룹들과 비교해 보면
국내 은행지주그룹은
여전히 규모나 지배구조 등의 측면에서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 은행지주그룹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감독당국의 규제·감독환경 개선 노력과 더불어
지배구조의 중추인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국제기준에서도
명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이사회는
은행의 경영전략과 리스크 정책을 승인하고,
경영진이 이를 잘 집행하는지 감시하며,
건강한 조직문화와 강력한 통제환경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감독당국에서
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활동의 일환으로
이사회와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를 갖는 것도
이사회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금감원에서는
그동안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님들과
간담회를 해오고 있습니다만,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 등으로 하지 못하다
이번에 다시 개최하게 되었는데
매우 반갑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은행지주 이사회의 당면 과제에 관해
제 소견을 말씀드린 후 함께 의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➊ 위기 대응)
먼저, 심각한 경제·금융시장 상황에서도
은행지주그룹이 건전성을 확고히 유지하면서
자금중개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위기대응전략을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현재로서는 건전성과 영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高금리·高환율·高물가로 인한
경제·금융시장의 충격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내년 이후에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시기에는
은행지주그룹이 위기 상황에서도
충분한 손실흡수능력과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❶대손충당금 적립, ❷자본관리, ❸자금 조달·운영 전략을
신중하고 세심하게 수립·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지주그룹’의 경우에는
자체 경영정상화 계획(recovery plan)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미리 점검, 보완해 놓을 필요도 있겠습니다.
(➋ 디지털화 및 기후 변화 대응)
다음으로 디지털화 및 기후 변화라는 새로운 금융환경에서
은행지주그룹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경영전략적 차원에서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참고로 유럽 감독당국은 디지털 전환 및 기후위험 관리 전략의 수립 및 시행을 이사회·경영진의 주요 역할로 보고 이행의 적정성을 평가
금융서비스의 비대면 채널 확대 및 플랫폼화,
빅테크·핀테크의 급성장 등
금융의 디지털 전환 확산과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물리적 위험 및 전이 위험) 증가 및
녹색금융 등 지속가능금융 시장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금융회사의 경우에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 가거나 손실이 커져
장기적으로 생존까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디지털화와 기후 변화는 금융회사 입장에서
위험요인이면서도 동시에 기회요인이므로
위험은 실효성 있게 관리하고,
기회는 적극적으로 포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➌ 내부통제 체계 강화)
셋째, 각종 사고 발생으로 인한
손실 및 평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은행지주그룹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은행 내부통제에 관한 국제기준도
은행의 영업활동이 적정한 통제환경*에서 이루어지도록
내부통제 체계를 갖춰야 할 책임은
이사회와 경영진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 ①조직구조(organizational structure; 핵심기능 분리 등), ②회계정책·절차(accounting policies and process; 계정 대조비교 등), ③견제·균형(checks and balances; 교차 확인, 중복서명 등), ④자산 및 투자 보호(safeguarding assets and investments; 물리적, 컴퓨터 접근 통제 등)
내부통제 체계를 경영진에만 맡겨 놓으면,
성과 우선주의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이사회의 더 적극적인 역할이 긴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금년 들어 금융권 전반에서
내부통제 미흡으로 인한 대형 금융사고가
많이 발생했는데,
앞으로 유사한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사회 차원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➍ 이사회 구성 및 경영진 선임)
마지막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이사회와 경영진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구성·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특히,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 선임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이므로,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승계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아울러, 사외이사는 특정 직군이나 그룹에
지나치게 편중되지 않게 구성함으로써
이사회의 다양성 및 전문성을
높여나가는 한편,
사외이사 임기도
특정 시기에 과도하게 겹치지 않게 하여
이사회가 안정적이면서도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나라 은행지주그룹이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과 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주도적인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독당국에서도 이를 적극 지원하고
이사회와의 소통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오늘 참석해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