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월러 vs 브레이너드
2022-11-15 07:57:09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5일 미국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강도에 대한 예상치를 낮춘 뒤 계속해서 적정 금리를 찾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남은 기간 미국 50bp, 한국 25bp 인상 전망이 대세가 된 가운데 외국인 등 매매주체들의 매매에 따른 등락을 이어갈 듯하다.
연준 내에선 월러 이사가 최근 CPI 결과에 따른 시장의 흥분에 견제구를 날렸으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둔 발언을 했다.
■ 美금리 단중기 구간 위주 상승
미국채 금리는 단중기 구간 위주로 상승했다. 하루를 쉬었던 미국채 시장은 주말 월러 연준 이사의 매파적 발언 등으로 단중기 구간 위주로 금리가 올랐다. 월러는 "금리인상 중단까지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92bp 오른 3.8564%,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53bp 떨어진 4.039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7.56bp 상승한 4.3951%, 국채5년물은 4.70bp 오른 3.9932%를 나타냈다.
최근 급등했던 뉴욕 주가는 3일만에 하락했다. 월러 이사의 매파적 발언을 곱씹어 보면서 최근 지수 급등분을 다소 반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11.16포인트(0.63%) 낮아진 33,536.70, S&P500은 35.68포인트(0.89%) 내린 3,957.25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27.11포인트(1.12%) 하락한 11,196.22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10개가 약해졌다. 부동산주가 2.7%, 재량소비재주는 1.7%, 금융주는 1.5% 각각 내렸다. 헬스케어주만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개별 종목 중 아마존이 2.3%, 마이크로소프트는 2.2%, 애플은 1% 각각 낮아졌다. 메타는 1.1% 올랐다.
달러 가격은 3일만에 반등했다. 월러의 매파적 발언과 최근 달러인덱스 급락에 따라 반작용으로 달러값이 상승한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52% 높아진 106.8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3% 낮아진 1.0330달러, 파운드/달러는 0.70% 내린 1.175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75% 오른 139.84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70% 하락한 7.042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13%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3일만에 하락했다. 유가는 최근 속등한 뒤 내년 원유 수요 둔화 전망 등으로 레벨을 조율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3.09달러(3.47%) 하락한 배럴당 85.87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85달러(2.97%) 낮아진 배럴당 93.14달러에 거래됐다.
OPEC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와 내년 전 세계 원유수요 전망치를 하향했다. 올해는 일평균 25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치를 이전보다 10만 배럴 낮춘 것이다. 내년 수요 전망치도 일평균 22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치를 이전보다 10만 배럴 하향조정한 것이다.
■ 시장 과열 경계한 월러 vs 속도조절론 인정한 브레이너드
간밤 미국의 국채, 주식값은 최근 급등에 따른 반작용, 그리고 월러 이사의 매파적 발언으로 하락했다.
반면 달러값은 최근 급락에 따른 반작용과 월러 이사의 매파적 발언에 상승했다.
하지만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발언은 월러의 매파적 발언과는 톤이 다소 달랐다.
월러가 주말 "시장이 물가지표에 과민반응했다. 인상 중단까지 갈 길이 멀다"면서 시장에 견제구를 던졌으나 연준 부의장은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라엘 브레이너드는 14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곧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편이 적절하다"는 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많은 일을 했지만, 앞으로 장기간 인플레이션을 2% 수준까지 낮추기 위해서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기조를 지속하는 등 추가적으로 할 일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연준은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고 대차대조표를 줄여 왔다"며 "금융시장 상황과 기대인플레이션 등 관련 수치를 보면 잘 안착된 상황"이라고 자평했다.
시장은 현재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본다. 시장 분위기가 매파적일 때 5연속 75bp 인상이 힘을 얻었으나 현재는 대다수가 50bp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중이다.
■ 금통위 25bp 인상 후의 정책방향 주목
최근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신용 경색으로 번진 뒤 한은 기준금리 25bp 인상에 대한 전망이 힘을 얻었다.
정부 당국이 각종 조치들을 내놓은 가운데 특히 부동산PF에 대한 우려 등도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어줬다. 정부는 지난주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도 내놓았다.
올해 들어 부동산 거래 자체가 실종됐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거래량이 뚝 떨어진 뒤 지자체들의 세수에도 비상에 걸렸다.
아울러 부동산과 연계된 내수 경기 침체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정부는 규제 완화 카드를 예정보다 일찍 끄집어낼 수 밖에 없었다.
한국과 미국 모두 긴축 속도조절을 할 수 밖에 없는 국면에 있다. 결국 한국 기준금리가 3%,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4%인 상황에서 올해 중엔 한미 금리 역전폭이 조금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11월 금통위 이후 한은이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달 회의에서 25bp 인상 뒤 다음 금리 결정은 해를 넘긴다.
■ 적정 레벨 찾기
국채 금리는 금통위가 다시 메시지를 주기 전까지 위, 아래로 등락하면서 적정 레벨을 찾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국고3년 이상 금리가 모두 3.8%대로 급락한 뒤 전날에 가파른 하락에 따른 반작용이 나타났다.
아울러 기준금리 종착역에 대한 예상과 함께 적정 레벨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신용 경색이나 미국 물가·경제지표 둔화 이후 긴축 둔화 전망엔 확실히 힘이 실린 상황이라는 시각과 현 수준의 레벨을 놓고는 다소 불편해 하는 모습이 중첩돼 있다
다수 시장 사람들이 인식하는 기준금리 3.50%나 기정사실이 된 내년 경기와 물가 둔화를 감안할 때 금리 레벨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워낙 보수적으로 대응해 온 뒤 지금은 롱이 분위기를 장악한 국면이란 평가도 보인다.
하지만 기준금리 종착역 수준을 확신할 수 없는 데다 금리가 너무 빨리 내려와 부담스럽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기준금리 최종치 3.5~3.75%를 고려할 때 현재의 금리 레벨이 크게 여유가 있다고 보기 쉽지 않다는 진단들도 나오는 것이다.
아울러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5%대까지 주고 있는 상황에서 국채 투자자가 캐피탈 게인으로 이익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투자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엿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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