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강력 숏커버 속 누워버린 美 일드커브

2022-11-17 08:13:10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국채시장이 17일 미국채 금리 급락 영향으로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12bp 이상 급락하는 등 장기구간 금리가 급속한 숏커버 여파에 크게 떨어졌다. 2년 금리가 올랐으나 중장기 구간은 금리 레벨을 낮췄다.

미국 CPI와 PPI가 연이어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을 보여준 뒤 미국 10년물 금리는 3.6%대 후반까지 내려왔다.

계속해서 정책금리 인상이 예비돼 있어 2년 금리는 4.3%대 중반으로 약간 올랐으나 긴 구간을 위주로 금리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은 진행 중이다.

국내시장에선 한은의 긴축 강도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레벨 부담이 상충하고 있다.

다수 투자자들이 최종 기준금리를 3.5% 정도로 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채금리가 상당히 빠르게 내려오자 다시 고심이 깊어졌다.

■ 美 일드커브 급속한 플래트닝

미국채 시장에선 완연한 일드 커브 플래트닝이 나타났다. 숏 커버 여파에 장기 구간 금리가 큰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 속에 연준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힘이 실린 뒤 금리는 지속으로 레벨을 낮춰가고 있다. 미국 소매판매가 양호했지만 국채시장을 압박하지는 못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43bp 하락한 3.690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2.04bp 급락한 3.8438%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7bp 오른 4.3528%, 국채5년물은 5.23bp 내린 3.8554%를 나타냈다.

입찰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 강세에 힘을 실어줬다. 재무부가 실시한 150억 달러 규모 20년물 입찰 결과는 양호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전월 2.50배에서 2.64배로 높아졌다.

뉴욕 주가지수는 반등 하루만에 다시 하락했다. 유통업체 타겟의 실적 실망감이 악재로 반영됐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긴축 우려가 다시 커진 점도 부담으로 여겨졌다. 소매판매가 예상을 웃돈 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9.09포인트(0.12%) 낮아진 33,553.83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2.94포인트(0.83%) 내린 3,958.79, 나스닥은 174.75포인트(1.54%) 하락한 11,183.6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에너지주가 2.2%, 재량소비재와 정보기술주는 1.5%씩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타겟이 13% 급락했다. 분기실적과 실적전망 실망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메타와 아마존도 3.3% 및 1.8% 각각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지정학적 우려가 완화되면서 달러값이 올랐다. 나토는 폴란드 미사일 피격과 관련해 러시아 순항미사일을 막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일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19% 낮아진 106.2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8% 높아진 1.0400달러, 파운드/달러는 0.46% 오른 1.192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7% 상승한 139.4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82% 높아진 7.106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22%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폴란드 미사일 피격에 대한 긴장감에서 벗어나 하락했다. 유가는 80불대 중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33달러(1.53%) 내린 배럴당 85.5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달러(1.07%) 하락한 배럴당 92.86달러에 거래됐다.

■ 양호한 소매판매와 여전히 매파 목소리 내는 연준

미국 상무부는 16일 10월 소매판매가 6,945억달러로 전월(6,858억달러)보다 1.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1%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월에는 보합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휘발유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9% 증가했다.

고물가와 지속된 금리인상, 그리고 경제전망 악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수요 심리는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하위 13개 항목 가운데 자동차 딜러,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 9개 항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유소 판매 규모가 4.1% 늘었다. 소매판매 지표에서 나타난 강력한 회복 탄력성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4분기 첫 달에 좋은 지표가 나온 뒤 연준 인사들은 다시 긴축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16일 "금융안정 위험을 통화정책 결정시 고려요인으로 포함시켜선 안 된다"며 "금융안정의 취약성을 낮추기 위해서 통화정책을 사용하는 것은 경제 전반에 비우호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모든 것을 다해도 뛰어난 한가지가 없는 식의 노력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금융안정을 위해 연준이 긴축에 망설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감을 낮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금리인상 중단은 현재 테이블에서 치워져 있다"면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했다.

데일리는 연방기금금리의 최종수준에 대해 4.75~5.25%를 예상했다.

하지만 연준 월러 이사는 "지난 몇 주간 데이터는 50bp 인상으로 늦추는 일을 편하게 만들었다"면서 12월 긴축 속도 완화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소매판매가 잘 나오긴 했지만 최근 물가지표 둔화 등은 인상 강도를 낮추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시장도 50bp 인상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 급격히 떨어졌던 환율과 금리...반작용 속에 적정 레벨 찾기

전날 달러/원은 7.4원 오른 1,325.0원을 기록했다. 시가인 1316.0원보다 9.0원 상승해 장중 상방 압력이 우위에 섰다.

폴란드의 미사일 피해로 안전선호가 강화되는 듯하다가 러시아가 발사하지 않았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상승 우려가 제한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의 부동산 지표 부진과 코로나 확산 등은 위안화 약세폭을 넓혀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도 끌어내렸다.

환율이 오른 데엔 최근 급격한 하락 영향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달 7일만 하더라도 달러/원은 1,400원을 넘는 수준이었으나 15일엔 1,317.6원으로 급락한 상태였다.

계속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상당한 가운데 현재는 1,320원대 중반에서 길찾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국채 금리도 적정 레벨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투자자들의 최종금리에 대한 예상치가 3.25~4.00% 수준까지 걸쳐 있는 가운데 상당수는 3.50% 정도면 종착역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최근 3.8% 내외로 급락하면서 전날엔 되돌림이 나타난 것이다.

일부에선 내년 한국 경제 비관론에 힘을 실으면서 내년 하반기에 접어들면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아울러 수급적으로 공사채나 크레딧물 등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크레딧 스프레드가 다소 진정되며 불안심리가 완화되는 등 시장이 크게 밀린다기 보다는 저가매수가 힘을 받을 수 있는 구간이란 평가들도 보인다.

다만 물가상승률 둔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고원에서 내려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 등을 감안해 최근 국채 금리가 내려가는 모습을 다소 과도했다는 평가도 많았다.

금통위의 긴축에 대한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는 모습 등 최근 흐름은 국채 금리 하락에 힘을 실어주지만, 과도하게 더 달리는 것보다 최종 기준금리 3.5~3.75% 정도를 감안해 대응하는 게 나을 것이란 진단들도 제시되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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