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17일 "미국의 앞당겨진 소비로 11~12월 소비는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다은 연구원은 "기업 재고가 빠르게 늘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10월 소매판매가 예상을 상회한 데엔 이른 블랙프라이데이, 허리케인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10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3%로 예상치(+1.0%)를 상회했다. 근원 소매판매(자동차 제외)는 +1.3%로 예상치(+0.4%)를 크게 웃돌면서 올해 5월 이후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10월 소매판매에 가장 영향을 미친 요소는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 증가였다. 공급망 차질로 이연된 수요로 인해 자동차 부품 판매는 전월대비 1.3%의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 9월 말부터 반등했던 휘발유 영향으로 휘발유 판매도 4개월 만에 4.1% 늘어 증가 전환했다.
이 연구원은 "이르게 진행된 블랙프라이데이와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9% 늘어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특이했던 부분은 과거에는 물가는 올라가고 실질소비는 감소했던 반면, 10월은 실질소비는 증가한 반면 재화 전반적인 물가가 떨어진 사실"이라고 했다.
기업의 과잉 재고 부담으로 이른 할인행사(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넷째주 추수감사절 전후로 진행)를 진행하면서 전반적인 상품 가격 하락(특히 의류와 가구)과 소매판매 증가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9월말 상륙한 허리케인 이안(IAN)의 영향으로 건축자재, 가구, 자동차 부품에 대한 지출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음식점·주점 판매는 전월대비 1.6% 증가하며 서비스 소비가 아직 유지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동시에 발표된 10월 미국 제조업 생산은 전월대비 0.1% 증가해 예상치(+0.2%)를 하회했다.
이 연구원은 "대부분의 제조업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은 신규주문이 줄어들고 있고, 기업들의 재고 조종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면서 자동차 생산이 전체 제조업 생산 감소세를 상쇄하고 있지만, 기업재고가 빠르게 쌓이면서 기업 판매간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상황은 10월 소비 호조세가 지속될 수 없으며, 오히려 앞당겨진 소비로 인해 11~12월 소비가 부진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재 미국 가계 여력을 살펴보면 9월 기준 가계 저축률은 3.1%로 2007년 수준의 최저치를 보이고 있는 반면 9월 신용부채 증가율은 +7.9%로 증가속도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10월 연준이 분석한 초과저축 요소별 기여도를 살펴보면 하위 50% 소득계층은 정부의 보조금에 기대어 소비지출을 유지해가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는 미국 가계의 양호한 소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계속해서 암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전히 높은 임금 증가세는 가계 소비의 하방을 지지하는데 긍정적 요인이지만, 재화보다는 서비스 소비를 완만하게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고용시장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임금은 하방 경직성으로 인해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서비스 소비 둔화세도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공급망 차질 영향으로 이연수요가 남아있는 자동차 부문의 경우 공급망 차질이 계속적으로 완화되면서 연말까지 미국 생산과 소비 증가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 3분기부터 자동차 소매재고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수요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