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OECD가 '11월 경제전망'에서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을 1.8%로 지난 9월 전망 때에 비해 0.4%p 낮췄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2.7%로 0.1%p 내렸으며, 2024년 전망은 1.9%로 제시했다.
OECD가 9월 전망에 비해 성장률 예상치를 0.4%p 이상 낮춘 주요국엔 영국, 캐나다, 한국이 해당됐다. 반면 일본, 독일, 브라질 등의 성장률 전망치는 0.4%p 상향 조정했다.
한국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이 더 둔화되는 국가군으로 분류한 셈이다.
■ OECD의 한국 성장률 전망 낮추기...그러나 물가 감안해 당분간 금리인상 해야
OECD는 한국에 대해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OECD의 권고는 물가상승률이 높은 나라들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조언이었다.
OECD는 "고물가 대응을 위한 각국의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도 인플레 압력이 높은 국가들은 통화 긴축을 지속할 것을 제안했다.
당장 한국은 '기대' 인플레 재안착 필요성이 크다(Monetary policy tightening should continue to re-anchor inflation expectations)고 진단한 뒤 내년 4%에 가까운 물가 상승률을 전망했다.
OECD는 내년 한국 물가 전망치를 9월 전망 때와 동일한 3.9%로 제시했다. 이 물가상승률은 2024년에 가서야 2.3%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당분간 금리인상이 필요하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물가가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본 것이다.
대부분 선진국들의 중기물가목표가 2% 수준인 가운데 일본을 제외하면 2024년까지 2%를 밑도는 나라는 없을 것으로 봤다.
독일같은 나라는 내년에도 물가 상승률이 8.0%에 달하는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봤으며, 미국은 3.5% 수준으로 상승률이 상당폭 둔화될 것으로 봤다.
■ OECD가 본 세계경제
OECD는 예상을 뛰어넘는 고물가와 성장 둔화가 나타난 원인으로 러-우 전쟁을 지목했다.
OECD는 "197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위기가 발생해 전세계적인 고물가·저성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2.2%로 둔화된 후 2024년에는 2.7%로 완만히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3% 정도의 성장률을 보인 뒤 내년엔 상당폭 성장률이 둔화되는 뒤 내후년엔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 인상이 좀더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 둔화가 자명해 보이지만 기대 인플레를 통제해 놓지 않으면 향후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많은 통화정책가들의 의견과 비슷했다.
OECD는 "물가 급등으로 대다수 국가에서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되고 있다"며 "따라서 현재 시점에선 인플레이션 대응이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는 G20국가들의 물가상승률이 올해는 8.1%, 내년엔 6.0%, 2024년엔 5.4%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전체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되는 정도와 비교할 때 물가 상승률이 내려오는 속도가 더딜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금리를 좀더 올려서 대응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 22년 마지막 금리결정회의 앞두고...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회의를 하루 앞두고 있는 가운데 채권 투자자들은 기준금리 25bp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 국채 금리들이 기준금리 3.5%를 반영한 뒤 3.8%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한 가운데 과연 정책금리가 3.5% 수준에서 멈출 수 있을까 하는 의문, 한국경제 체력이 당초 생각보다 좋지 않아 3.5%도 버겁지 않나 하는 의구심 등이 중첩돼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자체는 유효하며 통화당국 역시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일 금통위를 포함해 향후 3연속 25bp 인상을 예상했다.
그는 한은이 11월, 1월, 2월에 금리를 모두 올린 뒤 금리인상 사이클이 3.75%에서 종료될 것으로 봤다. 아울러 물가가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기에 기대감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 금통위 내부 의견 분화를 확인했고 앞으로는 한미 통화정책 차별화가 보다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보인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호주, 캐나다 등에서 봤듯이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자국 경제 사정을 좀더 감안하는 쪽이 아닐까 싶다"면서 "결국 금통위도 한미 금리 역전이 더 벌어지는 쪽을 수용하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OECD는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동시 둔화를 예견하고 있다.
OECD는 G20국가들의 성장률이 올해 3.0%에서 내년 2.2%로 둔화될 것으로 본다. 한국은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OECD는 또 G20 물가 상승률은 올해 8.1%에서 내년 6.8%로 둔화될 것으로 본다. 이 수치들은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80%를 넘는 아르헨티나, 40%를 웃도는 튀르키예 등이 포함된 것이어서 더 높게 나온 것이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결국 각국 금리 인상 사이클은 넓게 잡아 내년 상반기까지, 인하 사이클 도입 시점은 내년 하반기~내후년 사이가 아닐까 한다"면서 "한국 최종금리도 3.5%나, 아니면 그것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이번 금통위의 스탠스는 중요하다. 25bp 인상 전망 속에 50bp 인상 소수의견과 동결 소수의견이 동시에 나올 수도 있는 만큼 일단 금통위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출처: OECD·기획재정부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