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지난 12일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기준 완화를 발표한 뒤 중국의 코로나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23일엔 확진자수가 3만명을 넘어 지난 4월 중 기록했던 2만 9천명 수준의 확진자를 넘어서더니 27일(당국 발표)엔 4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발표됐다.
상황이 이런 식으로 전개되자 중국 정부는 북경, 상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음식점, 쇼핑몰 등의 출입을 통제했다.
지난 21일 1년과 5년 LPR금리는 각각 3.65%, 4.30%에서 동결했던 중국 당국은 주말을 앞두고 지준율 인하를 발표했다.
국내 시간으로 지난주 금요일 6시 40분 중국 인민은행은 12월 5일부터 지준율을 25b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대형은행 지준율은 11%, 종소형은행은 8%로 낮춰진다. 시중엔 5천억 위안 정도의 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지준율 인하 발표와 유동성 공급
지난 22일 국무원 회의에서 리커창 총리는 경기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 지원을 거론한 바 있다.
리커창 총리는 지준율 적시 인하, 민영기업 채권발행 업무 개시 등을 언급했다.
그런 뒤 중국 인민은행은 25일에 12월 5일부터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25bp 인하한 7.8%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4월에 지준율 25bp를 인하 후 이번에 다시 25bp를 내려 장기 유동성 5천억위안(약 7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에 푸는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28일 유동성 520억위안(RP만기 30억위안)을 순공급했다. 7일물 RP 매입 방식으로 유동성을 550억위안 공급한 것이다. 7일물 RP 낙찰금리는 2.00%로 이전과 변동이 없었다.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반정부 시위까지 일어나는 가운데 일단 당국은 유동성을 풍족하게 가져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금융시장은 중국 시위 주시
금융시장은 중국의 지준율 인하 조치, 코로나 봉쇄에 반대하는 중국인들의 시위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중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진행했다. 베이징, 상하이, 우한, 우루무치 지역에서 제로코로나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졌다.
지난 24일 우루무치 지역내 아파트 화재 참사 소식이 시위 확산의 도화선이 됐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구조가 지연됐기 때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생계 부담이 커진 일부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반정부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지난 20차 당대회로 시진핑 3기가 확립된 지 1달 가량 지난 상황에서 '시진핑 퇴진'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중국인들의 민심도 평소답지 않게 화가 났다.
3년간 이어진 '제로코로나'에 대한 불만이 대도시 시위로 나타나면서 중국 당국은 해외 언론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 BBC는 자국 기자가 상해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도중 현지 공안에 붙잡여 수 시간 동안 구타당한 뒤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월드컵 상황이 중국 인민들의 자유에 대한 욕구를 강화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카타르에서 전해지는 마스크 없는 관객들의 함성과 중국 공산당 정부의 코로나 통제가 대립되면서 중국식 코로나 대응 정책에 대한 불만이 증폭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 中 코로나 혼란 속 폭스콘 시위도 눈길...금융시장 중국 정책대응과 시위 양상 촉각
이런 혼란 속에 최근 중국 허난성 정저우 시의 시위도 큰 관심을 모았다.
아이폰 제조의 상징과 같은 도시에서 노사 대립이 격화된 것이다.
지난달 이 공장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회사측은 최근 10만명을 새롭게 충원했으나 임금 문제와 코로나 여파가 겹쳐 시위가 벌어지고 아이폰 출하량 감소 예상 속에 애플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14 프로를 포함해 아이폰의 프리미엄 모델을 생산하는 유일한 곳이다. 이번달 말까지 전시간 생산을 재개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언론은 "폭스콘 노동자 3만명이 이탈해 아이폰 생산이 30% 더 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중국인들의 코로나 통제정책 반대 시위와 지준율 인하로 인한 달러/원 환율 급등이 눈에 띈다.
지준율 인하 발표에 이어 중국 당국의 고강도 방역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되면서 위험선호심리가 크게 냉각되고 달러/원이 급등한 것이다.
이날 달러/원은 10원 넘는 급등으로 시작한 뒤 현재는 15원 넘게 뛰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외국인, 기관이 팔면서 국내 코스피 지수도 일단 1% 내외의 조정을 보이고 있다.
중화권 주식시장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주말 지준율 인하와 데모 확산 속에 중국당국의 조치에 계속 관심이 간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은 현재 코로나 방역정책 완화만이 소비의 변곡점을 만들 수 있는 카드"라며 "코로나 확진자수가 4만명에 도달하고 지역별 봉쇄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농민공 임금체불 문제가 인민들의 분노 게이지를 높이고 있어 지준율 인하로 인한 당장의 부양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3월 양회를 통해 본격적인 새 지도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중국 정부는 금융지원책을 통해 대응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중국 지방정부들의 진짜 투자는 양회 이후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당국은 그 사이 100일 동안 금융 지원에 집중할 듯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