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낯선 금리 레벨과 외국인

2023-01-20 08:08:14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0일 대외 금리 상승과 최근 시장 급강세에 대한 반작용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들어 매수 세력이 주도권을 잡은 상황이어서 수급 주체들의 힘 대결 과정에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양호한 수급과 한·일 중앙은행 총재의 도비시한 발언이 채권시장 강세를 이끈 가운데 그만큼 레벨 부담도 커졌다.

하지만 최근 금리 하락이 과도하게 하다고 판단해 대응한 투자자들은 더욱 낮은 금리 레벨을 보게 돼 수급 주체들의 움직임에 대한 경계감은 크다.

미국, 유럽 통화당국자들은 여전히 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이나 고금리 상당기간 유지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매파적인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 美금리시장 ECB 총재 발언 주목하며 단중기 구간 위주 상승

미국채 금리는 라가르드 ECB 총재의 매파적 발언으로 독일 분트채 금리가 오르자 영향을 받았다. 신규 실업이 3주 연속 감소한 점도 금리 상승에 기여했다. 금리는 단중기 구간 중심으로 올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62bp 상승한 3.397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63bp 오른 3.5661%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19bp 상승한 4.1352%, 국채5년물은 4.26bp 오른 3.4845%를 나타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면서 "정책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10년물 금리는 3.90bp 상승한 2.0596%, 2년물 수익률은 6.88bp 오른 2.5146%를 기록했다. 프랑스10년물은 4.18bp 오른 2.4769%, 2년물은 4.15bp 오른 2.6321%를 나타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는 19만 건으로 전주보다 1만 5000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 21만 4000건을 밑도는 수치였다.

■ 나스닥 1% 가까이 하락...WTI 다시 80불 상회

뉴욕 주가지수는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나스닥 위주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간 신규실업 지수가 예상보다 양호했으나 시장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다우지수는 252.40포인트(0.76%) 하락한 33,044.56, S&P500은 30.01포인트(0.76%) 내린 3,898.85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04.74포인트(0.96%) 하락한 10,852.27을 나타내 이틀 연속 떨어졌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8개가 약해졌다. 산업주가 2.1%, 재량소비재주는 1.7%, 금융주는 1.2%, 정보기술주는 1.1%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프록터앤드갬블(P&G)이 2%, 엔비디아가 3.5%, AMD는 4%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유로화 강세 영향으로 하락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유로/달러는 0.31% 높아진 1.0830달러, 파운드/달러는 0.33% 오른 1.238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0% 내린 128.40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9% 상승한 6.775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43%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다시 80달러선으로 올라섰다. 중국 춘제를 앞둔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85센트(1.07%) 오른 배럴당 80.3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18달러(1.39%) 높아진 배럴당 86.16달러에 거래됐다.

■ 한은 국장들의 관점...추가 인상 필요한지 점검하는 단계

전날 오후 4시 한은 통화정책국장과 조사국장은 블로그를 통해 통화정책과 경기전망에 대한 글을 올렸다.

홍경식 통화정책국장은 "물가, 성장, 금융안정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 추가 인상 필요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은은 물가를 중심에 두고 금리 인상을 지속했다.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 5% 이상에선 물가에 집중해 금리정책을 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금리결정과 관련해 경기, 금융안정 등 다른 여건의 비중도 높였다.

시장이 현수준(3.50%)에서 기준금리가 더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가운데 한은은 당분간 '추가 인상'이 필요한가를 점검하게 된다.

시장에선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일단 한은은 추가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하는 데 집중하는 중이다. 올해 경기와 물가 상황이 예상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가 중요하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경기 하방 압력에도 물가는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물가도 오름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다만 둔화흐름이 더디게 나타나면서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향후 중국 리오프닝, 주요국 통화정책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물가와 함께 경기흐름, 금융안정 등을 균형있게 고려해 경제 상황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은 통화정책국장, 조사국장 모두 경기, 물가, 금융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보는 접근을 거론했다.

■ 기준금리 3.5%와 3.2%대 국고채 금리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국고3년은 3.248%, 국고5년은 3.223%, 국고10년은 3.222%로 국고채 금리들이 3.2%대를 기록 중이다.

국고20년과 30년은 3.2%를 약간 넘는 수준이며, 국고50년은 3.171%로 3.2%를 밑돌고 있다.

국고1년 3.532%, 국고2년 3.340%로 단기 구간이 다소 높지만 기준금리를 약간 웃돌거나 하회하는 중이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엔 낯선 레벨에 당황스러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외국인이 선물 매수로 한국 금리 레벨을 크게 낮춰 놓은 상태다.

최근 투자자들은 역캐리, 역마진 부담을 거론했지만 외국인의 선물 매수 공세와 채권 매수에 우호적인 대외 분위기 등으로 숏이 버티기가 어려웠다.

지난해에 비해 한은 총재도 상대적으로 꽤 도비시해졌다. 금리 레벨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자 일각에선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빨리 단행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계속해서 국내 투자자들의 레벨 부담과 외국인 선물 매매 경계감이 작용할 수 있는 국면이다. 외국인은 전날 3년선물을 3,652계약, 10년 선물을 1,564계약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쉬지 않고 매수해 3선을 8만 179계약, 10선을 3만 6,946계약을 순매수한 상태다.

한편 향후 기준금리가 50bp 내려올 것으로 보고 움직이는 듯한 현재 국채금리 레벨이 주는 가격 부담은 캐리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큰 신용채에 대한 욕구를 지속시킬 수 있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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