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5일 레벨 부담과 외국인 매매 등을 감안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면서 레벨 부담이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수급 주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국내 설 연휴 기간 동안 미국채 금리는 상승하다가 부진한 PMI 지표가 발표되자 속락했다.
일부 국내 투자자들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한은은 아직 인하까지는 먼 얘기로 보고 있어 계속해서 레벨에 대한 적응 과정이 관건이다.
■ 美금리 PMI 부진에 3.45%대로 하락...뉴욕 주가 혼조세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4일 6.08bp 하락한 3.4582%를 기록했다. 국채30년물 금리는 7.45bp 떨어진 3.6076%, 국채5년물은 4.17bp 내린 3.5766%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1.29bp 하락한 4.2063%를 기록해 전체적으로 일드커브가 플래트닝됐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0일과 23일엔 각각 8.00bp, 4.12bp 올라 국내 시장이 반영하지 않은 3거래일간 6.04bp 오른 것이다.
미국채 금리가 24일 하락한 데엔 미국의 1월 PMI지수가 3개월 연속으로 50을 밑돈 점이 영향을 미쳤다.
S&P마킷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을 기록했다. 지난 11월에 47.7로 떨어진 이후 1월에도 46.8을 기록해 세 달째 50을 하회했다. 미국 제조 부문 경기는 세달째 수축 국면에 머물렀다.
뉴욕 주가지수는 24일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 PMI지수 부진 등으로 나스닥 위주의 하락을 나타냈다. 최근 2거래일 강세 이후 보합권 내외에서 움직였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4.40포인트(0.31%) 높아진 33,734.0, S&P500은 2.86포인트(0.07%) 내린 4016.95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30.14포인트(0.27%) 하락한 11,334.3을 나타내 사흘 만에 반락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5개가 약해졌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주가 0.69%, 헬스주는 0.65%, 에너지주는 0.22% 하락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 3M 주가가 6.2% 급락했다. 실적이 시장 예상을 하회한 가운데 2,5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점이 악재가 됐다.
달러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연준이 2월 FOMC에서 25bp 인상에 그칠 것이란 예상 등이 작용했다. 달러인덱스는 24일 전장대비 0.12% 낮아진 101.8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5% 높아진 1.0886달러, 파운드/달러는 0.31% 내린 1.234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라가르드 ECB 총재의 '너무 높은 인플레에 따른 정책 경로 유지' 발언 이후 유로화는 5거래일 연속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달러/엔은 0.39% 내린 130.16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3% 상승한 6.7842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28%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24일 미국 1월 PMI가 부진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49달러(1.83%) 내린 배럴당 80.13달러를 기록했다.
■ 계속되는 레벨 부담 극복의 문제
최종호가수익률을 보면 국고2~3년은 3.3%대, 국고5년 이상은 3.2%대를 기록 중이다.
20일 금리가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역캐리 상황 극복 여부가 관심이다.
국내 시장에서 경기 둔화 기대, 그리고 양호한 수급이 최근의 강세 흐름을 지지한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이 1.7%(11월 전망)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밝힌 점 등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지원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다만 이미 시장 금리 레벨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금리 레벨, 시장이 기대감을 먼저 반영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시장이 악재에 더욱 민감해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
레벨 부담과 금리인하 선반영 이슈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통화당국들의 스탠스가 전환 기미가 얼마나 강해질지 계속 주시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최근 미국에 비해 한국 통화당국의 코멘트가 상대적으로 좀더 유화적인 편이었다.
■ 밀리면 사자 VS 강해지면 팔자
투자자들은 외국인 매매를 보면서 저가 매수 혹은 고가 매도 스탠스를 견지하고 있다.
한국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물가와 경기 둔화, 양호한 수급, 여타 시장(부동산 등)의 리스크 등을 감안해 금리가 오를 때 담는 게 낫다는 인식들이 보인다.
특히 수급 요인을 봤을 때 지금은 우량 신용채들의 금리도 많이 내려왔지만, 좀 덜 우량한 신용채로 매기가 더 확산될 수 있다는 견해도 보인다. 역캐리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약간 덜 우량한 채권까지 사게 될 것이란 관점이다.
다만 반대 쪽에선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3%까지 빠르게 반영하는 등 지나친 흐름을 보였다면서 경계감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미 상당폭 채권 랠리가 진행된 상황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거론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선물 매매는 계속 영향을 줄 수 있다.
외국인은 지난 20일 3년 선물을 2,499계약, 10년선물을 2계약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쉼없이 매수하던 외국인 선물매매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외국인이 선물매수 일변도의 패턴에서 벗어나려는 것인지도 주목된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