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BOC 인상 중단선언과 한국 마이너스 성장

2023-01-26 07:57:38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6일 캐나다의 금리인상 중단 선언이라는 대외 호재로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은이 시사한 4분기 경기 부진 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다시 상당히 낮아진 금리 레벨에 따른 부담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당분간 금리인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다른 나라의 긴축 역시 끝자락에 왔다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미국채 시장은 이웃 나라의 금리인상 중단 선언에 단기물 위주로 강해졌다.

■ 美금리 단기 구간 위주로 속락...캐나다발 호재

미국채 금리는 단기구간 위주로 하락했다. 캐나다의 금리인상 중단 시사가 미국 시장에도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것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21bp 하락한 3.4461%,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27bp 내린 3.5949%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7.34bp 떨어진 4.1329%, 국채5년물은 2.44bp 빠진 3.5522%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혼조세를 이어갔다.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실망에 하락 무드가 형성됐으나 캐나다발 통화긴축 중단 기대감에 낙폭을 만회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9.88포인트(0.03%) 높아진 33,743.84에 장을 마치며 4일 연속 올랐다. S&P500은 0.73포인트(0.02%) 낮아진 4,016.22, 나스닥은 20.91포인트(0.18%) 내린 11,313.3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금융주가 0.7%, 재량소비재주는 0.5% 각각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1.4%, 정보기술주는 0.3%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장 초반 4% 이상 밀리던 MS는 낙폭을 대거 줄여 0.6% 하락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테슬라는 0.4% 상승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캐나다 중앙은행 금리인상 중단 선언에 미국채 금리가 하락하자 달러인덱스도 하락한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25% 낮아진 101.6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3% 높아진 1.0913달러, 파운드/달러는 0.54% 오른 1.239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3% 내린 129.6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8% 하락한 6.771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79%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리세션 가능성과 중국 경제 재개방 기대감이 상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2센트(0.02%) 오른 배럴당 80.1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센트(0.01%) 내린 배럴당 86.12달러에 거래됐다.

■ 캐나다 425bp 인상 후 일단 추가 인상은 '스탑'

캐나다중앙은행(BOC)이 25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4.50%로 상향 조정했다. 예상된 결과였다.

지난해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400bp 인상한 캐나다는 올해 첫번째 금리결정회의에서도 25bp를 인상해 8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다.

캐나다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연초까지 총 425bp 인상을 단행한 셈이다.

BOC는 특히 '당분간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G10 국가들 중 가장 먼저 긴축 기조를 중단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성명문 발표 자리에서 "만약 경제상황이 전망 수준에 부합한다면 기준금리를 425bp 인상한 데 따른 영향력을 평가하며 현재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너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금리인상을 멈추고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데 있어서 충분히 제약적인지 여부를 평가할 시간"이라고 했다.

맥클렘은 "캐나다 경제 성장세는 예상보다 견조하다. 경제 전반에 수요초과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다만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 특히 가계지출을 낮추고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BOC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없다고 못 박은 것은 아니지만, 시장은 예상보다 빨리 나온 금리인상 종료 신호에 놀랐다. 그러면서 연말 정도엔 인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강해졌다.

캐나다10년물 금리는 5.56bp 하락한 2.7922%, 2년물은 8.64bp 속락한 3.5676%를 기록했다.

■ 캐나다의 긴축 종료 가능성과 각국의 기대감...그리고 시장금리의 선반영

캐나다 CPI 상승률은 지난 해 6월 39년래 최고 수준인 8.1% 상승을 기록했다. 이후 12월에는 6.3% 상승으로 오름폭을 축소했다.

캐나다의 금리인상 중단 선언은 물가 상승률이 상당폭 추가 둔화될 것으로 본 데 따른 것이다.

BOC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낮은 에너지 가격, 글로벌 공급망 개선, 높은 금리에 따른 효과 등으로 CPI는 올해 중반에 가서 3% 전후로, 2024년으로 가면 2% 목표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선진 경제권의 양축을 형성하는 미국과 유로존은 여전히 추가 긴축을 공언하고 있다.

연준과 ECB 관계자들은 최근까지 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은 캐나다의 변화에서 연준 등의 변화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한국에선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인식이 강해진 상태다.

한은 역시 금리 추가 인상이 없다고 못 박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물가에 따른 강한 긴축 기조는 사실상 끝났음을 선언한 상태다.

한은은 물가에 여전히 비중을 두지만, 성장률과 금융안정을 두루 살피겠다는 입장은 밝힌 상태다. 지난해 물가가 가장 큰 비중을 두면서 금리를 올렸을 때와는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

한은은 당분간 금리 동결을 위주로 하면서 그간의 인상 효과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당수 국가의 시장 금리가 올해 후반부 금리 인하 등을 빠르게 반영하면서 움직였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 금리 레벨이 지나치다는 평가 역시 많다.

■ 한국 정책, 물가에서 성장으로

최근 한국은행은 4분기 성장률이 예상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알린 상태다.

한은이 4분기 역성장에 대해 언지를 준 가운데 경기 둔화 관점이 강해졌다.

한은은 자신들이 11월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 1.7%를 더 낮출 준비가 돼 있음을 알린 바 있다.

4분기 마이너스 성장과 올해 성장률 둔화 등은 한국 통화 긴축 사이클의 종료와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줬다.

다만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 3%를 타겟으로 삼으면 먼저 내려가버린 점은 부담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런 점은 점점 더 덜 우량한 채권을 담는 수 밖에 없다는 관점을 키우기도 했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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