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30일 외국인 선물 매매와 레벨 부담 등을 감안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와 역전폭은 확대해 본 뒤 최근 추가 강세엔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중순까지 쉼없는 선물 매수를 지속했던 외국인이 점차 매도를 저울질하는 모습을 보이자 금리 하락 압력도 둔화됐다.
금리인상 중단이나 경기침체 기대감 등은 국채 매수를 지지하고 있으나 역캐리, 중국 리오프닝 이슈 등은 추가 강세를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
미국 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 美금리 3.5% 위로...다우지수 6일 연속 상승
미국채 금리는 27일 상승했다. 물가지표에 대한 안도로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국채 가격은 제한적인 하락 압력을 받았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53bp 상승한 3.509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03bp 하락한 3.6198%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28bp 오른 4.1948%, 국채5년물은 1.21bp 상승한 3.6101%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FOMC를 앞두고 물가지표가 둔화되자 상승했다. 다만 실적 부진으로 인텔 주가가 급락하자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8.67포인트(0.08%) 오른 33,978.08, S&P500은 10.13포인트(0.25%) 상승한 4,070.56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09.30포인트(0.95%) 높아진 11,621.71을 나타냈다. 다우는 6일 연속, 나머지 두 지수는 2일 연속 오른 것이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2.3%, 통신서비스와 부동산주는 0.9%씩, 정보기술주는 0.4% 올랐다.
실적 실망감을 나타낸 인텔이 6% 넘게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에 예상과 달리 주당 16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예상치를 밑돈 셰브론도 4% 이상 하락했다. 반면 2023회계연도 가이던스가 예상치를 웃돈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10% 이상 급등했다.
달러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FOMC를 앞두고 움직임은 제한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09% 높아진 101.93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4% 낮아진 1.0865달러, 파운드/달러는 0.13% 내린 1.2391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은행 정책조정 기대에 일본 엔화는 달러화 대비 더 강했다. 달러/엔은 0.26% 하락한 129.88엔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0% 오른 6.757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09%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3일만에 하락하며 80달러를 밑돌았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국)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를 앞두고 유가가 압박을 받았다. 미국 소비경기 침체 우려도 유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실질 개인소비지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더 큰 점이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33달러(1.64%) 하락한 배럴당 79.6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81센트(0.93%) 내린 배럴당 86.66달러에 거래됐다.
■ 美인플레 지표, 물가 정점론에 힘 실어줘
지난 12월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대비 4.4% 올라 예상에 부합했다. 11월에는 4.7% 상승한 바 있다. 12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대비로도 예상대로 0.3% 올랐다. 지난 11월에는 0.2% 상승한 바 있다.
12월 전체 PCE 가격지수는 전년대비 5% 올라 예상에 부합했다. 11월에는 5.5% 상승한 바 있다. 지난 12월 전체 PCE 가격지수는 전월대비로는 0.1% 상승세를 유지했다. 예상치는 보합 수준이었다.
12월 실질 PCE는 전월보다 0.3% 줄었다. 이는 예상치(-0.1%)보다 감소폭이 더 큰 것이었다. 지난달 실질 개인소비지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더 큰 점이 주목을 받았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개월 연속 하락했다. 1월 기대인플레는 3.9%로 전월 4.4%보다 둔화했다. 이는 지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9%로 전달과 같았다.
다만 소비심리지수는 64.9로 앞선 설문조사(64.6)때보다 소폭 상승해 9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인플레 지표들은 정점 확인에 무게를 실어줬다. 2월 FOMC의 25bp 인상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런 예상에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 미국, 유럽 통화정책과 외국인 매매
이번주 FOMC와 ECB 회의에선 기준금리가 각각 25bp, 50bp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미국은 인플레 지표 둔화 등이 베이비 스텝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미국 경제지표는 최근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이며, 여기에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까지 맞물려 글로벌 시장 금리의 추가 하락을 제어했다.
ECB 정책금리인 디파짓 레잇(deposit rate)는 라가르드의 약속 대로 50bp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경우 2월뿐만 아니라 3월에도 50bp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유로존 헤드라인 CPI는 11월 10.1%에서 12월 9.2%로 둔화됐지만 근원 CPI는 5.0%에서 5.2%로 올라가 당장 긴축 강도를 낮추는 데엔 한계가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시장에선 계속해서 외국인 매매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설 연휴 전날인 20일 선물 순매도로 전환한 뒤 지금은 연초의 매수 일변도 패턴에서 벗어난 상태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3년선물을 8만 179계약, 10년선물을 3만 6,946계약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후 4영업일 동안 3년 선물을 2, 234계약, 10년 선물을 4,056계약 순매도하면서 패턴을 바꿨다.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도로 돌았다고 보긴 어렵지만 매수 일변도의 흐름에선 벗어난 것이다.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레벨 부담이 큰 상황에서 외국인이 선물 매도에 보다 힘을 실으면 금리반등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들도 엿보인다.
■ 가스비 파장과 추경 설왕설래
아울러 최근 난방비 급등이 사회적 이슈가 된 가운데 한국 역시 물가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는 진단들도 나오고 있다.
이러자 인기주의에 편승하기 위해 여당 일각에서도 추경을 조금 더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한전의 대규모 적자에 따른 채권발행이 구축효과를 불어오기도 한 가운데 이어 이번엔 가스공사의 대규모 적자 상황에 대한 우려도 회자된다.
다만 현재 여당은 그간 건전 재정의 기조를 강조해온 탓에 야당의 30조원 추경 주장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몰아세운 상태다.
국제 연료 가격 급등를 꾸준히 반영하지 않고 뒤늦게 반영하면서 체감으로 느끼는 부담이 더욱 커진 상태다. 정치권도 이에 대해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교통요금 인상 등도 대기하고 있다.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를 다시 자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전기·가스·상하수도 요금이 오르고 교통요금까지 오르면서 기대 인플레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재차 부각됐다.
하지만 당장 추운 겨울 난방비가 특히 문제가 됐지만 수입물가는 점점 안정세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경기는 둔화될 수 밖에 없어 채권 금리가 오를 때 담아야 한다는 조언 역시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