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일 미국 금리 하락, 이전 대비 상당히 도비시해진 금통위의사록 등으로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 선물 매매에 따라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만큼 이날도 외국인 움직임이 중요해 보인다.
아울러 기정사실화된 연준의 25bp 금리인상을 앞두고 파월의 스탠스를 확인하려는 모습들도 이어질 듯하다.
미국에선 고용비용지수가 3개월 연속 둔화되면서 FOMC에 대한 부담이 다소 누그러졌다.
■ 美금리, ECI 둔화에 따라 하락...주가는 ECI 여파로 1% 넘게 올라
미국채 금리는 31일 고용비용 증가세 둔화로 하락했다.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고용지용지수(ECI)가 예상을 밑돌면서 채권, 주식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60bp 하락한 2.60bp 하락한 3.509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50bp 떨어진 3.6354%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12bp 내린 4.2073%, 국채5년물은 3.98bp 하락한 3.6188%를 나타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분기 고용비용비수는 전기대비 1% 올라 예상치(+1.1%)를 밑돌았다. 3분기의 1.2%에서 상승폭이 둔화한 것이다. 고용비용 상승률은 3개 분기 연속 둔화한 것이다.
뉴욕 주가지수도 ECI 둔화에 따른 안도감으로 1% 이상 뛰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68.95포인트(1.09%) 높아진 34,086.04, S&P500은 58.83포인트(1.46%) 오른 4,076.60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90.74포인트(1.67%) 상승한 11,584.5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가 일제히 강해졌다. 소재와 재량소비재주가 2.2%씩, 부동산은 1.9%, 산업주는 1.7% 각각 상승했다. 개별 종목 중 실적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제너럴모터스가 8% 넘게 급등했다. 기대 이상 순익을 공개한 엑슨모빌도 2% 이상 상승했다.
달러가격은 리스크온 분위기 속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16% 낮아진 102.1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3% 높아진 1.0866달러, 파운드/달러는 0.28% 내린 1.231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9% 하락한 130.20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2% 낮아진 6.7549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1%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리스크온 모드와 달러화 약세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97센트(1.25%) 오른 배럴당 78.8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만기일을 맞은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은 41센트(0.48%) 내린 배럴당 84.49달러에 거래됐다.
■ 이전 대비 상당히 도비시해진 금통위의사록
전날 오후 4시에 공개된 금통위의사록은 예상처럼 상당히 누그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금통위 당시 주상영·신성환 금통위원의 금리인상 반대 의견, 이창용 총재의 누그러진 발언 등을 감안할 때 상당 부분 예상되던 바였다.
금통위는 1월 회의에서 25bp 인상한 뒤 앞으로는 물가, 경기, 금융안정 등을 모두 감안해 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물가에 비중을 두고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던 상황에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금통위의 가장 강력한 비둘기파였던 주상영 위원 외에 신성환 위원도 최근 꽤 도비시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그간의 금리 인상 지속에 따른 경기 둔화를 우려했다. 아울러 한미 금리차 확대 문제가 외환시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4명의 다른 위원들은 25bp 인상에 찬성했지만 이들 역시 앞으로는 주변 상황을 살피면서 좀더 조심스럽게 움직이자는 입장을 보였다.
여전히 물가 압력을 제어하고 기대 인플레 안착을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종합적으로' 판단해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 한은 총재 오늘 대한상의 세미나 사회
이런 가운데 이날은 한은과 상공회의소가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한다.
해외파 중 이창용 현 총재와 한은 총재 후보로 늘 거론됐던 신현송 BIS 조사국장이 기조연설을 한 뒤 Q&A 세션에선 이창용 총재가 사회를 본다.
한은에선 한은 퇴직 후 대한상의에서 일했던 서영경 금통위원, 김웅 조사국장 등이 세미나에 참석한다.
한은은 현재 성장률 둔화를 우려하면서도 인플레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은은 최근 통화정책과 관련해 경기 우려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 사태, 미중 무역분쟁 혹은 신냉전 시대 도래 등으로 글로벌 경제구조가 꽤 바뀌면서 물가와 경기간의 역학관계에 변화가 온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 간부들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 FOMC 결과 발표 앞두고 외국인 움직임 주시
최근 역캐리 환경이 도래한 뒤 국내 투자자들의 매매엔 부담이 커졌으며, 외국인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상황을 재촉한 매매주체도 외국인이었으며, 이후에도 외국인 선물매매는 변동성을 이끌고 있다.
최근 외국인은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서 변동성을 주고 있다. 새해 들어 19일까지 쉬지 않고 연일 선물을 순매수한 뒤 최근엔 매수, 매도를 반복하면서 변동성을 안기는 중이다.
외국인이 FOMC 결과를 앞두고 어떻게 나올지 관건이다.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기존의 매파적 태도를 크게 바꾸긴 어려울 것이란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었다.
다수 국내 투자자들은 현재의 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을 거론하면서 파월도 쉽게 완화적인 태도를 보여주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았다.
다만 연준의 3월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 등 향후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예상하는 사람들은 이번 회의에서 뭔가 시그널이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최근 물가 둔화, 성장률 악화 등 채권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너무 빠르게 내려온 데 따른 부담이 작용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FOMC를 통해 금리 흐름에 대한 방향을 잡아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