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정책금리 만난 국고채

2023-02-16 07:49:05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6일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3년, 5년 금리들이 기준금리(3.5%)와 거의 붙어버린 가운데 대외 요인의 압박이 이어지는 중이다.

다만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저가매수가 얼마나 들어올지 봐야 하는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최근 물가와 경제 관련 데이터들은 미국 최종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 상태다.

■ 美10년 금리 3.8% 넘어

미국채 금리는 장기구간 위주로 상승했다. 전날 단기 구간 금리가 급등한 뒤 이날은 장기 위주로 금리 레벨이 올라갔다.

미국 CPI가 금리 레벨을 올린 뒤 이번엔 소매판매, 뉴욕 제조업지수 등 경제지표들이 예상을 웃돌면서 금리 상승 압력을 가중시켰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5일 5.37bp 상승한 3.804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97bp 오른 3.839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49bp 하락한 4.6138%, 국채5년물은 4.30bp 오른 4.0510%를 나타냈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0% 늘었다. 이는 22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며, 예상치(+1.9%)를 크게 웃돈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2월 뉴욕 제조업지수(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전월보다 27.1포인트 급등한 마이너스(-) 5.8을 기록했다.

미국 주택건설협회가 발표한 2월 주택시장지수는 42로 전월보다 7포인트 올라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형성했다.

미국의 1월 CPI 상승률이 예상(+6.2%)을 웃돈 6.4%라는 수치를 보여주면서 투자자들은 긴장시킨 뒤 경제지표들이 전망을 웃돌면서 금리시장에 2차 압박을 가한 모양새다.

■ 주식시장, 소매판매 호조를 골디락스 기대감으로 연결

뉴욕 주가지수는 소매판매 호조에 상승했다. 소매판매 호조로 시장엔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가 형성돼 장 초반 하락하던 주가지수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8.78포인트(0.11%) 높아진 34,128.05, S&P500은 11.47포인트(0.28%) 오른 4,147.60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10.45포인트(0.92%) 상승한 12,070.59를 나타내 3일 연속 올랐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통신서비스와 재량소비재주가 1.2%씩 올랐고, 유틸리티와 산업주는 0.6%씩 높아졌다. 에너지주는 1.8%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를 발표한 에어비앤비가 13% 뛰었고, 전기차업체인 루시드그룹도 7% 올랐다. 캐터필러는 2% 가까이 상승했다.

달러가격은 금리 상승을 보면서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66% 높아진 103.9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1% 낮아진 1.0682달러, 파운드/달러는 1.27% 내린 1.201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78% 오른 134.16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42% 상승한 6.866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1.27%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급증 소식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47센트(0.59%) 하락한 배럴당 78.5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0센트(0.23%) 내린 배럴당 85.38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는 8주 연속 증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 대비 1,628만3000배럴 늘었다. 예상치인 80만배럴 증가를 대폭 상회하는 수치이다.

■ 미국 앞으로 3세 번 더 25bp씩 인상할 가능성

미국 CPI가 발표된 뒤 현재 4.50~4.75%인 미국 기준금리가 향후 25bp씩 3차례 연속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강화됐다.

향후 미국 금리가 5.25~5.50%로 인상된 뒤 상당기간 높아진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미국의 긴축 전망이 보다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부담도 커졌다.

최근 시장은 연준의 'HIGHER FOR LONGER' 관점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다가 예상보다 높은 물가,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지표 등을 확인하면서 통화당국을 입장에 대한 경계감을 높인 모양새다.

전체적으론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 속에 금리 인상 강도 약화는 예정된 흐름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금리가 상당기간 유지될 수 있다면 시장의 부담이 쉽게 해소되긴 어려워 보인다.

■ 금리 3.5% 선에서...

국내 시장의 투자자들은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선으로 올라온 뒤 저가매수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그간 매수하지 못했던 일부 기관들은 전날 국고채 금리가 정책금리 수준으로 올라오자 매수로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 경제 상황이나 수급 등을 감안할 때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위로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진단에 바탕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3.4%선 저가 매수도 무난하다고 봤던 상당수 투자자들이 전망을 후퇴시켰다.

물가가 둔화되는 흐름이긴 하나 미국 지표들은 본 뒤 빠른 속도의 인플레 둔화는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화된 것이다.

국내 역시 최근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자제 발언 등이 있었지만, 물가 오름폭이 얼마나 빨리 낮아질지 애매하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주고 있는 매매 주체는 외국인이다. 전날 외국인은 3년 선물을 5,281계약, 10년 선물을 6,288계약 순매도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미국 긴축 우려 강화로 달러/원은 12.8원 급등해 1,282.2원, 즉 2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환율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이 선물 매도 계속 힘을 주는 이상 금리 메리트를 거론하는 데 한계도 있을 수밖에 없다. 국내 기관들의 저가 매수 강도, 외국인의 선물 매도 강도 등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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