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16일 "미국은 물가를 방심하다가 뒤통수 맞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다은 연구원은 "1월 CPI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디스인플레이션을 이끌어왔던 재화와 및 에너지 가격이 상승 전환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의류 가격이 전월대비 0.8% 급등(12월 +0.2%)한 가운데 의료품도 +1.1%(12월 +0.1%) 상승했다. 더불어 선행지수인 중고차 도매가격이 반등한 점을 보면 2월 중 중고차 가격도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그는 "재화 및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보면 향후 물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며 "물가는 결국 수요가 늘어나거나 공급이 위축될 경우 올라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개선되거나 개선 기대감이 올라간다는 것은 수요측 물가 상방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시장이 기대했던 것처럼 경기는 개선되면서 물가는 떨어지는 경우는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에 가능하다
이 연구원은 "수요의 위축 없이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면 재화 물가가 정상적으로 내려올 수 있을까? 현재보다 공급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재화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면서도 "공급망 차질완화는 공급 정상화"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미국의 과잉수요가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기저에 물가 상방 압력에 계속 존재하는 이유"라며 "현재 글로벌 경기는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지만 물가는 재
화나 에너지처럼 빠르게 반응하는 부문과 서비스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부분으로 나뉘어진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빠르게 내려올 수 있으나 속도가 점차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과잉수요 상황에서는 경기가 위축돼야 재화와 에너지 물가를 계속 눌러 놓을 수 있다고 했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과정이 쉽지 않은 이유라는 것이다.
그는 "견조했던 노동시장 지표 이후 최종금리 수준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조정 받은 가운데, CPI도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6월까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시장 예상 최종금리가 5.50%로 조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은 실물경기에 비해 시장 기대감이 앞서 나갔던 부분이 괴리감을 좁혀 나가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 완만해진 미국 물가 상승폭 둔화
1월 미국 CPI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6.4%로 컨센서스(+6.2%)는 상회했다. 전월대비로는 +0.5%로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하며 미국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난해 6월을 정점으로 물가는 7개월 연속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으나, 올해 초 시장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물가는 점차 느리게 내려오고 있다.
근원 물가는 헤드라인 CPI 상승률 보다 물가의 경직성을 더욱 잘 보여주었다. 근원 CPI상승률은 YoY +5.6%, MoM +0.4%로 예상치(+5.5%, +0.3%)를 소폭 상회했다.
이 연구원은 "12월 근원 CPI MoM 수치가 CPI발표 직전 +0.1%p 상향 조정된 점을 감안하면 물가가 빠르게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뷰를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주거비가 여전히 가장 큰 물가 기여도를 차지하였다. 임대료와 주택에 대한 귀속임대료가 각각 전년동월대비 0.7% 상승하면서 주거비 혼자 전월대비 +0.31%p(전년동월대비 +3.3%p) 물가상승률에 기여했다.
다만 1월부터 가중치가 갱신되면서 주거비의 비중치가 확대된 반면, 주거비의 전월대비 기여도가 +0.32%p에서 +0.31%p로 축소됐다.
그는 "주거비 축소가 이르면 2분기 정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꺾이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지만 기여도가 가장 높은 부문이 점차 완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물가에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밝혔다.
가장 주목되고 있는 주거비 제외 근원 서비스는 YoY +4.0%, MoM +0.2% 기록하며 여전히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정 항목보다는 서비스 가격 전반(교통서비스 +0.9%, 병원 관련 서비스 +0.7%, 여가 + 0.7%)으로 물가 상승세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편 CPI 발표 직후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주거비 제외 근원서비스 가격이 4~5%대 머물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5.25%보다 더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