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연준 3월 50bp 인상 가능성 부상

2023-02-17 07:57:46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7일 미국채 금리가 3일 연속 오른 데 따라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처럼 다시금 외부요인의 금리 상승 압력과 저가 매수가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장중 외국인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만큼 이들의 선물시장 매매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생산자물가는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시장을 다시 한번 긴축 우려로 몰아넣었다.

■ PPI 서프라이즈와 50bp 인상 가능성 거론한 연준 인사들

미국 노동부의 16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0.7% 상승했다. 이는 예상치인 0.4% 상승을 웃돈 것으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에너지상품 물가가 전월비 5.4% 급증한 것이 PPI 상승에 주효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비 0.5% 상승했다.

PPI는 전년대비로도 6.0% 상승하며 예상치(+5.4%)를 웃돌았다. 전월에는 6.2% 오른 바 있다. 근원 PPI는 전년비로 5.4% 상승했다.

물가가 예상을 크게 웃돈 뒤 연준 인사들 사이에선 금리 인상과 관련한 매파적인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특히 50bp 인상을 열어둬야 한다는 경고성 멘트가 나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2주 전 FOMC 회의에서 50bp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다면 추가로 긴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25bp 인상이 될 수는 없다. 경제 상황에 따라서 연준은 이후 특정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물론 금리인상 속도는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 지에 달린 것"이라고 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다음번 회의 50bp 인상 가능성에 열려 있다"고 했다.

불라드는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인플레이션과의 전투는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아마도 연준은 올해 내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결의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능하면 빠른 시일에 미국 기준금리를 5.375% 수준까지 높이기를 원한다고 했으며, 지난 2월 초 FOMC 회의에서 50bp 인상을 옹호했다고 소개했다.

이제 미국 금리선물시장은 3월 50bp 인상 가능성을 20% 가까운 수준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 CPI 이어 이번엔 PPI...美10년 3.8%대 후반으로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일 연속 올랐다. 예상을 웃돈 PPI와 연준 인사의 매파적인 발언이 금리를 끌어올렸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6일 5.50bp 오른 3.859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8.05bp 뛴 3.919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75bp 상승한 4.6613%, 국채5년물은 2.34bp 오른 4.0744%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도 PPI 서프라이즈와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31.20포인트(1.26%) 낮아진 33,696.85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57.19포인트(1.38%) 내린 4,090.41, 나스닥은 214.76포인트(1.78%) 하락한 11,855.83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가 일제히 약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2.2%, 정보기술주는 1.8%, 통신서비스주는 1.6%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애플이 1%, 마이크로소프트는 3% 가까이 각각 하락했다. 테슬라는 6%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연준 긴축 전망 강화로 상승했다. 다만 상승폭은 제한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11% 높아진 104.03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5% 낮아진 1.0672달러, 파운드/달러는 0.42% 내린 1.198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5% 하락한 133.97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7% 상승한 6.868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45%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달러 강세 흐름에 부담을 느끼면서 하락했다. 다만 3일째 하락 때엔 낙폭이 보다 축소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0센트(0.13%) 하락한 배럴당 78.4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4센트(0.28%) 내린 배럴당 85.14달러에 거래됐다.

■ 장중 변동성 키우는 외국인 선물 플레이

전날 국내 시장은 미국 시장 영향에 따른 약세 출발→강세 전환→가격 상승폭 확대→가격 상승폭 축소 흐름을 나타냈다.

장중 강세 전환엔 호주 고용지표 부진, 국내 투자자들의 저가매수 등이 작용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것은 외국인 선물 플레이였다.

외국인이 순식간에 선물 매수 강도를 끌어올리자 금리가 속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엔 외국인이 3선을 대량 매도하면서 가격 상승분을 되돌렸다.

외국인은 전날 10년 선물을 1만 793계약 순매도하고 10년 선물은 2,584계약 순매수하면서 커브 플랫에 무게를 두는 플레이를 했다.

계속해서 장중 외국인의 선물 플레이에 따라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국면이다.

외국인은 1월 중순까지의 매수 일변도 선물 플레이에서 벗어나 최근엔 매도에 보다 무게를 두면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해 변동성을 일으키고 있다.

■ 대외 환경과 금리 레벨 놓고 깊어지는 고심

미국 CPI에 이어 PPI도 예상을 웃도는 등 물가지표가 기대만큼 둔화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들도 상당히 양호하게 나오면서 긴축에 대한 우려를 다시 강화시켰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뒤 시장엔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추가 긴축 국면에 대한 관점이 강화된 것이다.

다만 최근 시장이 경기 회복세나 물가 불안을 과도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반론도 살아 있다.

이런 가운데 환율 흐름 역시 다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연준 긴축 우려가 재차 강화되면서 달러/원 환율은 1,300원선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달러/원은 전날 2.6원 오른 1,284.8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1일의 1,285.7원 이후 가장 높다.

달러/원이 거의 2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온 가운데 어느 수준까지 상승압력을 받을지 주목받고 있다.

국고3년과 5년 금리는 3.5%선에 걸쳐 있다. 3~5년을 중심으로 더 짧은 쪽은 3.5% 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장기물 금리들은 3.5% 아래에 있다.

미국의 정책에 대한 기대치가 변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현 레벨에서 고민중이다.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감안할 때 우리는 사실상 금리인상이 끝났고 따라서 지금 정도면 저가매수에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지적도 보인다. 국내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채울 여력 등을 감안해 금리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다만 미국 통화정책 관련 긴축 재강화 가능성이 부상한 상황에서 국내 정책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지금은 조심하는 게 낫다는 조언도 보인다. 연준 최종금리 전망치가 올라가려는 상황에서 한은 역시 1차례 정도 더 정책금리 레벨을 올려보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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