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17일 "다음주 발표될 지표들이 연착륙 가능성을 지지하고 금통위가 우호적이라면 KOSPI의 직전 고점 상향 돌파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은 다만 "밸류 부담과 강달러 압력은 상방의 여지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최유준 연구원은 "조정 재료가 나타나더라도 2,400p 내외에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에 대한 시각 및 시장 참여자의 위험 선호도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차주 KOSPI는 좁은 레인지에서의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며 "변수에 따라 업종별 대응이 상이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익추정치의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순환매가 업종 간 차별화 요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선행성이 강한 반도체를 비롯한 IT 섹터는 꾸준히 관심을 가질만한 영역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도 재료로 작용할 수 있고 중국 리오프닝과 더불어 미국의 연착륙 기조가 강화된다면 자동차와 철강, 화학 등 민감주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봤다.
은행, 통신, 유틸리티는 정책 관련 변수가 작용하고 있어 노이즈가 완화될 때까지 시간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더 강한 긴축 우려 vs 미국 경기 연착륙 기대
최근 미국 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더욱 길고 강한 긴축 가능성이 반영되며 주가가 하락했으나 다음날 미국 1월 소매판매 호조는 연착륙 기대감으로 작용하며 전일 낙폭을 모두 돌렸다.
지수 상단에서 긴축에 대한 경계감으로 외국인 수급 유입 속도는 둔화됐다. 주식시장에서 현물 수급 영향력은 감소한 반면 선물 수급의 영향력이 커졌다.
미국의 1월 물가 상승률은 MoM +0.5%, YoY +6.4%로 나타나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지표에 대한 해석은 엇갈렸다.
더 길고 강한 긴축의 불가피하다는 인식과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한 것이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미국 1월 소매판매액이 전월 대비 3% 증가하며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시장이 예상하는 긴축의 눈높이가 높아졌지만 연착륙 기대감이 이를 상쇄했던 것이 핵심 재료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가가 횡보해도 KOSPI 12개월 선행 PER은 13배에 근접했다. 4Q22 실적 시즌이 막바지에도 이익추정치에 하강 압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과거 이익 추정치가 내려가는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PER은 KOSPI 상단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의 주가 선행성과 중국 리오프닝 영향으로 국내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지만 이는 이익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1월 말부터 KOSPI 상단이 제한된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KOSPI의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업종간 주가 차별화되고 테마주 장세가 이어졌다. 차별화의 원인은 수급 공백에 따른 순환매였고 자동차와 민감주 흐름이 양호했다. 금융, 유틸리티, 통신 업종에서는 정부의 공공성 강화 기조와 물가 안정을 위한 요금 인상 속도 조절이 하방 재료로 작용했다.
AI 테마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글로벌 AI 전쟁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의 수혜가 기대되면서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시장 변동성과 함께 차익실현 압력은 높아졌다.
전년 말 대비 위험 선호 심리가 개선되면서 개인의 수급이 후속적으로 유입됐다. 지수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인식은 여전하면서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성격인 KOSDAQ과 테마주의 거래가 활발해졌다. 신용잔고 수준도 양 시장 각각 8조원 중반대로 올라왔다.
외국인 수급은 혼조 양상이다.
최 연구원은 "외국인 현물 수급은 전반적으로 둔화됐지만 IT, 2차전지, 자동차에 대한 선호는 여전했다. 선물 수급은 높은 변동성을 보였고 미국 소매판매 지표 발표 이후 매도 일부 포지션의 청산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오는 2월 17~24일은 통화정책과 서베이 지표를 통해 연착륙 경로에 대한 확인 심리가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봤다.
통화정책 관련 이벤트로 중국 인민은행 LPR(대출우대금리) 결정(20일), 한국 금통위(23일)가 있다. 미국 1월 PCE 물가지수(24일) 등도 예정됐다.
최 연구원은 특히 미국 1월 경기선행지수(17일), 유로존과 미국의 2월 S&P글로벌 PMI 예비치(21일)는 최근 연착륙 가능성을 지지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월마트와 홈디포(21일), 엔비디아(22일)의 실적 발표도 지켜볼 만하다"면서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나 Fed의 매파적 기조가 영향을 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올해 저점 대비 60원 넘게 상승했고 한-미 기준금리차의 추가 확대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이 이번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
최 연구원은 "지난 금통위에서 초점이 물가에서 경기로 서서히 이동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물가, 경기, 환율 등에 대한 복합적인 평가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과 미국의 2월 PMI 예비치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부상한 연착륙에 대한 기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유로존과 미국의 1월 PMI은 모두 작년 12월 대비 반등했다. 유럽이 겨울철을 에너지난 없이 무난히 넘겼고 미국은 12월 폭설 이후 활동 회복 영향이 작용했다"며 "2월은 전월 대비 기후의 영향력이 적기 때문에 지표의 반등이 이어진다면 이는 주식시장에 긍정적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마트와 홈디포의 실적은 미국 소비와 부동산 업황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힌트를 줄 것으로 봤다.
그는 "최근 반등한 소비와 부동산 심리지표의 반영 여부가 중요하다. 시장의 심리보다 기업의 경영 계획이 보수적인 성향인 것을 고려하면 온도차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반도체에 있어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중요하다. 글로벌 AI 경쟁의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 상승이 빨랐고 국내 반도체 업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AI 관련 산업에 대한 코멘트가 포인트"라고 짚었다.
외국인의 수급에 있어 현물보다 선물이 시장에 주는 영향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은 2월 들어 선물 매도 기조를 보였으나 미국 소매판매 발표 후 대규모 순매수에나섰다"며 "미결제약정은 감소하면서 매도 포지션의 청산의 성격"이라고 추정했다.
연착륙 기조가 반영된 영향으로 KOSPI 전 고점 돌파를 위해 확인할 것이 남았지만 하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봤다.
그는 "동시에 긴축 압력이 높아지면서 금리는 상승했고 이익추정치는 하향 추세"라며 "주식의 기대수익률과 금리의 차인 일드갭은 4%p대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PER과 금리가 동반 상승한 영향이며 이는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떨어뜨린다. 이익 하향 속도는 주춤해졌다.
최 연구원은 "일드 매력을 찾기 위해서는 속도 둔화가 더 확인될 필요가 있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것은 달러 강세 요인"이라며 "1월 외국인 매수 동력 중 하나는 강 달러 되돌림 현상이었다"고 밝혔다.
역으로 달러 상승 구간에서는 외국인 추가 수급 유입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월 들어 KOSPI는 보합권이지만 EWY(MSCI KOREA ETF)는 (-) 수익률을 시현하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