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0일 미국채 금리 하락과 최근 금리 급등에 따른 저가매수 등으로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는 최근 예상을 웃돈 물가지표에 따른 인플레 우려로 3일 연속 오르다가 반락했다.
국내시장에선 국고3~10년 금리 등이 3.6%를 넘어선 가운데 심리 훼손에 따른 부담과 저가매수 사이에서 고민이 이어질 듯하다. 계속해서 외국인 등 매매 주체들의 움직임이 변동성을 안길 수 있다.
한편 뉴욕 금융시장은 20일 '대통령의 날'로 휴장할 예정이다
■ 美금리 3.8%대 중반에서 일단 되돌림...ECB 위원, 금리인상 속도조절 거론
미국채 금리는 최근 3일 연속 오른 데 따른 반작용, 유럽 금리의 하락 등을 계기로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최근 3.8%대 중반으로 오르면서 4%를 향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일단 되돌림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02bp 하락한 3.819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50.bp 떨어진 3.869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58bp 떨어진 4.6255%, 국채5년물은 4.17bp 내린 4.0327%에 자리했다.
유럽에선 ECB 위원이 금리 인상 관련 속도조절 필요성을 거론했다.
빌루아 위원은 "ECB가 3월 회의에서 예정된 50bp 금리인상을 단행한 후 인상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면서 "ECB는 금리를 제약적 수준에서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10년물 금리는 4.17bp 하락한 2.4356%, 2년물 금리는 1.32bp 떨어진 2.8606%를 나타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5일 연속 오르다가 일단 숨을 골랐다.
■ 나스닥 긴축 부담에 하락...유가는 76달러대로 떨어져
뉴욕 주가지수는 전일 수준 내외에서 등락했다.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자 금리에 예민한 나스닥이 부진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29.84포인트(0.39%) 오른 33,826.69, S&P500은 11.32포인트(0.28%) 떨어진 4,079.09를 기록했다. 나스닥은는 68.56포인트(0.58%) 밀린 11,787.2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필수소비재주가 1.3%, 유틸리티주는 1%, 헬스케어주는 0.9%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3.7%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3.1%, 머크는 2.8%, 암젠은 2.7% 각각 올랐다.
달러가격은 초반 긴축 강화 우려로 상승하다가 국채금리가 하락하자 보합권으로 되돌림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01% 높아진 103.8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 오른 1.0696달러, 파운드/달러는 0.4% 상승한 1.204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 높아진 134.16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5% 오른 6.872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01%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긴축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2.15달러(2.74%) 하락한 배럴당 76.3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14달러(2.51%) 하락한 배럴당 83.00달러에 거래됐다.
■ 美 물가와 경제지표는 긴축 지지
연준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매파적인 스탠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연준 멤버들은 인플레와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금리 인상 지속을 공언하는 중이다. 매파적 발언들이 힘을 발휘하면서 3월 FOMC의 50bp 인상 가능성까지 부상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연준의 매파적 발언은 계속되고 있다.
미셸 바우먼 연준 이사는 17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 금리가 계속 높아져야 한다"면서 "연준은 인플레와 관련해 더욱 많은 진전을 보기 시작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 강도에 대해선 조심스러워하는 모습도 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이달 FOMC의 25bp 인상을 지지했다. 25bp 인상 경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25bp 경로가 경제지표 변화에 따른 경제상황 대응에 유연성을 주기 때문에 나는 25bp 경로를 좋아한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게 나오면 잠재적으로 금리를 더욱 높은 수준까지 더욱 자주 올리는 것에 불편함은 없다"고 했다.
아무튼 최근 물가와 경제 지표들은 금리인상 지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CPI도 전월대비 0.5% 올라 예상에 부합했으나 전년대비로는 6.4% 상승해 예상치(+6.2%)를 웃돌았다. PPI는 전월비 0.7%나 올라 예상치인 0.4%를 크게 웃돌았다.
소매판매는 3개월만에 늘면서 예상치를 대폭 웃돌았다. 1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3.0% 늘어 예상치(1.9%)를 크게 상회한 바 있다.
이달 초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결과를 보여주면서 투자자들을 긴장시킨 뒤 각종 물가, 경제 지표가 전망치를 상회하자 연준 멤버들은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으며, 투자자들은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를 재차 키운 상태다.
■ 금통위, 금리 동결에 무게
이번 주 금통위에선 금리 동결에 힘이 실린다.
다만 최근엔 미국 지표 호전, 연준 멤버들의 긴축 발언에 따른 금리차 확대 우려, 환율 상승 등으로 한은의 25bp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최근 외국인 선물 매도, 환율 급등 속에 시장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른 뒤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커져 있다.
특히 미국에선 재차 50bp 인상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국내 시장도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통위는 국내 상황에 보다 무게를 두겠다고 언급한 상황이며, 기준금리 역시 인상사이클의 끝 지점으로 올라왔다는 인식을 보인 바 있다. 아울러 금통위 내 세력 구도도 점차 비둘기파들이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추가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더 장기화되고 국내 물가 상승률 둔화도 한계를 보인다면 한은이 추가 인상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사이클이 '거의' 끝난 상황에서 한은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자는 입장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 단기간 급등해 3.6% 넘어선 국고채 주요구간 금리들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국고5년 금리는 이달 2일 3.096%까지 하락한 뒤 17일엔 3.651%로 올라왔다.
5년물 금리는 10거래일 동안 55bp 이상 오르면서 정책금리 위로 치솟았다.
외국인 선물 매도, 환율 상승 등에 부담을 느꼈다. 금요일엔 개인들의 선물 손절 등으로 금리 상승폭이 컸다는 평가들도 적지 않았다.
큰 그림에서 보면 미국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금리 상승에 힘이 실린 모양새다.
미국5년물 금리는 이달 2일 3.4913% 단기저점에서 16일 4.0744%로 58bp 남짓 오른 뒤 17일엔 하락하면서 숨을 돌린 모양새다.
금리가 오르기 전 일부 투자자들은 한국 물가의 둔화와 경기 위축, 양호한 수급 등에 무게를 실으면서 한국 시장금리가 미국을 추종하는 데 한계를 보일 것이란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인상 사이클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며, 미국 긴축 재강화 가능성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다만 그간 국고채 금리가 정책금리를 밑돌아 역캐리 부담이 컸던 상황에서 벗어나 얼마나 저가매수가 들어올지 등을 봐야 한다.
주요 구간 금리들이 3.6%대로 올라오면서 저가매수가 얼마나 힘을 받을지 봐야 한다. 보수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최근 손절과 함께 투자 심리가 급속히 냉각돼 금리 반락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