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금통위 D-1...4% 근처로 점프한 美10년

2023-02-22 08:00:11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2일 미국채 금리 급등 여파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10년물 금리는 10bp 넘게 뛰면서 4%를 향해 올라갔다. 금리는 3.9%대 중반까지 수직 점프하면서 작년 11월 9일(4.095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달 2일 미국10년물 금리는 3.39%대였으나 지금은 4%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계속되는 경제지표 호전, 예상보다 덜 둔화되는 물가 등으로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국내 시장은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결정과 한은 총재의 코멘트 등을 대기하고 있다. 전날 한은 총재가 국회에 출석해 금통위 금리 결정이나 경제 전망 등 예민한 질문에 대해 말을 아낀 가운데 대외의 금리 상승 분위기는 계속해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 美금리 13bp 넘게 뛰면서 3.9535%로...주요 주가지수는 2% 이상 급락

미국채 금리는 예상을 웃돈 서비스업 지표에 따른 긴축 우려로 급등했다. 이달 들어 고용지표 이후 발표된 소비, 물가 관련 지표들이 예상을 웃돈 뒤 서비스업 지표마저 뛰자 미국채 시장은 크게 움츠렸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3.39bp 급등한 3.953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0.35bp 뛴 3.972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9.49bp 상승한 4.7204%, 국채5년물은 14.36bp 오른 4.1763%를 나타냈다.

금리가 크게 뛰자 뉴욕 주가지수는 급락했다. 소매업체들의 실적 경고까지 맞물리면서 지수 낙폭이 커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97.10포인트(2.06%) 낮아진 33,129.59, S&P500은 81.75포인트(2.00%) 내린 3,997.34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294.97포인트(2.50%) 하락한 11,492.3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가 일제히 약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3.3%, 정보기술주는 2.4%, 산업주는 2.3%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올해 실적부진을 경고한 홈디포가 7% 넘게 급락했다. 물가와 금리 불확실성에 수요 둔화 우려에 암울한 실적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애플은 3%, 테슬라는 5% 각각 하락했다.

긴축 우려로 금리가 뛰자 달러가격도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28% 높아진 104.1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4% 낮아진 1.0651달러, 파운드/달러는 0.55% 오른 1.210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1% 상승한 134.9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51% 높아진 6.894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75%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강달러 영향으로 하락했다. 유가는 5일 연속 하락하면서 70불대 중반을 향해 내려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8센트(0.24%) 하락한 배럴당 76.1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02달러(1.21%) 낮아진 배럴당 83.05달러에 거래됐다.

■ 이번엔 美 서비스지수의 서프라이즈

미국의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8개월 만에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S&P 글로벌의 2월 서비스업 PMI는 전월보다 3.7포인트 오른 50.5로 잠정 집계됐다. 예상치는 47.3 수준이었다. 같은 달 제조업 PMI는 전월대비 0.9포인트 오른 47.8을 기록했다. 예상치 47.2를 상회하는 결과이다.

서비스업 PMI가 상승폭을 넓힌 가운데 종합 생산지수도 50.2를 기록하며 1월(46.8)보다 상승했다. 8개월래 최고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S&P글로벌은 2월 기업활동은 7개월간 부진에서 벗어나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높은 금리와 생활비 증가라는 역풍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가운데 리세션 리스크 인식이 약해져 경기가 개선되는 분위기였다고 분석했다.

S&P글로벌은 다만 "제조업 PMI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공장 경기는 여전히 위축되어 있다. 재고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개선된 공급 상황에 제조 공급망에서 가격 압력이 줄었다. 다만 타이트한 노동 시장을 보면 물가 상승 동력이 현재 어떻게 임금 쪽으로 전이됐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금 상승에 대한 우려를 잠재적으로 자극함으로써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요구가 커지면 이는 다시 경기 확장세를 억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정교한 정책 거론하면서 예민한 질문 피한 한은 총재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예민한 질문에 대한 답은 금통위 때 하겠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이 총재는 금리 결정, 성장률 전망, 적절한 한미 금리차 수준 등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일부 의원이 "현재의 125bp는 한은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총재는 "답변은 금통위 때 하겠다"고 했다.

한국의 금리인상은 종료된 것이냐는 질문엔 "1월 이후 대외요인 변화를 금통위와 오늘, 내일 얘기해서 모레(금통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한은 총재는 다만 연초 이후 미국 상황 등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고 밝혀 그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최근 국고3년 금리가 오르는 것은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엔 "그 질문도 금통위 때 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의 적정 수준은 물가에 달려 있으며, 지금은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선 "큰 틀에선 상저하고"라며 역시 자세한 부분은 금통위 때 말하겠다고 했다.

최근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이 다시 강화된 뒤 이를 묻는 질문이 많았으나 총재는 "시장 영향을 관련해 양해를 구한다"는 입장을 이어갔다.

다만 한은과 총재의 기본적인 입장은 "올해에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운용하되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매우 높아 보다 정교한 정책 대응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美 상반기 내내 인상과 빅스텝 가능성...그리고 한은

미국에선 상반기 내내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늘었다. 금리 인상폭을 다시 50bp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심심찮게 제기된다.

한은 역시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고 있다. 한은은 미국의 긴축 분위기 재강화와 한국경제의 어려움 상황을 동시에 고심하고 있다.

이 총재는 전날 국회에서 "미국시장에선 연준이 금리를 25bp씩 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업률·노동시장 지표 등으로 한번쯤 50bp 인상을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총재는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말을 아꼈다.

총재는 "고금리와 관련해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한방향 움직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정은 긴축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날 국내 채권시장에선 한은 총재가 시장을 추가적으로 자극할 말을 자제하고 있다는 평가에 가격이 오르기도 했으나 금통위 금리결정과 한은 총재의 코멘트를 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금통위, 금리 동결 속 매파성 가미하는 이벤트 구상할 가능성

전날 장중 채권 금리는 속락했다.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반작용, 국회에 출석한 한은 총재가 우려한 만큼 매파적이진 않다는 평가 등이 작용했다.

국고3~10년 금리가 정책금리와 스프레드를 10bp 넘게 벌린 뒤 저가매수가 입질을 하는 모습이었다.

불과 얼마전까지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밑돌았던 점 등을 거론하면서 지금은 모두가 언제 저가매수할지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평가도 보였다.

하지만 대외금리 상승, 금통위 결과에 따른 변동성 등을 감안해 조심스러워하는 모습도 많았다.

채권시장엔 이번주 금통위의 금리동결 기대감이 높지만, 일각에선 곤혹스러운 미국 분위기 등을 감안해 한은이 4월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이번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지금은 글로벌 물가 둔화의 한계,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는 각국 경제지표, 중국 리오프닝 영향 등을 감안해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되, 매파성을 가미하는 정도로 입장 조율을 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아 보인다.

[채권-장전] 금통위 D-1...4% 근처로 점프한 美10년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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