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7일 미국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을 대기하면서 매매주체들의 수급 움직임에 따른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투자심리가 불안정한 가운데 가격 상, 하방이 모두 열려 있는 상황이다. 전날엔 입찰 관련 헤지물량이 장 후반 가격 오름폭을 축소시키는 역할을 했다.
여전히 대외요인에 대한 불안정한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파월의 의회 증언과 미국 고용지표 등 글로벌 금리에 영향을 미칠 요인들이 대기하고 있어 적극적인 방향을 모색하기가 여의치 않은 국면이다.
■ 美·유로존 금리 단기구간 위주 오름세...파월 증언 대기
미국채 금리는 파월의 의회 증언을 대기하면서 제한적인 상승을 나타냈다.
ECB 관계자의 금리 50bp 인상 필요성 발언 등으로 독일 금리가 오르자 상승 압력을 받았으나 전체적으로 파월 발언에 대한 확인 심리가 강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50bp 오른 3.962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97bp 상승한 3.897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97bp 상승한 4.8966%, 국채5년물은 0.70bp 하락한 4.2510%를 나타냈다.
4차례 연속 50bp 금리인상을 강조한 로버트 홀츠만 ECB 위원 발언이 수익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로버트 홀츠먼 ECB 위원은 금리를 4차례 연속 50bp 올려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유로존 금리들도 단기 구간 위주로 뛰었다.
독일 국채 2년물 금리는 9.52bp 급등한 3.2975%, 10년물은 2.76bp 상승한 2.7415%를 나타냈다. 프랑스 2년물은 9.39bp 급등한 3.3812%, 10년물은 1.95bp 오른 3.2128%를 기록했다.
■ 뉴욕 주가 보합권 혼조...국제유가 80불 돌파
뉴욕 주가지수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파월의 의회 증언을 앞둔 관망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0.47포인트(0.12%) 높아진 33,431.44에 장을 마치며 4일 연속 올랐다. S&P500은 2.78포인트(0.07%) 오른 4,048.42, 나스닥은 13.27포인트(0.11%) 낮아진 11,675.74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정보기술주가 0.5% 오른 반면, 소재주는 1.7%, 재량소비재주는 0.7%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애플이 2% 올랐다. 골드만삭스가 6년 만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테슬라는 2% 하락했다. 모델 S와 모델 X 차량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ECB 인사의 매파적 발언에 힘입은 유로화 강세가 달러인덱스를 하락으로 이끌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19% 낮아진 104.3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2% 높아진 1.0680달러, 파운드/달러는 0.19% 내린 1.202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9% 상승한 135.97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8% 높아진 6.9509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56%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80달러대로 올라갔다. 유가는 5일 연속 오르면서 2개월만에 가장 긴 오름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78센트(0.98%) 오른 배럴당 80.4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35센트(0.41%) 상승한 배럴당 86.18달러에 거래됐다.
사우디 국영 아람코는 아시아·유럽 주요국에 대한 4월 인도분 원유 가격을 높였다. 아시아 인도분 경질유 4월 공급가격을 지역 벤치마크 대비 2.5달러 프리미엄으로 결정했다.
■ 급변동 장세, 수급 따른 변동성 주의
지난 금요일 점심시간을 기해 급변동 장세가 나타난 뒤 전날엔 장 후반 가격 상승폭을 빠르게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다 선물 동시호가 등 장마감을 앞두고는 다시 가격이 뛰는 등 변동성이 이어졌다.
주말 미국 금리 급락, 둔화된 국내 CPI 등이 가격 급등을 견인하면서 시작했으나 오후엔 30년 입찰 헤지 물량이 장을 누르는 역할을 했다. 호주 금리가 통화정책 관련 예상으로 어지러운 모습을 보이자 이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시장의 안정감이 떨어져 있는 가운데 국내 매매주체 수급 움직임이나 해외 이슈 등에 따라 변동성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구간이다.
3월 FOMC가 2주 가량 남아 있는 가운데 파월 의장은 7일과 8일 의회 증언에 나서 시장에 변동성을 줄 수 있다. 국회의원들의 금리 추가 인상과 연내 인하 가능성 질문에 파월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최근 연준 멤버들이 대체적으로 추가 인상 필요성을 거론한 만큼 파월도 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 금리 상승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을 밝힐 듯하다.
파월 발언 이후엔 지난 2월 금리 급등의 단초가 됐던 고용지표도 발표된다. 이번 발표 역시 다시금 예상 수준과 얼마나 차이를 낼 지에 따라 시장에 변동성을 줄 수 있다.
■ 금융당국의 물가 둔화 자신감...그리고 경계감 살려놓기
전날 국내 2월 CPI 상승률이 전년비 4.8%로 0.4%P 둔화된 것으로 발표된 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3월 물가의 큰폭 둔화를 거론한 가운데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물가 안정에 대한 긍정적인 예상을 내놓았다.
추 부총리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CPI 상승률이 10개월 만에 4%대에 진입하는 등 잠시 주춤하던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되는 모습"이라며 "부문별로 불안요인이 남아있지만 특별한 외부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는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3월 물가 수치 '큰폭' 둔화, 정부의 물가 둔화 흐름 '뚜렷해질 것'과 같은 발언은 물가가 빠르게 하향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안겼다.
다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거론했다.
특히 한은은 사람들의 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풀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한은 물가동향팀은 "집세 및 외식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이 이어졌으나 근원물가가 전월 수준에서 소폭 둔화하는 데 그쳤다"고 평가하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물가팀은 또 "최근 기대인플레는 12월 3.8% → 1월 3.9% → 2월 4.0%로 오름폭을 조금씩 높이고 있다"면서 경계했다.
3월 물가상승률이 유가 기저효과로 인해 둔화될 수 밖에 없지만 이후에도 계속해서 물가가 빠르게 둔화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큰 흐름상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둔화 속도나 폭이 계속 관심이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